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공개 합의 언급없이 "한국이 요청"…한·우크라 '악화일로'
양국 정상 간 신경전…우크라, 남북 긴장관계 '활용'
2026-10-05 18:07:09 ㅣ 2026-10-05 18:10:49
볼로디미르 젤렌스키(가운데)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28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연방 의사당에서 열리는 고(故)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의 '러시아·이란 제재법' 초당파 지도부 회의에 도착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한동인 기자]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유엔총회 연설을 계기로 촉발된 한국과 우크라이나 사이 진실 공방이 갈수록 격화하고 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직접 나서 "추가 조치"까지 언급하며 엄포를 놨지만, 정작 젤렌스키 대통령은 '비공개 합의' 관련 언급은 침묵한 채 "한국이 요청했다"라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양측의 신경전이 지속될 경우 외교 갈등으로 비화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옵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4일(현지시간) 취재진의 질문에 "한국이 북한 군인들을 넘겨달라고 요청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북한군 포로 송환에 대한 비공개 합의 공개 논란에 대해서도 "한국 헌법에 따르면 북한군은 한국인이기도 하다"고 했습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비공개 합의를 공개하고 동시에 비공개 합의가 없었다는 거짓 주장을 하고 있다는 우리 정부의 거센 비판에는 침묵을 유지했습니다. 그는 되레 한반도 긴장 관계를 자극하는 발언을 또다시 내놨을 뿐입니다.
 
보도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북한군을 생포했을 때 이전과 다른 정보를 얻었다"면서 러시아에 파병된 북한 군인들이 초기와 달리 숙련된 병사들로 배치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이들은 러시아로부터 경험을 공유받고 교육받았다"며 "드론 운용은 물론 전자전 시스템 대응 등 실전 지식과 전투 경험을 획득한 상태"였다고 설명했습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의 이번 언급은 이 대통령의 요구에 무응답으로 일관한 조치이기도 합니다. 이 대통령은 지난 2일 X(엑스·옛 트위터)에 "북한군 포로 송환 관련 우크라이나 측이 비공개 요구를 해 비공개를 합의했는데 일방적으로 공개했고, 대한민국 대통령이 최대한 예의를 갖춰 아쉽다고 했더니 합의 사실 없다고 상대국 국가원수를 거짓말쟁이로 만들었다"고 직격했습니다.
 
그러면서 "합의 사실을 인정하고 사과하라고 했더니 도리어 남북 간 군사충돌 임박 운운하며 한반도 전쟁 발발을 기도하는 우크라이나에 심각한 유감을 표한다"며 "사실 인정과 공개 사과를 계속 거부하면 추가 조치를 해나갈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우리 정부는 이미 우크라이나 대사를 초치하며 강력한 항의의 뜻을 내비친 바 있는데, 국가원수가 직접 나서 우크라에 대한 압박을 가하면서 '추가 조치'까지 언급한 셈입니다.
 
일각에서는 우크라이나의 의도가 한국 정치 상황을 활용해 패트리엇 미사일을 제공받기 위함이라는 해석도 내놓고 있는데요.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일본에 대한 우호 관계를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사실상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의 재건 프로젝트에서 한국보다 일본을 우선시하겠다는 의지로도 읽힙니다.
 
한동인 기자 bbha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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