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장선영 기자] 생명보험사들이 증시 변동성 확대와 고령화에 따른 장수리스크에 대응해 연금상품 경쟁력 강화에 나서고 있습니다. 투자 수익률뿐 아니라 노후에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확보하려는 수요가 커지자 연금 수령액을 높이고 자금 활용의 유연성을 강화한 상품을 잇달아 선보이고 있습니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KB라이프생명은 지난 3일 'KB100세든든연금보험'을 출시했습니다. 이 상품은 계약을 오래 유지할수록 장기유지가산율을 적용하는 것이 특징입니다. 25년 이상 유지 시 15%를 시작으로 유지 기간에 따라 가산율이 높아집니다. 45년 이상 유지하면 60%까지 추가됩니다.
또 일정 기간 연금 수령을 유예해 적립한 뒤 다시 받을 수 있는 'STOP & GO' 기능, 목돈이 필요할 때 연금 재원 일부를 활용하는 '노후긴급자금' 기능을 탑재했습니다.
6월에는 iM라이프가 'iM스타트PRO·마스터PRO·트래블PRO변액연금보험' 등 보증형 변액연금보험 3종을 개정했습니다. 노후에 지급되는 연금액을 기존보다 9% 이상 높이는 방향으로 상품 구조를 손질했습니다.
특히 오래 살수록 누적 연금 수령액이 커지는 구조를 적용했습니다. 40세 남성이 iM마스터PRO변액연금에 가입해 월 30만원씩 10년간 보험료를 내고 70세부터 연금을 받기로 했다면, 매년 연금액은 기존 대비 58만원 늘어난 704만원으로 산출됩니다.
생보사들이 연금상품을 잇달아 강화하는 배경에는 노후자금에 대한 소비자 관심 확대가 있습니다. 최근 증시 변동성이 커진 상황에서도 투자 기회를 가져가면서 일정 수준의 노후소득을 확보하려는 수요가 동시에 나타나고 있다는 것입니다.
생명보험협회 월간생명보험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5월 8339건이던 저축성 변액보험 판매 건수는 올해 5월 1만7065건으로 증가했습니다. 변액연금보험은 주식과 채권 등에 투자한 펀드의 운용 성과에 따라 보험금이 달라지는 실적 배당형 상품입니다. 저축성 변액보험 판매의 대부분은 변액연금보험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노후자산을 분산하려는 수요를 겨냥해 외화 기반 연금상품도 선택지로 제시되고 있습니다. 달러연금보험은 보험료 납입과 보험금 지급이 모두 미국 달러로 이뤄지는 외화 보험 상품입니다. 환차익, 자산 분산 효과, 절세 효과 등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투자성 상품에 대한 관심과 함께 연금형 및 장기 적립형 상품을 찾는 고객이 늘고 있다"며 "변액보험 초회보험료는 꾸준히 증가하는 중"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또 다른 설계사는 "증시 변동성이 커지며 투자에 부담을 느끼는 소비자들도 많다"며 "이에 따라 주식보다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채권 등으로 포트폴리오 조정이 가능한 변액연금보험이 주목받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달러 역시 소비자 사이에서 세계적으로 안정적인 자산으로 인식된다"며 "환율 상승 시 보험금을 원화로 환산할 경우 수령액이 늘어날 수 있다는 점도 관심 요인"이라고 덧붙였습니다.
고령화에 따른 '장수리스크'도 연금시장 확대를 뒷받침하는 요인입니다. 장수리스크는 예상보다 오래 생존하면서 은퇴 이후 준비한 노후자금이 먼저 소진될 가능성을 의미합니다. 평균수명이 길어질수록 일정 기간 목돈을 모으는 것보다 장기간 현금흐름을 확보할 필요성이 커지는 셈입니다.
보험사들은 신규 연금보험 판매뿐 아니라 기존 보험계약을 활용해 노후 현금흐름을 만드는 서비스도 확대하고 있습니다. 메트라이프생명은 이달부터 종신보험 사망보험금을 연금처럼 받을 수 있는 '사망보험금 유동화' 서비스를 손질했습니다. 기존의 연 지급 방식에 매월 안정적인 현금 흐름을 제공하는 '월 지급' 방식을 추가한 것입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장기적 관점에서 노후 자금을 안정적으로 마련하려는 고객 수요가 늘어나는 추세"라며 "장수리스크와 공적연금 사각지대를 보완하려는 수요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장선영 기자 line0@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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