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룟값 잡는 '사료피'…쌀 수급·사료비 절감 '일타쌍피'
벼보다 수익 높고 장마에도 거뜬
장마 폭우 뚫고 벼보다 23% 더 벌어
수입 건초보다 31% 싸…10년 연구 결실
"종자 부족·잡초화 우려도 싹 지웠다"
2026-07-22 15:17:57 2026-07-22 15:51:05
[뉴스토마토 이규하 기자] 장마철 침수 피해에 강한 여름 풀사료 ‘사료피’의 만생종 신품종이 개발되면서 사료비 걱정 축산농가에 숨통이 트일 것으로 보입니다. 또 여름철 논 침수로 고전하던 농가에는 벼농사보다 높은 수익의 대안이 될 전망입니다.
 
조용민 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장은 22일 정부세종청사 열린 브리핑을 통해 여름철 논에서도 안정적으로 기를 수 있는 풀사료 작물 ‘사료피’의 새 품종을 개발했다고 밝혔습니다.
 
해당 신품종인 만생종 ‘만온’은 생육기간이 길고 잎이 넓은 다수확형 품종으로 건물(마른 상태) 기준 헥타르(ha)당 17.2톤을 생산합니다. 기존 제주 재래종보다 생산성이 13% 높은 겁니다.
 
 
조용민 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장은 22일 정부세종청사 열린 브리핑을 통해 여름철 논에서도 안정적으로 기를 수 있는 풀사료 작물 ‘사료피’의 새 품종을 개발했다고 밝혔
 
이는 지난 2016년부터 추진해 온 10년간의 연구이기도 합니다. 기존 조생종(조온), 중생종(다온)에 이어 만온까지 완성하면서 농가가 지역 기후와 후작물 재배 일정에 맞춰 품종을 유연하게 선택할 수 있는 숙기별 라인업이 완비됐습니다.
 
사료피는 여름철 장마와 집중호우 때 2~3일만 물에 잠겨도 녹아내리는 옥수수·수수류와 달리 내습성이 뛰어납니다. 일주일 정도 침수돼도 배수만 되면 버텨내는 생존력을 지녔습니다. 
 
특히 정부의 전략작물직불제와 연계할 경우 농가 소득 증대 효과가 있다는 게 축산과학원 측의 설명입니다. 동계 작물인 이탈리안라이그라스(IRG)와 ‘사료피+IRG’ 이모작을 실시할 경우 직불금 지원을 합쳐 순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옵니다.
 
예컨대 농가가 1헥타르(ha) 땅에서 사료피+IRG 농사를 지으면 하계 사료피 550만원(ha)+동계 IRG 50만원(ha)+이모작 인센티브 100만원(ha)으로 총 700만원(ha)의 정부 직불금이 들어옵니다.
 
사료피와 IRG를 팔아서 번 돈 559만원을 합산하면 총 1,259만원의 수입이 추산됩니다. 여기서 비료, 농기계 기름값, 노동력 등 나가는 생산비(-604만8,000원)를 제외하면 final 654만2,000원의 순수익을 거둘 수 있다는 게 농진청 측의 판단입니다. 결과적으로 기존 ‘식용벼+IRG’ 농사(530만5,000원) 때보다 1년에 약 23.3%를 더 버는 셈입니다.
 
 
조용민 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장은 22일 정부세종청사 열린 브리핑을 통해 여름철 논에서도 안정적으로 기를 수 있는 풀사료 작물 ‘사료피’의 새 품종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사진=뉴시스)
 
아울러 농가와 축산농가의 생산비 부담을 대폭 낮출 수 있는 실용적 기술도 눈에 띕니다. 사료피는 줄기가 가늘어 옥수수 재배 시 필요한 고가의 전용 수확 장비(약 3억5000만원)를 별도로 구매하지 않고 기존 동계 조사료용 장비(예취기·원형베일러 등)를 100% 재활용할 수 있습니다.  
 
또 곤포 사일리지 제조 시 비닐 감기 횟수를 최적화(단기 6겹, 장기 8겹)해 기존 관행 대비 비닐 비용을 최대 40%(개당 6444원) 아낄 수 있습니다. 사료피 건초 가격도 건물 기준 kg당 약 292원에 불과합니다. 최근 3년 수입 페스큐 건초 평균가(426원)보다 약 31% 저렴해 곡물가 상승으로 힘들어하는 축산농가의 사료비 절감에 크게 기여할 수 있다는 판단입니다.
 
재배 신청 면적이 2023년 867ha에서 2026년 4199ha로 급증하면서 신품종의 본격 보급 시점인 2028년 전까지 발생할 수 있는 초기 종자 부족 우려와 관련해서는 ‘문제없다’는 입장입니다.
 
이상훈 축산과학원 조사료생산시스템과장은 “재배 신청 면적이 급증하고 있지만 기존 재래종 및 식용피가 이미 재배되고 있어 당장의 초기 종자 부족 현상은 없다”며 “2028년까지 우수한 신품종으로 단계적 대체를 추진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수확 적기를 놓쳤을 때 발생할 수 있는 잡초화 우려에 대해서도 “사료피는 논피가 아닌 ‘밭피’ 종류이기 때문에 제초제로 쉽게 방제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논에 물을 가두는 담수 처리만으로도 종자가 사멸해 잡초화 민원을 완벽히 해결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조용민 원장은 “사료피는 논을 활용한 하계 풀사료 생산 확대와 국내 풀사료 자급률 향상에 기여할 수 있는 유망한 작물”이라며 “앞으로도 체계적인 종자 증식과 농가 보급을 차질 없이 추진해 연구 성과가 농가에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세종=이규하 기자 judi@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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