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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07월 13일 06:00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홍준표 기자] 국내 사모펀드(PEF) 운용사 스틱인베스트먼트(이하 스틱)의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020150) 투자금 회수 시계가 뒤로 밀리고 있다. 올해 상반기 보유 주식의 보호예수가 해제되고 신주인수권부사채(BW) 행사 가능 시점까지 도래하면서 회수 창구는 열렸지만, 스틱은 지분 매각 대신 잔존 인수금융 리파이낸싱을 택했다. 전기차 캐즘과 동박 업황 부진이 이어지는 가운데 잠재 지분이 20%에 달해 단기간에 물량을 정리하기 쉽지 않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전북 익산에 위치한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공장 (사진=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1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스틱은 최근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지분을 담보로 잡은 데 이어 남은 인수금융은 리파이낸싱 절차에 들어갔다. 스틱은 지난달 투자목적회사(SPC)를 통해 보유 중인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지분을 담보로 약 6700억원 대출 계약을 체결했으며, 오는 12월이 만기인 인수금융에 대해선 리파이낸싱에 착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방어용 차환 택한 스틱…인수금융 만기 재정비
업계에서는 이번 리파이낸싱을 일반적인 리캡 성격보다는 회수 지연에 대응하기 위한 방어적 차환으로 보고 있다. 투자 기업의 가치가 오른 뒤 지분을 담보로 추가 차입을 일으켜 출자자(LP)에게 중간 배당을 집행하는 구조가 아니라, 기존 인수금융 만기를 재정비하고 엑시트 시점을 뒤로 미루는 성격이 강하다는 이유에서다.
스틱은 지난 2019년과 2021년 두 차례에 걸쳐 일진머티리얼즈 해외 동박 법인에 1조2500억원에 달하는 자금을 투입했다. 당시 유럽 전기차 시장의 폭발적인 성장을 공략하기 위해 말레이시아와 유럽 공장 증설 재원을 '스틱 스페셜 시츄에이션 2호' 펀드 자금과 5000억원 규모의 인수금융 대출을 일으켜 조달했다.
이후 2023년 롯데그룹이 일진머티리얼즈를 전격 인수하면서 스틱의 투자 구조는 기존 해외 법인 지분에서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본사 보통주와 BW, 그리고 일부 자회사 지분 중심으로 재편됐다. 구체적으로는 유상증자를 통해 보통주 625만주(약 13.5%)를 확보해 2대 주주로 올라섰고, 30년 만기 영구채 형태의 BW 1500억원어치를 보유하게 됐다.
그러나 현재까지 스틱의 본격적인 회수는 이뤄지지 않았다. 롯데그룹 편입 과정 등에서 일부 회수된 자금은 인수금융 대출금을 상환하는 데 대부분 소진됐다. 스틱은 지속적인 중도 상환을 통해 인수금융 잔액을 1700억원까지 줄였지만, 올해 말 기존 대주단과의 만기가 다시 도래함에 따라 리파이낸싱 작업에 착수했다. 대주단 교체를 위해 최근 한국투자증권을 단독 주선사로 선정하고 리파이낸싱을 추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엑시트 가능했지만 20% 지분 매각 부담…내년 AI 회로박 기대
스틱의 회수 창구 자체는 열려 있었다. 2026년 1분기 기준 스틱은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의결권 기준 지분 11.94%를 보유하고 있으며, BW 권리행사 대상 주식까지 포함하면 잠재 지분율은 20% 안팎으로 확대된다. 유증을 통해 보유한 보통주 625만 주의 보호예수 해제 시점은 올해 3월이었으며, BW는 올해 2월25일부터 주당 2만8612원에 권리행사가 가능했다.
그러나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주가는 지난 5월 7만8000원대까지 오른 뒤 최근에는 3만원 선까지 추락한 상황이다. 여전히 행사가를 웃돌고 있지만, 스틱은 리파이낸싱과 보유 지분 담보로 대출을 택하면서 엑시트 시점을 늦춘 것이다.
관련 업계에선 스틱이 보호예수 해제와 BW 권리행사 시점 도래에도 불구하고 곧바로 엑시트에 나서지 않은 이유로는 현 주가 상황과 더불어 지분 정리가 여의치 않다는 점을 꼽는다. 20%에 달하는 물량이 시장에 한꺼번에 출회될 경우 오버행 부담이 불가피하고, 블록딜 역시 대규모 할인율을 요구받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나아가 스틱이 기다리는 반전 카드로는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의 고부가 제품 전환이 있기 때문이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전기차 배터리용 동박, 즉 전지박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와 차세대 반도체 패키징용 회로박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전지박은 전기차 캐즘과 중국 업체들의 저가 경쟁으로 수익성 회복이 더디지만, AI용 회로박은 고성능 반도체 기판에 들어가는 고부가 소재로 평가된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국내 익산공장의 일부 전지박 라인을 회로박 라인으로 전환하고, 2027년까지 회로박 생산능력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AI 서버와 차세대 GPU 수요가 이어질 경우 회로박은 배터리용 동박 부진을 보완할 수 있는 수익성 개선 카드가 될 수 있다. 스틱이 엑시트를 서두르지 않고 버티는 배경에도 이 같은 제품 믹스 개선 기대감이 자리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아직은 기대가 숫자로 충분히 확인된 단계는 아니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매출 1598억원, 영업손실 5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연간 영업손실 1452억원, 당기순손실 1672억원을 고려하면 적자 폭은 줄었지만 흑자 전환에는 이르지 못했다. ESS용 전지박과 회로박 판매는 견조했지만 EV용 전지박 매출 감소가 이어졌다. 결국 주가 재평가가 이뤄지기 위해선 AI 회로박과 ESS용 전지박이 실제 매출과 이익 개선으로 연결되는 것이 숙제로 남은 상황이다.
한 IB 업계 관계자는 <IB토마토>에 "20%에 달하는 잠재 지분을 장내 매각이나 무리한 블록딜로 던질 경우 오버행 부담이 크다"며 "스틱이 지분 매각보다 담보대출과 리파이낸싱을 택한 배경에는 이 같은 문제를 피하려는 계산도 깔려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고 설명했다.
홍준표 기자 junpyo@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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