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지뢰, 정전협정 위반 최종 결론에도…조현·정동영 NSC서 '격론'
대북 독자 제재 놓고…'자주파' 대 '동맹파' 재등장
2026-10-05 17:40:30 ㅣ 2026-10-05 17:48:20
[뉴스토마토 한동인 기자] 우리 군이 최근 서부전선 비무장지대(DMZ) 지뢰 폭발 사고에 대해 북한의 '정전협정 위반'이라는 최종 결론을 냈지만 사후 대응을 놓고 정부 안에서 대북정책에 대한 이견이 감지됩니다. 이른바 '동맹파'와 '자주파' 간 갈등이 수면 위로 드러난 것인데요. 지난 1일 열린 국가안전보장회의(NSC)에서 대북 대응을 놓고 '격론'이 오갔던 것으로 전해집니다. 
 
유엔군사령부가 전날 비무장지대(DMZ)에서 발생한 지뢰 폭발 사고에 대해 정전협정 위반이라고 밝힌 가운데 1일 인천 강화군에서 바라본 북한 황해도 개풍군 접경지역에 '국경선 요새화'를 위한 도로가 건설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대북 확성기 대신 '지뢰 제거' 작전
 
권대원 합동참모본부 차장은 5일 DMZ 지뢰 폭발 사고 최종 조사 결과 브리핑에서 "실제 발견 지뢰와 폭발된 지뢰 화구의 간격 및 열간 거리를 고려할 때, 유실 지뢰가 아닌 매설된 전형적인 북한군 지뢰"라고 설명했습니다. 
 
합참 설명에 따르면 지난달 21일 발견한 지뢰는 5~10cm가량 매설됐다는 진술이 있었고, 같은 달 29일 발견한 새로운 지뢰 역시 3cm가량 매설된 것으로 확 됩니다. 
 
이에 우리 군은 "군사분계선(MDL) 이남 지역에 매설된 북한군 지뢰지대를 이날 12시51분쯤 제거했다"며 "유엔사와 긴밀한 공조를 통해 정전협정을 준수하고 우발적 충돌 방지를 위한 대책을 강구한 가운데 안전하게 수행됐다"고 설명했습니다. 
 
우리 군의 향후 대응 방침도 나왔습니다. 합참은 "우리 군은 북한이 MDL 이남에 설치한 지뢰지대에 대하여 자발적으로 제거하지 않을 경우 비무장지대의 평화와 우리 장병의 안전을 위하여 MDL 이남에 설치한 지뢰 제거 작전을 지속 수행해 나갈 것"이라고 예고했습니다. 
 
이번 대응에선 보수 진영에서 주장한 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 문제가 빠졌습니다. 이재명정부 출범 후 접경지역 주민의 안전을 고려해 대북 확성기 방송을 전면 중단 한 바 있는데요. 2015년 목함지뢰 당시 우리 군은 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로 '상응 조치'를 했습니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열린 외교부(재외동포청)·통일부 업무보고에서 발언하고 있다. 오른쪽은 조현 외교부 장관. (사진=뉴시스)
 
정동영 '대노' 증언도…대북정책 '흔들'
 
우리 군의 상응 조치가 '지뢰 제거 작전'에 불과한 것은 관계 장관들의 이견 때문인 것으로 확인됩니다. 외교가에 따르면 지난 1일 열린 NSC 상임위원회에서 조현 외교부 장관은 대북 안보 조치로 북한의 불법 사이버 활동 등을 겨냥한 한국의 독자 제재안을 제시했습니다.
 
북한의 해킹과 가상자산 탈취, 해외 정보기술(IT) 인력 활동 등이 늘어나는 가운데 이번 사건을 계기로 추가 제재 대상을 지정하자는 겁니다. 제재 대상으로 지정할 경우 국내 자산이 동결되고 우리 국민과의 금융 거래에도 제한이 생깁니다.
 
문제는 이와 같은 조치가 오는 11월 중국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때 북·미 정상회담의 분위기를 저해할 수 있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실제로 정동영 통일부 장관은 최근 이 대통령의 한반도 평화공존 정책에 반하는 것이라며 목소리를 높인 것으로 전해집니다. 일각에서는 정 장관이 '대노' 했다는 증언도 나옵니다.
 
다만 외교부는 이날 입장문을 통해 "내부 검토 단계로, 확정된 바 없다"면서도 "북한의 불법 사이버 활동은 북한 핵·미사일 프로그램의 주요 자금원일 뿐 아니라 국적을 불문하고 글로벌 디지털 경제에 위협이 되고 있는 만큼, 우리 정부는 국제사회와의 공조해 대응하고 있다"고 부연했습니다.
 
결국 이재명정부 초기 대북정책을 완성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자주파와 동맹파 간 갈등이 또다시 부각된 셈입니다. 한편 정부는 탄도미사일 등 우리 군은 보유한 첨단 무기체계 시연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집니다. 또 우리 군이 설정한 MDL과 북한이 주장하는 국경선의 개념이 불일치하는 만큼 대북 확성기 등 상응 조치보다는 군사회담 등의 필요성이 언급되고 있습니다.
 
한동인 기자 bbha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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