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뛰는데 매물은 꽁꽁…세제 개편 앞두고 '트리플 강세'
부동산 세제 개편안이 분수령…매물 출회 여부 촉각
2026-07-06 15:52:36 2026-07-06 16:27:17
[뉴스토마토 홍연 기자] 서울 주택시장에서 매매·전세·월세 가격이 동반 상승하는 '트리플 강세'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집값은 뛰는데 시장에 나온 매물은 1년 새 20% 넘게 증발했습니다. 이달 말 발표될 부동산 세제 개편안이 하반기 시장의 분수령이 될 전망입니다.
 
6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 상반기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5.11% 올랐습니다. 눈에 띄는 대목은 상승을 이끈 지역입니다. 성북(8.27%)·강서(7.53%)·구로(7.05%)·관악(6.92%) 등 중저가 지역이 오름폭 상위를 휩쓸며 강남 3구(송파 3.93%·서초 2.66%·강남 1.50%)를 크게 앞질렀습니다. 
 
대출 규제 이후 주택담보대출을 활용할 수 있는 15억원 이하 아파트로 실수요가 집중되면서 강북과 수도권 중저가 시장이 상승세의 진앙이 됐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주간 조사에서도 서울 아파트값은 6월 다섯째 주까지 72주 연속 상승했고, 도봉(0.37%)·동대문(0.36%)·성북(0.36%) 등 외곽 지역이 상승률 상위를 차지했습니다.
 
가격이 오르는 동안 매물은 빠르게 잠기고 있습니다. 부동산 빅데이터 플랫폼 아실 집계를 보면 지난 5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 매물은 6만1432건으로 1년 전(7만7020건)보다 20.2% 줄었습니다. 세제 개편을 앞두고 다주택자 매물이 풀렸던 5월 초와 비교해도 두 달 새 12.7% 감소했습니다. 지난해 5월 중순 8만5000건을 웃돌던 매물이 1년여 만에 2만4000건 가까이 사라졌습니다. 
 
(인포그래픽=뉴스토마토)
서울 시내 아파트 모습. (사진=뉴시스)
 
강북·성북·중랑구 등 일부 자치구는 매물이 1년 전의 절반 수준으로 급감했고, 전세와 월세 매물도 1년 전보다 각각 17.6%, 11.5% 줄어 전체 매물은 9만8983건으로 줄었습니다. 지난 5월9일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가 재개돼 2주택자는 기본세율에 20%포인트, 3주택 이상은 30%포인트가 가산되면서 집주인들이 매도를 미루는 데다, 세제 개편 수위를 확인한 뒤 팔겠다는 관망 심리까지 겹친 영향으로 풀이됩니다.

매물 잠기자 임대차 시장으로 불똥…전문가 "수요 억제·공급확대 병행해야"
 
매물 잠김의 불똥은 임대차 시장으로 번지고 있습니다. 한국부동산원 월간 지수를 보면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은 5월 한 달간 1.15% 뛰어 2015년 4월 이후 11년 1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올랐고, 매매 상승률(1.06%)마저 추월했습니다. 월세도 0.92% 올라 오름폭을 키웠습니다. 높아진 전세보증금을 감당하지 못한 세입자가 월세로 밀려나고, 불어난 월세 수요가 다시 월세가격을 밀어올리는 '전세의 월세화' 악순환이 굳어지는 모습입니다. 
 
계약갱신청구권을 소진한 4년 만기 계약이 시세에 맞춰 신규 계약으로 전환되는 점도 하반기 전셋값을 자극할 변수로 꼽힙니다. 공급 여건은 더 어둡습니다. 부동산원·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해 서울 공동주택 입주 예정 물량은 2만7158가구로 전년보다 41.8% 급감했고 내년엔 1만7197가구로 더 줄어듭니다. 올 1~5월 서울 아파트 인허가와 착공도 각각 10.6%, 25.3% 감소해 '입주 가뭄'이 장기화할 공산이 큽니다.
 
시장의 시선은 이달 말 세제 개편안에 쏠리고 있습니다. 정부는 종합부동산세 세율과 과세표준 구간 조정, 공정시장가액비율 인상, 장기보유특별공제 축소, 비거주 1주택자 규제 등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다만 전문가들은 세 부담 강화가 곧바로 매물 출회로 이어질지에 대해 신중한 반응을 보였습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집을 판 뒤 토지거래허가구역과 대출 규제 탓에 재진입이 어려운 구조에서는 보유세를 올리고 장기보유특별공제를 줄여도 매물 잠김과 '똘똘한 한 채' 쏠림이 오히려 강해질 가능성이 크다"며 "팔고 나서 다시 사기 힘드니 거래 순환이 막혀 가격 안정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함영진 우리은행 리서치랩장은 "비거주 1주택자의 장기보유특별공제가 축소되면 강남·한강변을 장기 보유한 실버세대의 매물이 일부 나올 수 있다"면서도 "다주택자와 비거주자의 세 부담이 커지면 똘똘한 한 채 선호는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보유세 부담이 임차인에게 전가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됩니다. 송 대표는 "보유세 인상이 예고되면서 조세 전가는 이미 시장에서 일어나고 있다"며 "지금 상황에서 전월세 가격을 낮출 묘수는 없고, 다주택자를 양성화하는 방향 전환이 답"이라고 했습니다.
 
함 랩장은 "공급과 전월세 매물이 줄어든 만큼 월세화를 통한 전가가 가능하다"면서도 "임대차보호법상 계약기간 내 임차인 동의 없는 월세 전환은 불법이어서 완충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하반기 해법에 대해 함 랩장은 "유동성이 풍부하고 서울과 경기동남권 등특정 지역 쏠림이 강한 만큼 수요 억제책과 공급 확대·공급 속도전을 병행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송 대표는 "기존 물량이 시장에서 순환되도록 거래 회복에 최우선순위를 두고 신규 공급까지의 시차를 메워야 한다"며 "정책 기조가 바뀌지 않는 한 상승세가 하반기에도 이어지고 오름세가 번지는 지역도 전방위로 넓어질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홍연 기자 hongyeon1224@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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