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포로도 DMZ 지뢰도 '진실공방'…'음모론'만 키웠다
국힘 "북한 눈치 보기" 공세
연말 정국 새 악재 '불가피'
2026-09-28 17:34:51 ㅣ 2026-09-28 17:40:51
[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생포된 북한군 포로 2명의 한국 송환 문제와 비무장지대(DMZ)에서 발생한 지뢰 폭발 사고가 진실 공방 양상으로 치닫고 있습니다. 국민의힘 등 보수 야권에선 정부·여당이 사건의 진상을 축소·은폐하려 한다는 공세에 나선 가운데 여권에서 신중한 대응을 강조하고 있지만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습니다. 특히 이번 사건을 계기로 여권의 움직임이 북한과의 관계를 의식한 듯한 행보로 비치면서 정부가 야권발 음모론을 더욱 키웠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최근 개각 인선 논란과 호르무즈 파병 검토, 부동산 정책 혼선 등에 이어 대북 문제가 연말 정국을 달굴 새 악재로 부상하는 분위기입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외교 마찰로 번진 북 포로 송환…청·우크라 비공개 합의 '대치'
 
28일 정치권에 따르면, 먼저 북한 포로 송환 문제에 대해선 한국과 우크라이나의 비공개 합의 여부가 쟁점으로 떠올랐습니다. 이에 대해 청와대에 이어 민주당에서도 우크라이나 정부가 양국 간 비공개 합의를 일방적으로 깼다며 강한 유감을 표했습니다. 전은수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우크라이나를 향해 "비공개 합의 위반에 대해 공식적으로 해명하고 사과해야 할 것"이라며 "이것이 양국의 우호 관계를 지키는 최소한의 도리"라고 강조했습니다.
 
앞서 성기홍 청와대 홍보소통수석은 전날 "우크라이나 측이 비공개 합의를 어기고 사전 협의는 물론 통보조차 없이 일방적으로 공개한 것도 중대한 문제지만 '비공개 합의가 없었다'는 거짓 사실을 발표한 것은 양국 정부 간 신뢰를 심각하게 훼손하는 일"이라며 "공식적인 해명과 사과를 요구한다"고 했습니다.
 
청와대와 우크라이나가 북한 포로 송환 문제에 대한 비공개 합의 여부를 놓고 갈등을 빚는 가운데 키릴로 부다노우 우크라이나 대통령실장은 27일(현지시간) <뉴스포스> 인터뷰 영상에서 최근 비무장지대(DMZ)에서 발생한 지뢰 추정 폭발 사고까지 언급하며 남북한 무력충돌이 임박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여야도 포로 송환의 비공개 결정에 대한 배경을 두고 공방을 벌였습니다. 민주당은 비공개 조치에 대해 "포로 2명과 북한에 남은 가족의 생명, 외교 채널과 국가 간 신뢰를 지키기 위한 인도주의적 조치"라고 주장한 반면, 국민의힘은 "북한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심기를 건드리지 않기 위해 송환 사실을 공개하지 않은 것"이라고 공세를 폈습니다.
 
늑장 조사·은폐 의혹 전면에…야 "대통령 지시 없이 불가능"
 
DMZ 지뢰 폭발 사고와 관련해서도 군 당국의 늑장 조사와 은폐 의혹, 이재명 대통령의 관여 문제 등을 두고 정부·여당과 보수 야권이 팽팽히 맞섰습니다.
 
정부·여당은 군 당국의 조사가 늦어진 점에 대해 조사단의 안전 확보가 우선이라는 입장을 강조했습니다. 앞서 사고 6일 만인 전날엔 한국군과 유엔군사령부 소속 40여명으로 구성된 합동조사팀이 지뢰 폭발 추정 지역 현장조사에 나섰지만 폭발 원점에 접근하지 못해 파편 수거에 실패했습니다. 이에 대해 한병도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사고 현장은 안전 확보가 먼저 필요하다"고 지적했습니다.
 
반면 국민의힘은 "이재명정부가 북한 눈치를 보느라 현장 조사를 지연시켰다"고 주장했습니다. 정점식 원내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군이 보인 행태는 조사가 아니라 의도적 은폐와 암장에 가까웠다"며 "늑장 조사 등의 전모는 명백하게 밝혀져야 한다"고 했습니다.
 
DMZ 지뢰 폭발 사고 조사 과정에서 이 대통령의 책임을 집중적으로 제기하는 목소리도 나왔습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고의적인 조사 지연, 사고 축소, 은폐 모두 대통령 지시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라며 "결국 대통령이 북한 도발의 진상을 덮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국민의힘의 의혹 제기에 한병도 원내대표는 "장병들의 숭고한 희생을 욕보이는 행태를 당장 멈추시기를 바란다"고 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6월24일 인천 옹진군 해병대 연평부대를 방문해 화력 장비 시찰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진보정권 때마다 '북 리스크'…"보수 결집 시 지지율 상승 어렵다"
 
북한과 관련한 외교·안보 리스크가 잇따라 터져 나오면서 정치권의 쟁점으로 부상했습니다. 최근 기자회견을 통한 대국민 소통과 순방 외교 등을 계기로 이 대통령 국정 지지율이 30%대로 유지되고 있는 가운데 북한 관련 현안이 지지율 변동에 새로운 변수가 될지 주목됩니다.
 
이날 공표된 <뉴스토마토·미디어토마토> 여론조사 결과(9월25~26일 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0%포인트·무선 ARS 방식)에선 이 대통령 지지율이 2주 전에 비해 1.7% 줄어든 36.5%였습니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북한 관련 현안이 최근 잇따라 불거지면서 연말 정국 땐 이 대통령을 향한 새로운 악재로 더 크게 부상할 것이란 전망도 나옵니다. 김철현 경일대 특임교수는 <뉴스토마토>와 통화에서 "진보 정권만 들어서면 항상 안보 이슈가 나타났는데 이번 대북 현안도 이재명정부에 상당한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안보 이슈가 터지면 보수 진영이 결집 흐름을 보여왔다는 점에서 이 대통령 지지율이 지금보다 더 오르는 것은 힘들지 않을까 예상한다"고 내다봤습니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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