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치료제 ‘오젬픽’, 제한 급여가 처방 위축시켜”
선행 약제 사용 혈당 악화 기다려야 처방받는 현행 기준 개선돼야
2026-07-31 11:55:14 2026-07-31 11:55:14
[뉴스토마토 김양균 기자] 당뇨병 치료제 ‘오젬픽(세마글루타이드)’이 까다로운 건강보험 급여 기준을 적용받으면서 처방이 위축돼 환자들이 치료 선택권을 제한받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오젬픽은 지난 2월부터 급여가 적용됐습니다. 단, 건보급여를 적용받기 위해서는 여러 조건을 충족해야 합니다. 우선 메트포르민과 설포닐우레아 제제를 2~4개월 이상 사용해도 당화혈색소(HbA1c)가 7% 이상인 제2형 당뇨병 환자여야 합니다. 체질량지수(BMI) 25kg/㎡ 이상이거나 인슐린 요법을 할 수 없는 경우에만 사용해야 합니다. 이러한 제한 조건은 비만 치료제인 위고비와 쌍둥이 약인 만큼 오남용 우려를 줄이는 조치입니다. 하지만 임상 현장에서는 이러한 제한 급여가 처방의 허들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당뇨병 치료제 ‘오젬픽(세마글루타이드)’이 까다로운 건강보험 급여 기준을 적용받으면서 의료 현장에서 처방이 위축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사진=한국노보노디스크제약)
 
우선 메트포르민과 설포닐우레아 제제를 먼저 사용토록 한 급여 기준이 최신 치료 추세와 부합하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급여 기준을 충족하려면 환자에게 임상적으로 필요하지 않은 약제를 다시 처방하고, 최소 2개월을 기다려야 합니다. 그동안 환자는 불필요한 약제 비용을 부담해야 하고, 치료 시작 시점도 지연됩니다. 
 
이석종 대한내과의사회 정보통신이사(송파베스트내과의원 원장)는 “의료진이 환자의 혈당·체중·동반질환 등을 종합 고려해 치료 필요성을 판단했다면 불필요한 절차를 거치지 않고 적절한 시점에 처방할 수 있어야 한다”며 “현행 급여 기준은 불필요한 치료 절차와 대기 기간을 발생시킨다”고 지적했습니다. 
 
대한당뇨병학회(KDA), 미국당뇨병학회(ADA), 유럽당뇨병학회(EASD) 등의 진료 가이드라인은 환자 특성에 따른 맞춤형 통합치료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기존 메트포르민 1차 치료 권고를 삭제하고, 심혈관계 및 신장 보호 효과가 입증된 오젬픽을 주요 치료 옵션으로서 조기부터 고려할 것을 권고하고 있습니다. 이 원장은 “환자의 비만 여부와 심혈관·신장 위험 등을 고려해 치료제를 조기에 선택하는 최신 치료 흐름을 고려하면, 오젬픽 사용 이전에 메트포르민과 설포닐우레아를 반드시 선행하도록 한 요건이 적절한지 의문”이라고 밝혔습니다. 
 
당화혈색소(Hb1Ac) 수치로 오젬픽 사용 여부를 결정하는 급여 기준도 문제입니다. 이석종 원장은 “당화혈색소(Hb1Ac)가 7%를 넘으면 처방할 수 있고 6.8%이면 처방할 수 없다는 기준은 진료 환경과 맞지 않는다”고 설명했습니다. 참고로 국내 당뇨 치료 가이드라인이 제시하는 당화혈색소(Hb1Ac) 목표는 6.5%입니다. 이 원장은 “급여 기준을 맞추기 위해 당화혈색소(Hb1Ac)가 7.5%까지 높아진 이후에야 ‘이제 급여 기준을 충족했으니, 오젬픽을 사용하자’는 식으로 치료하라는 것이 과연 바람직한가”라고 반문했습니다. 
 
제한 급여 기준에 의료기관서 처방 위축
 
급여 기준에 따르면, 메트포르민과 설포닐우레아에 오젬픽을 병용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여기에 경구용 혈당강하제 ‘SGLT-2 억제제’나 ‘티아졸리딘디온(TZD)’를 추가로 처방하면 이 약제 비용을 환자 본인이 부담해야만 오젬픽 급여 적용이 유지됩니다. 이와 함께 △과거 투약 이력 제출 △당화혈색소(HbA1c) 및 체질량지수(BMI) 정기 평가 의무화 △처방 기간 3개월 제한 △비급여 처방 제한 등도 충족해야 합니다. 
 
이석종 원장은 환자 치료 선택권과 의료 접근성 보장을 위해 오젬픽의 현행 급여 기준을 완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진=김양균 기자)
 
이 원장은 “오젬픽 병용 처방 기준이 복잡하고, 당뇨병 약제의 병용 처방과 삭감 기준이 불분명해 의료진 입장에서 추후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삭감 부담을 우려해 오젬픽 처방을 피하는 측면이 있다”며 “다수 의료진이 오젬픽 처방 필요성을 판단하면서도 진료 사용에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비급여 처방 제한과 관련해서는 “급여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환자가 비용을 전액 부담하는 100대 100 방식의 처방까지 제한돼 있다는 점은 문제”라며 “환자가 자기 비용으로 오젬픽을 사용하겠다고 선택할 수 있는 경로마저 막혀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이 원장은 환자의 치료 선택권과 의료 접근성 보장을 위해 급여 기준을 완화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오젬픽을 경구제와 병용 시의 선행 요건과 당화혈색소(HbA1c)가 7.0% 이상이어야 한다는 기준 개선될 필요가 있다는 겁니다. 그는 “오젬픽도 타 약제처럼 별도의 선행요건 없이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환자 상태에 따라 적절한 치료제를 선택할 수 있게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습니다. 
 
다만 급여 기준 완화가 오남용을 일으킬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 이 원장은 “오젬픽은 급여가 적용돼도 기존 치료보다 비용 부담이 늘 수 있고 주사제라는 부담도 있다”며 “혈당이 잘 조절되는 환자가 추가 비용과 불편을 감수하면서까지 무조건 사용하려 하지는 않는다”고 말해 오남용 가능성을 일축했습니다.  
 
김양균 기자 kyu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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