[IB토마토]SK에코플랜트, 반도체 공사로 실적 뛰었지만…운전자본 1조 부담
용인 클러스터 등 대형 프로젝트 매출 본격화
반도체 공사 실적 견인에도 미청구공사·매출채권 확대
순이익 10배 늘었지만 현금성자산 1조원 이상 감소
2026-06-08 06:00:00 2026-06-08 06:00:00
이 기사는 2026년 06월 4일 06:00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김소윤 기자] SK에코플랜트가 반도체 공사로 실적 반등에 성공했지만, 현금흐름에는 적지 않은 부담을 남기고 있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와 SK하이닉스(000660)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매출이 본격화되는 동안 수천억원 규모의 미청구공사와 매출채권도 함께 불어났다. 여기에 재고자산 증가와 협력업체 대금 지급 부담까지 겹치면서 실적 개선의 온기가 현금흐름으로 이어지기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반도체 호황의 이면…1조원 넘긴 운전자본 소요
 
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SK에코플랜트의 올해 1분기 운전자본 조정 규모는 마이너스 1조2324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6074억원) 대비 2.03배(6249억원) 확대됐다.
 
세부적으로는 매입채무 감소가 5687억원으로 가장 큰 현금 유출 요인으로 나타났다. 협력업체와 자재업체에 대한 대금 지급이 늘어나면서 관련 부채가 감소한 영향이다. 이어 재고자산 증가(3764억원)도 운전자본 부담을 키웠다. 개발사업 자산과 재고 등에 자금이 투입된 것에 기인한다.
 
매출채권 및 미청구공사 증가에 따른 현금 유출 또한 2463억원에 달했다. 공사를 수행해 매출을 인식했지만 아직 공사대금을 회수하지 못한 금액이 늘어난 영향이다. 선수금 및 초과청구공사는 492억원 증가하며 일부 현금 유입 효과를 냈지만, 전체 운전자본 부담을 상쇄하기에는 부족했다.
 
주요 사업장별 미청구공사와 매출채권 규모도 작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용인 클러스터(Cluster) 1기 구축공사의 미청구공사는 3362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드파인(DEFINE) 광안(1516억원), 부전~마산 복선전철 민간투자사업(1127억원) 등이 뒤를 이었다. 미청구공사는 공사를 수행해 매출을 인식했지만 아직 발주처에 청구하지 못했거나 정산이 완료되지 않은 금액을 말한다.
 
매출채권은 SK하이닉스 M15 Ph-3 프로젝트가 2136억원으로 규모가 가장 컸다. 이어 이라크 카르발라 정유공장 프로젝트(Karbala Refinery Project) 754억원, 고성 그린파워 프로젝트 600억원, 용인 FAB 1기 지원시설 건설공사 552억원 순으로 집계됐다. 대부분 손실충당금은 반영되지 않은 상태다. 회수 리스크보다는 공사 진행 과정에서 발생한 정산 시차의 영향이 큰 것으로 해석된다.
 
반도체 공사는 최근 SK에코플랜트 실적 개선의 핵심 동력으로 꼽히지만, 공사가 늘어난다고 해서 곧바로 현금이 들어오는 것은 아니다. 실제로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와 SK하이닉스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수천억원 규모의 미청구공사와 매출채권이 발생했다. 즉 공사는 진행됐지만 아직 청구·정산이 끝나지 않았다. 다만 운전자본 부담에는 반도체 프로젝트뿐 아니라 개발사업 재고 확대와 협력업체 대금 지급 등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이 같은 영향은 현금흐름에서도 확인된다. 올해 1분기 분기순이익은 5192억원으로 전년 동기(508억원) 대비 10.22배 급증했고, 영업활동현금흐름도 마이너스 2367억원으로 전년 동기(-4752억원) 대비 50.19%(2385억원) 급감했다.
 
그럼에도 운전자본 소요 확대 등이 겹치면서 올해 올해 1분기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1조 8099억원으로 전년 말(2조 9397억원)보다 38.43%(1조1297억원) 줄었다. 업계에서는 실적 성장세가 이어지고 있는 만큼 향후 공사대금 회수와 정산 속도가 현금흐름 개선 여부를 가를 변수로 보고 있다.
 
 
반도체·환경사업이 이끈 성장…주택·플랜트 비중 축소
 
사업부문별로 봐도 반도체·데이터센터 사업을 담당하는 하이테크(Hi-tech) 부문이 실적 개선을 견인했다. 하이테크 부문 매출은 올해 1분기 1조 4746억원으로 전년 동기(8441억원) 대비 74.69%(6305억원) 증가했다. 회사가 최근 성장 동력으로 꼽은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와 SK하이닉스 M15X, 울산 AI 데이터센터 등 대형 프로젝트 매출이 본격 반영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눈에 띄는 점은 폐기물 처리·자원순환·환경 플랫폼 사업을 맡는 에셋 라이프사이클((Asset Lifecycle) 부문 매출이 1년 새 5568억원에서 2조 3555억원으로 4.23배 급증한 것이다. SK에코플랜트는 2020년 EMC홀딩스(현 환경시설관리) 인수를 시작으로 리뉴어스, 리뉴원 등 환경 계열사를 잇달아 편입하며 환경 사업을 미래 성장축으로 키워 왔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환경사업 확대 전략과 자회사 편입 효과가 1분기 실적에 본격 반영되면서 에셋 라이프사이클 부문 외형이 급성장한 것으로 보고 있다.
 
반면 주택사업과 플랜트, 인프라 사업 등이 포함된 솔루션(Solution) 부문 매출은 9733억원에서 8642억원으로 감소했다. 이에 따라 SK에코플랜트의 매출 구조도 기존 주택·플랜트 중심에서 하이테크와 환경사업 중심으로 재편되는 모습이다. 업계에서는 반도체와 환경사업이 최근 실적 개선을 이끄는 양대 축으로 자리 잡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SK에코플랜트 측은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AI·반도체 중심 포트폴리오 전환 과정에서 자회사 편입 등에 따른 자산 증가 영향이 있었다"며 "또 용인 클러스터와 SK하이닉스 M15 프로젝트에서 발생한 미청구공사와 매출채권은 기성 청구 방식에 따른 시점 차이로 수금에는 문제가 없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김소윤 기자 syoon13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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