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보라 기자]
SK하이닉스(000660)가 올해 3분기 하루 평균 9000억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거두며 사상 최대 실적을 다시 썼습니다. 분기 매출은 처음으로 100조원을 넘어섰고, 영업이익률도 80%에 달했습니다. 인공지능(AI) 투자 확대로 고대역폭메모리(HBM)와 서버용 D램 등의 판매가 늘어난 영향입니다. SK하이닉스는 2029년까지 D램과 HBM 생산 물량이 사실상 ‘완판(솔드아웃)’된 상태라고 밝혔습니다. 이와 함께 60조원 규모의 추가 주주환원 계획을 내놓으면서 올해 전체 주주환원 규모는 100조원 안팎으로 늘어났습니다.
경기도 이천시 SK하이닉스 본사. (사진=SK하이닉스)
SK하이닉스는 28일 올해 3분기 매출 104조6155억원, 영업이익 83조3338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습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328%, 632% 증가한 수치로,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분기 기준 사상 최대입니다. 지난해 2분기부터 6개 분기 연속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했으며, 분기 매출이 100조원을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영업이익률 역시 전 분기(76.3%)보다 3.3%포인트(p) 오른 79.7%로, 80%에 육박했습니다. 전 분기와 비교하면 매출은 32%, 영업이익은 38% 증가했습니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시장 전망치를 뛰어넘으며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습니다.
실적 호조는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에 따른 메모리 수요 증가가 이끌었습니다. HBM뿐 아니라 서버용 D램과 기업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eSSD) 판매가 늘었습니다. HBM4 출하가 본격화된 가운데 서버용 DDR5 판매가 크게 증가했고, 낸드에서도 321단 기반 eSSD 판매가 확대됐습니다. 주요 메모리 제품의 가격 상승도 실적 개선에 기여했습니다.
이 같은 성장세는 4분기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SK하이닉스는 이날 컨퍼런스콜에서 “4분기 D램 출하량은 전 분기 대비 20% 중반 수준의 증가가 예상된다”고 밝혔습니다. 낸드 출하량도 321단 eSSD 공급 확대에 힘입어 전 분기보다 한 자릿수 중반대의 증가율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AI 투자가 빅테크를 넘어 일반 기업과 국가 차원으로 확산되는 반면, 첨단 공정의 기술적 난도와 신규 생산시설 건설에 필요한 시간 등으로 공급 확대에는 한계가 있다는 판단입니다.
장기공급계약(LTA)도 확대되고 있습니다. SK하이닉스는 글로벌 대형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업체(CSP)를 포함한 주요 고객 14곳과 LTA를 체결했습니다. 확보한 물량은 2027년과 2028년 전체 생산능력의 50% 이상에 해당한다는 설명입니다. SK하이닉스는 컨퍼런스콜에서 “이미 확보한 LTA 물량과 현재 고객사들과 구체적으로 협의 중인 수요를 종합하면 2029년까지 향후 3년 동안 D램과 HBM 물량은 사실상 모두 솔드아웃(완판)된 상황”이라고 밝혔습니다.
SK하이닉스는 4분기부터 HBM4가 출하량과 매출 모두에서 HBM3E를 앞지르며 주력 제품으로 자리 잡을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이를 위해 연말까지 청주 M15X의 생산능력을 최대로 끌어올릴 계획입니다. D램은 10나노급 6세대(1c) 공정 전환을 확대하고, 낸드는 321단 공정 비중을 국내 생산능력의 절반 이상으로 높일 방침입니다. 내년에는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1기 팹 가동 등으로 투자 규모가 올해보다 크게 늘어날 전망입니다.
사상 최대 실적을 바탕으로 올해 주주환원 규모를 지난해(14조3000억원)의 약 7배인 100조원 수준으로 확대합니다. 기존 40조원에 60조원을 추가해 현금배당에 30조원 이상, 자사주 매입 및 소각에 60조원 이상을 투입할 방침입니다 .지난 8월 발표한 40조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은 이달 21일 완료했으며, 조만간 소각할 예정입니다. 이날 이사회에서는 3분기 현금배당 14조원과 자사주 매입 20조원을 결의했습니다. 매입할 자사주 가운데 10조원은 소각하고 나머지 10조원은 임직원 보상에 활용할 계획입니다.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는 이날 실적 발표에서 “최근 금융시장의 변동성과 반도체업계의 주가 조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과 현 시점에서는 기업공개(IPO)를 통해 당초 기대했던 효과를 충분히 달성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면서도 솔리다임에 대한 투자를 이어가겠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그동안 기술경쟁력으로 쌓은 고객 신뢰가 장기계약으로 이어지면서, 중장기 수요 가시성과 수익 안정성을 갖춘 사업 구조로 변화하고 있다”며 “오늘의 HBM 등 메모리 경쟁력을 차세대 제품으로 이어가고, 사업의 성장과 투자 성과가 커지는 만큼 주주들과 나누는 결실도 함께 키워가겠다”고 했습니다.
이보라 기자 bora11@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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