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태현 기자] 한때 코스닥 대장주로 불리던 삼천당제약의 추락이 끝을 모르고 이어지고 있습니다. 업계에서는 비단 삼천당제약만의 문제는 아니며 코스닥 제약바이오 섹터의 추락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는 말이 나옵니다.
삼천당제약은 25일 코스닥에서 주가 22만8000원으로 거래를 마쳤습니다. 지난 3월30일 고가 123만3000원에서 81.51%가 하락했고, 종가 118만4000원 대비 80.74% 떨어진 수치입니다. 금융당국으로부터 불성실공시 기업으로 지적받고, 사업에서도 여러 의혹이 제기되는 등 각종 논란 끝의 초라한 성적입니다.
4월6일 전인석 삼천당제약 대표이사가 서초구 서울 본사에서 열린 '메인 프로젝트 추진 현황'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삼천당제약의 주가는 1월 20만원대에서 22일 종가가 31만6500원으로 올랐습니다. '일본 판매용 경구용 세마글루타이드 공동개발 및 상업화 파트너십 계약 체결' 공시에 따른 반짝 상승이었습니다. 2월에도 상승세는 이어졌습니다. 6일 삼천당제약은 아일리아 바이오시밀러의 매출 목표를 상회 달성할 수 있으리란 보도자료를 배포했습니다. 19일에는 중동 6개 국가와의 아일리아 계약 체결, 이후 26일 '경구용 당뇨 치료제 리벨서스 제네릭 및 경구용 비만 치료제 위고비 오럴 제네릭(세마글루타이드) 영국 외 유럽 10개 국가 독점 라이센스 및 상업화 계약' 체결 소식도 연이어 공시했습니다. 유럽 계약의 경우, 공시와 별도로 회사가 제시한 계약 규모는 5조3000억원으로 알려지며 투자심리에 불이 붙었습니다.
3월19일 경구용 인슐린 관련 유럽 임상 신청 소식이 알려지자, 20일 삼천당제약은 코스닥 시가총액 1위에 오릅니다. 24일 전인석 대표가 약 2500억원 규모의 블록딜 계획을 발표하자, 회사 주가는 그달 30일 123만3000원까지 치솟았습니다. 여세를 몰아 같은 날 회사는 경구용 당뇨 치료제 리벨서스 제네릭 및 경구용 비만 치료제 위고비 오럴 제네릭(세마글루타이드) 미국 라이센스 계약 체결 소식도 공시했습니다. 마일스톤 규모는 약 1508억원. 이후 회사는 미국 계약 규모를 15조원이라고 설명했지만, 시장에서는 의구심이 커지기 시작합니다. 이른바 ‘작전주’ 의혹도 나왔습니다.
4월6일 삼천당제약 서초구 서울 본사. (사진=뉴스토마토)
삼천당 개미투자자들 천당과 지옥 경험
31일부터 하한가로 돌아선 주가는 빠르게 하락하기 시작합니다. 그날 오후 7시 한국거래소는 회사의 아일리아 보도자료를 이유로 불성실공시법인 지정을 예고합니다. 4월6일 회사는 기자간담회를 열고 블록딜 철회 등 여론 반등을 노렸지만 주가 하락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습니다. "미국 계약의 진짜 가치는 마일스톤이 아니라 향후 10년 치의 제품 매출 규모"라는 전 대표의 설명도 힘을 잃었습니다. 대만 특허에 대한 의구심도 불거졌습니다. 이달 삼천당제약은 키트루다의 먹는 약 제형을 개발하겠다고 했지만 한국MSD는 "내부적으로 확인했을 때는 관련된 내용으로 삼천당제약과 협의·논의했다는 점이 확인된 바 전혀 없는 상황"이라고 선을 그었습니다.
석달 동안 삼천당제약에 투자한 개미투자자들은 천국과 지옥을 경험해야 했습니다. 현재 바이오 액티브 상장지수펀드(ETF)들 모두가 삼천당제약을 제외한 상태입니다. 삼천당제약 '사태'는 제약바이오 섹터 전체에 대한 침체로 이어졌습니다. 3월30일 1만7196.70포인트였던 코스닥 제약 지수는 이날 종가 1만260.91포인트로, 40.33%가 하락했습니다.
업계에서는 언제든지 발생할 수 있는 일이 벌어졌다는 분위기입니다. 매출은 없는데 투자 유치는 절실한 업계 특성이 실적 부풀리기로 이어진 관행의 하나라는 겁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신약 개발이 굉장히 오래 걸리고, 예측할 수 없는 일들이 많이 일어난다는 점이 제약바이오 업계 특성"이라며 "실패보다는 긍정적인 부분들을 강조하다가, 결과가 안 좋게 나왔을 때 논란이 생기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또 다른 관계자도 "바이오업체 대부분이 수익을 못내고 있고 제품이 없다“며 "투자 유치가 다른 산업보다 훨씬 더 중요하다 보니 소위 '장난질'을 많이 친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신태현 기자 htenglish@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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