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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10월 27일 16:16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김소윤 기자] 교보자산신탁이 과거 부동산 개발사업 부실을 수습하고 있지만, 사업장 투입 자금이 좀처럼 줄지 않고 있다. 책임준공형 사업장의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잔액은 급감했지만, 기존 채무를 정리하는 과정에서 신탁사가 직접 부담한 자금은 늘어났다. 투입 자금 회수도 상당한 시간이 필요한 상황이다.
책임준공 PF 부담 줄었지만…사업장 투입자금·차입금은 증가
26일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교보자산신탁의 책임준공형 사업장 PF 대출 약정한도는 지난해 말 약 7000억원에서 올해 6월 말 약 3000억원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실제 대출잔액도 약 5000억원에서 2000억원으로 줄었다. 이는 신탁사가 책임준공을 약속한 사업장에서 금융기관이 빌려준 돈 가운데 아직 상환되지 않은 금액이 감소했다는 의미다.
대출잔액 축소는 기존 사업장의 준공과 PF 원리금 대지급 등을 통해 책임준공 관련 위험을 정리한 결과로 풀이된다. 책임준공형 신탁은 신탁사가 정해진 기한까지 건물을 완공하도록 책임지는 구조로, 약속을 지키지 못하면 금융기관에 대한 손해배상이나 PF 대출 원리금 상환 부담을 떠안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교보자산신탁은 이러한 부담을 상당 부분 줄였지만, 그 과정에서 사업장에 직접 투입한 자금까지 모두 돌려받은 것은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실제 책임준공형 신탁계정대는 지난해 말 6831억원에서 올해 6월 말 7414억원으로 583억원(8.5%) 증가했다. 금융기관에 대한 PF 부담은 줄었지만, 신탁사가 사업장에서 회수해야 할 돈은 오히려 늘어난 셈이다.
신탁계정대는 신탁사가 부동산 개발사업을 진행하기 위해 자체 자금으로 공사비 등을 지원하거나 PF 대출 원리금을 대신 갚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채권이다. 책임준공형 사업장의 PF 대출잔액은 줄었지만, 신탁사가 직접 투입한 돈은 오히려 늘어난 것이다.
이는 부실 사업장을 정리하는 과정에서도 신탁사의 자금 부담이 계속 발생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공사가 지연되거나 시행사의 자금 사정이 나빠진 사업장에서는 신탁사가 공사를 마무리하기 위해 추가 공사비를 투입하거나 PF 대출금을 대신 갚아야 하는 경우가 더러 있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금융기관에 남아 있는 PF 대출잔액은 줄어들지만, 신탁사가 대신 부담한 돈은 신탁계정대로 남게 된다는 얘기다. 특히 분양이 부진하거나 사업장 매각이 지연되면 투입한 자금을 곧바로 회수하기도 어렵다는 지적이다. 결국 금융기관의 대출 부담을 줄이는 과정에서 신탁사가 직접 떠안은 자금 부담은 오히려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 같은 부담은 전체 재무에서도 확인됐다. 교보자산신탁의 전체 신탁계정대는 같은 기간 1조 472억원에서 1조 1039억원으로 567억원(5.4%) 증가했다. 총차입금도 4409억원에서 4880억원으로 471억원(10.7%)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개발신탁 확대 후 부실 사업장 잇따라…자본확충에도 손실 누적
교보자산신탁의 재무 부담이 커진 배경에는 과거 확대해왔던 개발신탁 사업이 자리하고 있다. 지난 2019년 교보생명의 완전자회사로 편입된 이후 담보신탁과 관리형 개발신탁 중심이던 사업구조를 차입형·책임준공형 개발신탁으로 넓혔다. 당시 부동산 개발시장 호황에 힘입어 수주를 늘렸지만, 이후 부동산 경기 침체와 공사비 상승 등으로 일부 사업장에서 공사가 지연되고 분양 여건까지 악화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특히 책임준공형 사업에서는 약속한 기한 내 공사가 마무리되지 않을 경우 신탁사가 준공 책임을 떠안아야 하는 만큼, 기존 사업장을 정상화하는 과정에서 직접 자금을 투입해야 하는 부담이 커진 것이다.
부실 사업장도 잇따라 발생했다. 신탁업계에 따르면 교보자산신탁은 2024년 8월과 11월 각각 396억원, 329억원 규모의 부실채권이 발생한 데 이어 지난해 9월에도 약 486억원 규모의 토지신탁 채권을 부실 처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 기장군 '기장역 유림노르웨이숲 센트럴'에서는 책임준공기한을 지키지 못하면서 분양계약을 해지한 수분양자들과 위약금 소송을 벌이기도 했다. 일부 사업장은 공사 지연과 분양 부진으로 자금 회수에 어려움을 겪었고, 신탁사는 자산 매각과 할인 분양 등을 통해 투입한 자금 회수에 나선 것이다. 개발사업에서 발생한 문제가 공사 지연을 넘어 채권 부실과 소송으로 이어진 셈이다.
교보자산신탁의 감사보고서에서도 기존 사업장의 부실 문제가 확인된다. 지난해 말 기준 회사가 책임준공을 확약한 토지신탁 사업장은 부산 기장군 공동주택 신축사업 등을 포함해 17곳으로, 이 가운데 9곳에서 시공사의 책임준공 의무가 이행되지 않았다.
법적 분쟁 또한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말 교보자산신탁을 상대로 진행 중인 소송은 14건으로, 이 가운데 83명이 제기한 분양대금 반환소송의 소송가액은 약 335억원에 달했다.
이러한 부담은 교보자산신탁의 실적에도 고스란히 반영됐다. 교보자산신탁은 2023년 295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한 데 이어 2024년 2409억원, 지난해 1496억원의 적자를 냈다. 모회사 #교보생명의 자본 지원과 기존 사업장 정리에도 손실이 누적되면서 재무건전성이 여전히 악화된 모습을 보인 것이다.
이 과정에서 모회사 교보생명은 교보자산신탁의 재무 부담을 덜어주는 역할을 해왔다. 부실 사업장 정리로 자금 부담이 커지자 교보생명은 유상증자를 통해 자금을 지원하며 자회사의 재무안정성을 뒷받침했다. 교보자산신탁이 2021년 이후 확충한 자본은 유상증자 5780억원과 신종자본증권 순발행액 220억원을 포함해 총 6000억원에 달한다. 모회사의 지원 덕분에 기존 사업장의 자금 수요에 대응하고 PF 관련 위험도 일부 줄일 수 있었지만, 사업장에 투입한 자금의 회수가 지연되고 대손 부담도 이어지면서 재무구조 개선에는 시간이 걸리는 모습이다.
이와 관련해 <IB토마토>는 교보자산신탁 측에 여러 차례 연락을 시도했으나 답변을 받지 못했다.
김소윤 기자 syoon13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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