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화 구조개편 속도전 ‘본격화’…울산은 여전히 ‘답보’
1·2호 재편안, 정부·공정위 승인 앞둬
울산산단 교착…각 사 이해관계 ‘복잡’
2026-07-19 10:39:04 2026-07-19 14:36:53
[뉴스토마토 박창욱 기자] 대산·여수산업단지 재편안이 각각 공정거래위원회와 정부의 승인을 앞두면서 중동 전쟁 등으로 지지부진했던 국내 석유화학 사업 재편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다만 중동 정세의 불확실성이 장기화하는 데다 구조조정의 한 축인 울산산단은 샤힌 프로젝트 가동과 낮은 구조조정 유인 등으로 사업 재편은 여전히 더딘 상황입니다.
 
전남 여수에 위치한 여수국가산업단지. (사진=뉴시스)
 
19일 업계에 따르면 여천NCC와 롯데케미칼, 한화솔루션, DL케미칼 등 4개사가 제출한 여수산단 석유화학산업 재편안이 이르면 이번 주 중 정부의 승인을 받을 전망입니다. 재편안은 여천NCC 2·3공장을 폐쇄하고, 남은 1공장을 롯데케미칼 여수공장과 통합해 신규 법인을 설립하는 것이 골자입니다.
 
여수산단보다 먼저 정부의 승인을 받은 대산산단 재편안은 오는 9월 합병법인 출범을 앞두고 공정위의 기업결합 심사를 받고 있습니다. HD현대케미칼이 롯데대산석화를 흡수합병한 뒤 롯데케미칼과 HD현대오일뱅크가 합병법인 지분을 각각 50%씩 보유하는 방식입니다. 공정위는 신속히 위원회 심의를 개최해 기업결합 심사를 마무리할 계획이며, 심사는 늦어도 8월 안에는 마무리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처럼 1·2호 재편안이 급물살을 타면서 마지막으로 남은 울산산단 구조개편에 이목이 쏠리고 있습니다. 그러나 울산산단은 에쓰오일의 샤힌 프로젝트가 내년 본격 가동을 앞둔 가운데 감축 대상 포함 여부를 둘러싼 이견이 이어지면서 논의가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샤힌 프로젝트는 지난 6월 기계적 완공을 마쳤으며, 올해 말까지 시운전을 거쳐 내년부터 본격 가동될 예정입니다. 샤힌 프로젝트의 연간 에틸렌 생산능력은 180만톤(t)으로, 완전 가동 시 정부가 제시한 나프타분해설비(NCC) 최대 감축 목표 370만t의 절반에 가까운 신규 물량이 시장에 공급되는 셈입니다.
 
이에 업계에서는 다른 기업들이 설비 감축에 나선 상황에서 에쓰오일만 제외하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나며, 샤힌 프로젝트로 인해 기존 감축 효과도 상당 부분 상쇄될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반면 에쓰오일 측은 샤힌 프로젝트가 기존 설비보다 효율이 높은 신규 시설인 데다 아직 가동조차 시작하지 않은 만큼 감축 대상에 포함하는 것은 무리라는 입장입니다.
 
롯데케미칼 대산공장 전경. (사진=롯데케미칼)
 
울산산단의 구조조정 유인이 상대적으로 낮은 점도 논의가 지연되는 배경으로 꼽힙니다. 업계에 따르면 2023년 기준 연간 에틸렌 생산능력은 여수산단이 약 641만t, 대산산단이 477만5000t인 반면 울산산단은 174만t 수준입니다. 국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상대적으로 적은 만큼 울산 업체들이 선제적으로 대규모 감축에 나설 필요성을 크게 느끼지 못한다는 분석입니다
 
정유부터 석유화학 제품 생산까지 이어지는 수직계열화 구조도 감축을 어렵게 만드는 요인입니다. SK지오센트릭은 같은 SK이노베이션 계열인 SK에너지로부터 나프타 등 원료를 공급받아 기초유분과 화학제품을 생산하는 구조입니다. 에쓰오일은 온산공장 안에서 정유와 석유화학 사업을 직접 연계하고 있습니다. NCC를 감축하게 되면 기업의 전체 공정을 함께 조정해야 하는 셈입니다. 
 
대한유화의 경우에는 울산 3사 가운데 에틸렌 생산능력이 90만t으로 가장 크지만, 단일 설비로 운영 중이라 감축이 곧 존립 문제로 이어질 수 있어 형평성 문제가 제기되는 등, 각 사의 이해관계가 복잡한 상황입니다.
 
석유화학업계 관계자는 “울산산단은 기업 간 이해관계가 복잡해 올해 제대로 된 협상 테이블조차 마련하지 못한 것으로 안다”며 “하지만 주요 산단이 모두 구조개편에 동참해야 형평성을 확보하고 업계 침체도 근본적으로 해소할 수 있다고 본다”고 강조했습니다.
 
박창욱 기자 pbtkd@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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