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지난해 대규모 해킹 사고를 겪은
SK텔레콤(017670)이 고객 보호를 우선한 대응을 통해 경영 정상화와 신뢰 회복에 속도를 내고 있다는 평가가 나왔습니다. 신규가입 중단과 무료 유심 교체, 대규모 보상 등 회사가 먼저 비용을 부담한 조치들이 고객 복귀와 실적 회복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입니다.
28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한국미디어경영학회 주최로 열린 기업의 경영 위기와 대응 원칙 세미나에서 신민수 한양대 교수는 "기업이 먼저 비용을 부담하니까 사과의 메시지가 정확하게 전달됐다"며 "이것이 신뢰 회복에 효과가 있었다고 보여진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SK텔레콤이 유심 교체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신규가입을 중단한 결정에 대해 단기 매출을 포기하면서 기존 고객을 우선한 조치라고 평가했습니다.
28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한국미디어경영학회 주최로 열린 기업의 경영 위기와 대응 원칙 세미나에서 신민수 한양대 교수가 SK텔레콤 사례를 중심으로 기업의 신뢰, 어떻게 회복할 것인가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SK텔레콤은 해킹 사고 이후 전 가입자를 대상으로 유심보호서비스를 자동 적용하고 무료 유심 교체를 진행했습니다. e심과 유심 재설정, 해외 로밍 중 보호 조치도 확대했습니다. 고객 감사 패키지에 5000억원을 투입하고 향후 5년간 정보보호 분야에 7000억원을 투자하는 등 총 1조2000억원 규모의 고객 보상·보안 투자 계획도 마련했습니다.
신 교수는 해외 통신사업자들과 비교해 SK텔레콤의 대응이 차별화됐다는 점에도 주목했습니다. 미국 T모바일은 집단소송 합의에 따른 피해자 청구 방식으로 보상했고, 호주 옵터스는 신분증 재발급과 신용 모니터링 등에 중점을 뒀습니다. 반면 SK텔레콤은 전 고객에게 요금 할인과 데이터 혜택을 자동 제공했습니다. 고령자와 장애인, 도서벽지 거주자 등 디지털 취약계층을 직접 찾아가 유심 교체와 상담을 지원한 점도 높게 평가했습니다.
기업의 신뢰 회복을 위해서는 단순한 사고 수습을 넘어 실질적인 개선과 효과 입증이 중요하다는 것은 이날 전문가들의 중론입니다. 안정민 한림대 교수는 "기업 사고가 종료되는 시점과 고객의 문제가 해결되는 시점은 다르다"며 "신뢰 회복에 필요한 것은 단순히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약속이 아니라 실제 개선과 효과를 입증하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사고 초기부터 상황을 투명하게 설명하고 고객 피해 해결과 재발 방지 조치를 병행해야 한다는 설명입니다.
SK텔레콤의 고객 보호와 신뢰 회복 노력은 경영지표 개선으로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SK텔레콤의 해지율은 1.6%에서 0.8%로 낮아졌고, 가입자는 저점 대비 22만명 증가했습니다. 올해 2분기 영업이익도 5660억원을 기록하며 해킹 사고 이전 수준을 회복했습니다.
28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한국미디어경영학회 주최로 기업의 경영 위기와 대응 원칙 세미나가 열렸다. (왼쪽부터) 토론에 나선 이혜현 SK텔레콤 고객가치혁신실장, 이경원 동국대 교수, 방효창 경실련 정책위원장, 김모란 UNIST 교수. (사진=뉴스토마토)
시민단체에서도 사고 이후 대응에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습니다. 방효창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정책위원장은 통신3사의 보안사고 이후 대응을 비교하며 "사고 이후 태도는 3개 회사가 상당히 달랐다"고 말했습니다. SK텔레콤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대응을 했다"며 이러한 노력이 고객 회복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평가했습니다.
SK텔레콤은 경영 정상화를 넘어 고객이 체감할 수 있는 서비스 개선과 보안 강화를 지속하며 신뢰 회복에 주력한다는 방침입니다. 고객 의견을 경영진의 의사결정에 반영하고 전사적인 개선 과제로 연결하는 체계도 강화할 계획입니다.
이혜연 SK텔레콤 고객가치혁신실장은 "신뢰 회복은 회사가 스스로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고객으로부터 직접 판단을 받아야 하는 영역"이라며 "고객의 목소리를 지속적으로 듣고 이를 본질적인 변화로 연결해 고객의 일상에서 신뢰할 수 있는 회사로 거듭나겠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정보보안과 고객 보호를 일상화해 고객에 대한 기본적인 책임을 다하겠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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