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진하 기자] 여권이 검찰 개혁과 중수청장 인선을 두고 자중지란을 거듭하는 가운데 제1야당인 국민의힘도 당내 갈등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모습입니다. 국정감사 전부터 이어진 징계 정치를 비롯해 장동혁 대표의 '올공(올림픽공원) 정치'를 둘러싼 논란과 용인갑 조직위원장 재투표를 둘러싸고 공개 충돌로 번졌습니다. 대여 공세로 돌파구를 마련해야 할 장 대표가 당내 반발에 리더십마저 흔들리면서 내홍 장기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여권 지지율 추락 속…야도 자중지란 지속
국민의힘이 15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용인갑 조직위원장 재투표를 둘러싸고 공개 충돌했습니다. 자동응답방식(ARS) 오류로 인해 오는 18일 결선 재투표가 예정됐지만, 1차 경선에 참여했던 양향자 최고위원은 불참을 선언했습니다.
그는 "올공의 원칙을 이 사태에 대입하면 이번에 실시된 모든 경선 전 과정을 철저하고 투명하게 밝혀야 한다"며 "당이 용인갑 선거만 그것도 전면 재선거도 아닌 결선만 다시 한다면 과연 사태가 수습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했습니다.
이어 "민주당이 이제 국민의힘은 올림픽공원 시위에 나갈 자격 없다고 하면 우리는 뭐라 해야 하나"라고 강조했습니다. 이는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계기로 재선거를 요구해 온 국민의힘 지도부를 겨냥한 발언으로 보입니다.
이에 지도부는 즉각 반발했습니다. 조직강화특별위원회(조강특위) 위원장을 맡은 정희용 사무총장은 양 최고위원의 발언이 끝난 직후 "당시 조강특위에서 재투표를 권했지만 양 최고위원이 당원에게 피해 주지 않겠다고 승복하겠다고 하지 않았나"라며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그러면서 "승복 서약까지 써놓고 이제 와서 문제가 많았던 것처럼 1차 경선에 대한 문제 제기 등 당 시스템을 무력화시키는 발언을 최고위원이 해도 되는가"라고 반박했습니다.
임이자 정책위의장도 양 최고위원을 향해 "후보 당사자 간 합의했다는 건 투표 결과에 승복한다는 것"이라며 "어느 정당이나 투표, 선거하다 보면 있을 수 있는 일인데, 마치 지도부가 오류를 범한 것 같은 발언은 지양해 달라"고 했습니다. 장 대표에 대해선 "참정권 회복에 대해서는 가장 강력하게 주장을 해오신 분"이라고 치켜세웠습니다.
회의가 비공개로 전환된 후에도 지도부 간 고성과 충돌은 이어졌습니다. 정 사무총장은 "해당 행위" "소설을 쓰고 있네"라며 강하게 비판했고, 장 대표도 "부정선거로 싸우는 대표까지 싸울 자격 없는 사람 만들고 지도부를 흔들고, 정치를 왜 하나"라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 도중 생각에 잠겨 있다. (사진=뉴시스)
강경·자극적 언행에 중도 확장 악영향
징계 정국에 이어 지도부 간 공개 충돌까지 벌어지면서 국정감사 이후에도 당내 갈등이 재연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더불어 국감장에서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의 막말 논란이 잇따른 데다 올공에 이어 장외투쟁 등 자극적 정치 행보가 이어지면서 중도층 확장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지적입니다.
이날 정점식 원내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당이 지적한 김태규·이진숙·주진우 의원을 '패륜 3남매'라고 지적한 것에 대해 "국회의장에게 욕설했던 사람을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밀어주고 '암살자(들)' 같은 패륜 영화를 관람하자고 독려하는 패륜 집단이 바로 민주당"이라며 "박지원 의원도 주 의원을 향해 '나 같으면 자살한다'고 했는데 민주당이야말로 패륜과 막말을 징계해야 한다"고 반발했습니다.
최근 국민의힘 소속 김태규 의원이 법제사법위원회 국감에서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 장소인 '부엉이바위에 긁혔나'라고 말하며 조롱 논란이 일었습니다. 이진숙 의원은 이재명 대통령 부모의 묘소를 찾아 농지법 위반 의혹을 제기했고, 주진우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재 명을 끊을 때'란 글을 적어 민주당에서 징계 요구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더불어 오는 11월18일에는 12·3 비상계엄 당시 계엄 해제 표결을 방해한 혐의로 기소된 추경호 대구시장의 1심 선고가 예정돼 있습니다. 선고 결과에 따라 계엄 책임론이 재점화될 수 있는 만큼 국민의힘이 당내 갈등과 계엄 관련 사법 리스크에서 벗어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옵니다.
결국 지도부가 내부 결속과 대여 공세에 집중하는 사이 민생·정책 의제가 뒷전으로 밀리면서 외연 확장에도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지적입니다. 강경한 대여 투쟁으로 지지층 결집을 꾀하더라도 자극적인 언행과 반복되는 내홍이 중도층 이탈로 이어질 경우 당의 확장 전략에도 한계가 드러날 수 있다는 분석입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뉴스토마토>와 통화에서 "장 대표의 리더십보다 중요한 것은 국민의힘의 지지율이 박스권에 갇혀 있다는 것"이라며 "이것은 국민의힘 지도부가 여전히 강성 지지층만 바라보는 태도 때문이라고 본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현재로서는 중도 확장이 어렵고, 가장 주목할 것은 추경호 대구시장의 선고"라고 했습니다.
이어 "선거 결과가 국민의힘의 분수령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유죄를 받게 된다면 민주당에서 정당해산 심판 청구까지 요구할 수 있기 때문에 지금 중요한 것은 추 지사의 재판 결과"라고 했습니다.
이진하 기자 jh311@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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