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사퇴 권고에…'5·18 성역화' 이병태, 불명예 퇴진
3월 임명 이후 126일만에 사퇴
여당 내에서도 잇단 '사퇴' 촉구
2026-07-06 17:56:18 2026-07-06 18:21:27
이병태 대통령 직속 규제합리화위원회 부위원장이 지난 4월15일 청와대에서 열린 규제합리화위원회 제1차 전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5·18이 성역화 됐다"는 발언으로 문제가 된 이병태 대통령 직속 규제합리화위원회 부위원장이 사실상 경질이나 다름없는 불명예 퇴진을 하게 됐습니다. 청와대가 이 부위원장에 대한 경고 조치에 이어 사퇴 권고에 나서자, 이 부위원장이 이를 수용하고 자리에서 물러났습니다. 지난 3월2일 임명된 이후 126일 만입니다. 
 
강유정 청와대 수석대변인은 6일 언론 공지를 통해 "이 부위원장이 사퇴 의사를 전했다"며 "청와대는 이를 수용하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이 부위원장은 사임 의사를 밝힌 직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사임 권고 수용까지 고심한 이유는 이번 사퇴가 명확한 해촉 사유에 해당하지 않아 법치주의 원칙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우려 때문"이라며 "부당한 정치적 공세에 밀려 사임하는 선례를 남기는 것이, 향후 정치 권력의 무도한 횡포를 용인하는 결과가 되지 않을까 두려웠다"고 전했습니다.
 
특히 이 부위원장은 "권력이 (일부 집단의 성역을) 강요하지 않는 것이 민주주의의 본질"이라며 "자유와 방종의 경계마저 권력과 집단이 자의적으로 정의하기 시작하면 그것이 바로 전체주의의 시작"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앞서 청와대 관계자는 "청와대는 책임과 권한이 큰 대통령 직속 위원회에 임명된 주요 구성원으로서 정부의 국정 기조에 부합하기 위해 노력해야 함을 강조하고, 경고 조치를 시행했다"며 "이후 사안이 매우 엄중한 까닭에 이 부위원장의 사퇴를 권고했고, 이에 이 부위원장이 스스로 거취를 판단하는 중"이라고 전한 바 있습니다.
 
이날 청와대뿐만 아니라 집권 여당인 민주당에서도 이날 이 부위원장의 사퇴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잇따라 나왔습니다. 친명(이재명)계로 분류되는 강득구·황명선 최고위원부터 정청래 전 대표와 가까운 박규환 최고위원까지, 이들은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이 부원장의 발언을 공개적으로 규탄하며 즉각 사퇴를 촉구했습니다.
 
앞서 이 부위원장은 지난 3일 페이스북에 배재고 야구부가 광주제일고와의 경기 도중 '스타벅스 가야지'라는 응원 구호를 외쳐 6개월 출전 정지 징계를 받은 것을 두고 "역사의 성역화로 어린 학생들의 장난에 가까운 일탈도 수용이 안 되고 어른들의 정치가 됐다"며 "이 모습은 대한민국보다 김일성 사진이 나온 신문이 비에 젖는 것을 보고 울부짖는 북한의 모습"이라고 했습니다.
 
이 부위원장은 논란이 커지자 해당 글을 삭제했지만, 다음날인 4일엔 "기본권의 부정은 광주 '민주화' 운동이 추구했던 민주주의를 부정하는 것이다. 내 의견의 핵심은 '표현의 자유'"라며 자신의 입장을 굽히지 않겠다는 의사를 내비쳤습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명예교수인 이 부위원장은 홍준표 전 대구시장의 정책 책사로, 이 대통령의 통합·실용 인사 기조에 따라 지난 3월 총리급인 규제합리화위 부위원장으로 발탁됐습니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 부위원장에 대한 사퇴 권고에 나서면서도 "이재명정부는 보수와 진보를 넘어 외연을 확장하는 포용의 노력을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했습니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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