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기자
투자형 기술금융 순항 중…5개월간 110건
기술금융 평가서 참고 지표 활용 영향…만족도 제고·모형개선은 과제
2016-10-12 14:18:40 2016-10-12 18:18:17
[뉴스토마토 윤석진기자] 정부가 신성장 동력이 될만한 신생 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마련한 '투자형 기술금융'이 순항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이나 펀드, 벤처캐피탈(VC)이 어떤 기업에 투자하기 앞서 기술금융평가기관(TCB)이 내놓는 투자형 기술금융 평가서를 참고 지표로 활용한 덕분이다.  
 
다만, 기술금융에 대한 만족도를 높이고, 평가 모형에 대한 신뢰도를 재고하는 것 등이 과제로 지목된다.  
 
12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4월부터 8월 말까지 한국기업데이터, 나이스평가정보, 이크레더블, 기술보증기금'투자형 기술금융'을 통한 투자형 기술금융 건수는 총 110건으로 집계됐다. 한 달에 22건꼴로 투자형 기술금융 평가서를 이용한 것이다. 
 
A은행권 기술금융 담당자는 "은행에서 이뤄지는 직접 투자 실적을 보면, 110건이란 수치가 적은 것은 아니다"라며 "직접 투자는 대출과 달리 검토 과정에서 탈락하는 경우가 많은 데, 한 달에 20건이 넘는 투자용 기술금융 평가가 이뤄졌다는 것은 주목할 만한 일"이라고 말했다.
 
투자형 기술금융은 기업의 기술력과 성장성만을 100% 고려해 투자 여부를 결정하는 것으로, 신용도와 기술력을 고려하는 대출형 기술금융에서 진일보한 평가 방식이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4월21일 은행권 기술금융 실적 우수 은행으로 선정된 서울 중구 신한은행 본점 창조금
융지원실을 방문해 조용병 신한은행장의 안내를 받고 있다. 사진/뉴시스
 
기술력을 지닌 신생 업체가 투자금을 끌어모을 때는 기술 인증서로, 투자 기업을 물색하는 은행·VC의 경우에는 투자 여부를 판단하는 참고 자료로 활용하고 있는데, 최근에는 은행들의 참여가 두드러진다.  
 
지난 8월 우리은행은 투자형 기술금융평가에 기반한 700억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하기로 했다. 신한은행은 오는 4분기 중 창업 7년 이내의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300억원 규모의 '기술가치평가투자펀드'를 결성할 예정이다.   
 
금융당국은 지난 4월부터 시작된 투자형 기술금융을 통해 기술력만 확인되면 미리 조성된 펀드로 투자지원을 해줘 투자자에게는 수익을, 해당 기업에는 자본금을 수혈해 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전까지 VC에 의한 투자는 인적 네트워크에 의존하는 경향이 있고 기업발굴이 체계적이지 않다는 지적이 있어왔다. 그러나 기술금융에 대한 전반적인 만족도가 낮아진 데다 평가 모형에 대한 의구심도 남아 있아, 제도 개선이 시급한 상황이다. 
 
실제로 지난 11일 금융위가 발표한 기술금융 설문조사에 따르면 중소기업의 기술금융 전반에 대한 만족도는 3.90점(5점 만점)으로 작년 말 조사 때보다 0.02점 하락했다.
 
TCB 평가의 전문성과 객관성을 제고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이에 따라 금융위는 오는 4분기 중에 이번 실태점검 결과 등을 기반으로 기술금융의 내실 있는 성장을 위해 추가적인 제도 개선을 추진해 나갈 예정이다. 또 평가지표 개선을 통해 테크 평가를 공정하고 은행의 자발적 노력을 활성화시킬 수 있는 방향으로 유도하고, TCB평가서의 신뢰도를 높일 방침이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투자형 기술금융은 지난 4월에 시작한 만큼 아직 시행 초기 단계다"라며 "밴처캐피탈, 은행들로부터 평가서에 대한 의견을 들어 보고 활성화 방안을 모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대출형 기술금융이 3년간 개량·발전됐듯이 투자형 기술금융 모형도 시장과 같이 호흡하면서 개선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윤석진 기자 ddagu@etomato.com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지난 뉴스레터 보기 구독하기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