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닉스로보틱스, 주가 8천원대에 갇힌 140억 CB…첫 리픽싱 앞두고 큰손은 울상
자발적 하한선에 막힌 전환가…투자조합 평가손실 위기
대표이사 콜옵션·스톡옵션은 행사 가능성 낮아져
2026-06-15 14:22:55 2026-06-15 14:42:46
[뉴스토마토 이재영 기자] 제닉스로보틱스의 140억원 규모 전환사채(CB) 첫 전환가액 조정(리픽싱)일인 7월10일이 한 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현재 주가(8000원대)가 최저 조정 한도(1만2714원)를 크게 밑돌며 자본시장의 이목이 쏠립니다. 소액주주 보호를 위한 '하향 리픽싱 80% 제한' 자발적 합의(법률상 70%)가 완벽히 작동해 표면금리 0%에 베팅한 대형 투자조합의 발이 묶였습니다. 반면, 이 같은 주가 하락은 역설적으로 최대주주의 콜옵션(36.59%)과 신규 스톡옵션 행사 유인을 떨어뜨려, 오버행(잠재적 매도 물량) 부담을 낮추고 있습니다.
 
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작년 12월 발행된 140억원 규모의 1회차 CB는 한국투자증권, IBK캐피탈 등이 참여한 '에임-한국투자 로보틱스 신기술사업투자조합'이 전액 인수했습니다. 이들은 만기 이자수익(표면금리 0%)을 포기하는 대신, 로봇 신사업을 통한 주가 상승 시 주식 전환을 통한 시세차익 극대화에 베팅했습니다.
 
그러나 최초 1만5893원이던 전환가액은 주가 급락으로 인해 다가오는 7월 첫 리픽싱에서 하한선인 1만2714원까지 즉각 조정될 수 있습니다. 현재 주가가 8000원대임을 고려하면 리픽싱 이후에도 시가와 전환가의 괴리율은 상당합니다.
 
주목할 점은 CB에 녹아있는 '전환권 가치'의 증발입니다. 제닉스로보틱스는 1분기 140억원의 CB 발행 당시 사채권자가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는 권리(전환권)의 가치를 파생상품부채로 47억5020만원 계상했습니다. 투자자들이 사실상 47억원 이상의 프리미엄을 얹어줄 만큼 향후 주가 상승을 확신했다는 의미입니다.
 
 
 
하지만 주가가 리픽싱 하한선조차 크게 밑돌면서 현재 이 전환권의 내재가치는 사실상 '0원'에 수렴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전환권 가치 하락은 CB 투자자(대형 금융사)들의 장부에 타격을 입힙니다.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K-IFRS)에 따르면, 이처럼 주식 전환권이 결합된 복합금융상품은 '당기손익-공정가치측정 금융자산(FVTPL)'으로 분류해야 합니다.
 
투자조합은 결산 시점마다 140억원의 기초 자산 중 전환권의 시장가치(공정가치)를 재평가해 그 변동분을 당기손익(영업외손익)에 반영할 의무가 있습니다. 즉, 이자로 들어오는 현금은 단 한 푼도 없는 상태에서, 47억원에 달하던 전환권 가치 하락분은 공정가치 평가손실로 털어내야 합니다.
 
투자자의 발이 묶인 사이, 오버행 리스크는 주가 하락이라는 변수로 인해 지연되고 있습니다. 회사는 CB 발행 당시 매도청구권(콜옵션) 한도를 배성관 대표이사의 지분율과 소수점까지 동일한 36.59%로 설정했습니다. 자본시장법상 최대주주가 가져갈 수 있는 한도를 100% 꽉 채운 지배력 방어막 용도로 관측됩니다. 그러나 현재 시장에서 8000원대에 살 수 있는 주식을, 연 3%의 가산금리까지 얹어 1만2714원에 사 와야 하는 콜옵션은 현재로선 경제적 실익이 없습니다.
 
핵심 인재 록인(Lock-in)을 위해 부여한 스톡옵션도 마찬가지입니다. 행사가가 6533원인 1차 스톡옵션(21만주)은 여전히 오버행 불씨로 남아 있지만, 올해 3월 부여된 신규 2차 스톡옵션(23만주)은 행사가가 1만850원이라 현 주가 수준에선 포기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 스톡옵션들은 장부상 영업적자를 키우고 있습니다. 주가가 하락해 직원들이 권리를 포기하더라도, 회계상으로는 의무 재직기간 동안 꼬박꼬박 '주식보상비(판관비)'로 상각해야 합니다. 현금 유출이 없지만, 장부상 실적은 누르게 됩니다.
 
제닉스로보틱스 경영진으로서는 기관투자자의 엑시트 압박 해소, 성공적인 콜옵션 행사를 통한 지배력 방어, 그리고 핵심 임직원 보상이라는 세 가지 난제를 풀기 위해 주가를 1만2000원대 이상으로 끌어올려야만 하는 과제가 부각됩니다.
 
제닉스로보틱스는 "당사가 주력으로 생산하는 반도체 공정용 Stocker는 전체 공정 내 웨이퍼 재고관리를 효율적으로 수행하는 무인 자동화 시스템이며, 2010년 AGV를 국내 최초로 국산화에 성공해 AGV/AMR 사업에 진출했다"며 "조달 자금은 생산 효율성 확보 및 중장기 사업 확대 준비를 위한 시설자금(토지 및 건물 등)과 신규 사업 투자 및 기존 사업 시너지 효과를 위한 운영자금(투자, 개발비, 영업비 등)으로 사용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이재영 기자 leealiv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자본시장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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