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길 바쁜 조선업계, 총파업 준비에 '노사갈등'
공론의 장 필요 vs. 불안정성 심화
2016-07-13 16:56:34 2016-07-13 16:56:34
[뉴스토마토 이보라기자] 구조조정으로 갈길이 먼 조선업계의 노사갈등까지 점화되면서 구조조정이 차질을 빚고 있다.  8개 조선업체 노동조합으로 구성된 조선노동조합연대(조선노연)가 총파업을 예고했고, 개별 업체 차원에서도 파업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파업이 현실화되면 남은 플랜트 건조 및 구조조정에 차질을 빚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조선노연은 13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의 일방적인 구조조정에 반대한다"면서 "오는 20일 총파업을 단행한다"고 밝혔다. 사진/뉴스토마토
 
13일 조선노연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노동자들에게만 책임을 전가하는 일방적 구조조정에 반대한다"면서 "오는 20일 총파업을 단행한다"고 밝혔다. 조선노연은 "20일 파업은 조선노연에 속한 8개 업체 중 쟁의권을 확보한 5개 업체 3만여명과, 나머지 세 개업체 5000여명 등 총 3만5000여명이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들은 정부의 구조조정 방침에 대해 의구심을 표하며 정부가 대화의 장에 나올 것을 촉구했다. 황우찬 조선노연 공동의장(금속노조 부위원장)은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의 경우 그간 흑자를 냈는데도 불구하고 분사와 노동자 해고 등이 자행되고 있다"면서 "지금의 구조조정은 한국 조선업을 망하게 하는 구조조정"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파업을 위한 파업'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해고 위주의 구조조정에 반대하며 정부 및 이해관계자들이 모여 올바른 구조조정의 방향에 대해 머리를 맞대보자고 강조했다.  김종훈 무소속의원은 "'구조조정을 위한 구조조정' 이 현실"이라며 "(정부가)최소한의 대화창구는 열어줘야하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변성준 삼성중공업 노동자협의회 위원장은 "정부가 플랜트를 미래먹거리라고 했는데, 문제점이 나타났으면 지원하고 고쳐줘야하는데, (플랜트를)하라고 해놓고 모든 책임을 노동자에게 지우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조선노연은 20일 총파업 이후에도 정부가 조선업 구조조정을 단행한다면 추가파업도 불사한다는 계획이다.
 
개별업체 차원에서도 움직이고 있다. 이 중에서도 삼성중공업 노동자협의회가 가장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삼성중공업 노협은 지난 7일 4시간 일부 파업을 진행했고, 오는 15일 연가투쟁을 앞두고 있다. 대우조선해양 노조는 지난 7일 재투표를 통해 88% 의 동의로 파업을 가결했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이날부터 파업을 위한 조합원 찬반투표를 시작했다. 가결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하지만 조선업계 노동조합의 파업을 바라보는 시선은 곱지만은 않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조선사 수주 및 수주잔고 급감, 영업실적 등을 감안하면 조선사 전반적으로 사업안정성 및 운영효율성이 악화되고 있다"면서 "노조의 파업은 이러한 불안정성을 가중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조선업을 특별고용지원업종으로 지정하면서 파업을 예고한 조선3사를 제외시킨 정부 역시 부정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다.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은 "노동계가 파업한다고 하면 국민에 대한 설득력이 떨어진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보라 기자 bora1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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