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 갇힌 벤처…글로벌성장 위해 "규제·자금·회수 다 바꿔야"
5대 신산업 불확실성 해소…예측 가능성 주문
퇴직연금 출자 유도·M&A 회수시장 제언
2026-06-25 15:06:04 2026-06-25 15:06:04
[뉴스토마토 박선영 기자] 국내 벤처·스타트업 생태계가 글로벌 스케일업 단계에서 한계에 부딪혔다는 진단이 나왔습니다. 초기 창업 지원을 넘어 신기술 규제, 국내 레퍼런스 부족, 스케일업 자금 공백, 회수시장 부진까지 벤처 성장 전 주기를 다시 설계해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제9간담회의실에서 '제4회 벤처·스타트업 성장포럼'이 열렸습니다. 정태호 민주당 의원이 주최하고 벤처기업협회와 코리아스타트업포럼이 주관했습니다. 이날 행사에는 정태호·진성준·안도걸 민주당 의원과 노용석 중소벤처기업부 제1차관, 벤처업계·학계·금융권 관계자들이 참석했습니다.
 
정태호 의원은 인사말에서 "문재인정부 당시 유니콘기업을 3개에서 25개까지 늘렸다"며 "정책 방향이 기업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고 강조했습니다. 또, 정 의원은 "초기 스타트업 지원 정책은 어느 정도 갖춰져 있지만, 스케일업 단계와 글로벌 진출 지원에는 과제가 남아 있다"며 "새로운 도약기를 만들어내야 할 시점"이라고 밝혔습니다.
 
첫 발제를 맡은 최지영 코리아스타트업포럼 대표는 규제 완화보다 규제 불확실성 해소가 우선이라고 짚었습니다. 열거된 것만 허용하는 포지티브 규제 체계에서는 법적 근거가 없으면 사업 추진이 막힙니다. 인공지능 기본법의 사전 정의 문제, 자율주행 데이터 활용 근거, 비대면 진료 하위법령 등이 주요 의제로 제시됐습니다.
 
최 대표는 업계가 규제 자체를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기술 변화에 맞춘 예측 가능성을 요구하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자료집에 따르면 창업 7년 미만 스타트업의 64.3%가 규제 애로를 경험했고, 37.7%는 한국의 규제 수준이 한·미·일·중 중 높은 편이라고 응답했습니다.
 
두 번째 발제를 맡은 백용욱 카이스트 경영대학 교수는 글로벌로 성장하는 벤처에 필요한 핵심 요소로 대형자본, 글로벌 네트워크, 회수시장과 자본순환을 꼽았습니다. 단일 라운드에서 수백억~수천억원을 감당할 대형자본과 해외 투자자·시장을 연결하는 네트워크, 회수와 재투자로 이어지는 자본순환 구조가 필요하다는 취지입니다.
 
백 교수는 정책금융이 직접 자금을 대는 공급자에 머물기보다 민간 대형자본을 끌어오는 마중물로 바뀌어야 한다고 봤습니다. 우선손실 충당과 매칭펀드, 세제혜택 등으로 민간자본을 벤처시장으로 유도해야 한다는 설명입니다. 퇴직연금 출자를 막는 규제와 은행·보험사의 BIS 비율, 신지급여력제도 등 자본건전성 규제도 개선 과제로 제시했습니다.
 
세 번째 발제를 맡은 나수미 중소벤처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벤처투자 회복세가 초기기업으로 충분히 확산되지 못한다고 진단했습니다. 벤처투자 규모는 2023년 10조9000억원에서 지난해 13조6000억원으로 늘었지만, 창업 3년 이내 초기기업 투자 비중은 2022년 26.9%에서 지난해 16.6%로 떨어졌습니다. 회수단계에서도 코스닥 기업공개(IPO) 건수는 줄고 금액 비중은 올라 대형 건 중심의 흐름이 나타났습니다. 나 연구위원은 정책금융의 마중물 역할을 초기·딥테크 영역으로 재설계하고, 회수시장에서도 IPO 외 경로를 넓혀야 한다고 봤습니다.
 
종합토론에서도 스케일업 자금과 회수시장 문제가 이어졌습니다. 벤처기업 관계자들은 투자자들이 대형 투자를 선호하면서 초기기업이 소외되고, 글로벌 진출 기업에는 정부 과제의 업력 제한이 걸림돌이 된다고 토로했습니다. 박용린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정책금융이 자금 배분 채널을 넘어 회수시장을 조성하는 시장 플레이어로 바뀌어야 한다고 제안했습니다. 전성민 가천대 경영학부 교수는 대기업의 스타트업 인수가 줄어 회수 경로가 IPO로 좁혀졌다며, 인수·합병과 세컨더리 시장이 살아나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국회에서도 벤처·스타트업 육성을 성장동력과 일자리 문제로 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습니다. 진성준 의원은 "민간 영역에서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기 위해 벤처·스타트업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안도걸 의원은 "코스피와 달리 코스닥 시장이 정체돼 있다"며 스케일업 자금 부족과 회수시장 부진을 과제로 꼽았습니다.
 
노용석 중소벤처기업부 제1차관은 "도전과 혁신을 뒷받침하는 합리적인 규제·제도 환경과 성장 단계별 맞춤형 정책금융, 모험자금 확충이 무엇보다 절실하다"며 "국회와 긴밀히 협력해 제도 개선과 정책 과제 추진에 총력을 다하겠다"고 밝혔습니다.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제9간담회실에서 열린 ‘제4회 벤처·스타트업 성장포럼’에서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박선영 기자 sunny617@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자본시장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지난 뉴스레터 보기 구독하기
관련기사
0/300

뉴스리듬

    이 시간 주요 뉴스

      함께 볼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