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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돼지열병 한달…멧돼지 경계방역 관리 '관건'
한달새 15만 돼지 살처분…방역과정 '구멍' 대응 집중
2019-10-16 17:39:13 2019-10-16 17:39:13
[뉴스토마토 김하늬 기자] 우리나라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발생한 지 한 달이다. 최근에는 야생멧돼지에서 잇따라 바이러스가 검출되면서 언제 크게 불거질 지 모르는 상황이다. 방역 전문가들은 향후 산발적으로 추가 발생할 수 있어 경기 북부 뿐 아니라 전국적인 멧돼지 관리가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16일 김현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정부세종청사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 상황점검회의를 열고 있다. 사진/농림축산식품부
 
16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달 17일 돼지열병이 파주에서 처음 발생 후 한달간 이날 오전까지 14, 154548마리의 돼지를 살처분 했다. 방역당국은 국내 첫 발생이라는 점과 경기 남부 확산을 필사적으로 막기 위해 강화도 내 모든 돼지를 살처분 하고, 파주·김포·연천의 전 개체를 수매·살처분 했다.
 
돼지열병이 집중발생한 지역의 관내 모든 돼지를 살처분 하고, 중점관리지역과 발생·완충 지역으로 구분해 관리해 방역에 집중한 점은 강력한 대응으로 꼽힌다. 특히 중점관리지역의 일시이동중지 등을 통해 바이러스가 확산되지 않도록 한 점도 경기 남부로의 확산을 막는데 일조한 것으로 평가된다.
 
16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달 17일 돼지열병이 파주에서 처음 발생 후 한달간 이날 오전까지 14건, 총 15만4548마리의 돼지를 살처분했다. 사진/뉴시스
 
하지만 방역과정에서 '구멍'도 종종 발견됐다. 관리 사각지대에 있는 소규모 농장의 잔반 급여 여부가 확인되지 않아 확진 판정을 받았다. 11번째 확진을 받은 파주시 적성면 농가의 경우 돼지열병 주요 전파경로로 지적되는 잔반을 돼지에게 먹인 것이다. 미등록·무허가 농가에 대한 누락이 결국 문제를 일으킨 셈이다.
 
특히 야생 멧돼지를 비롯한 야생동물 역시 전파 경로중 하나로 거론됐지만 이에 대한 관리가 미흡했다. 상당한 농장에서 멧돼지 차단 울타리 설치가 미흡한 것으로 조사됐고, 멧돼지에 대해 초기대응에 실패했다. 무엇보다 전문가들이 멧돼지가 아프리카돼지열병의 주요 감염 경로 가운데 하나로 지목했음에도 불구하고, 환경부가 극히 낮게 본 책임은 피해가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야생 멧돼지에서는 이날까지 아프리카돼지열병 바이러스가 총 7건 검출됐고, 6번째 폐사체는 민통선 이남에서 발견됐다. 멧돼지를 상대로 한 총기 사용을 계속 금지하다가 최근에서야 총기 사용을 허용하는 등 늦장대응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16일 김현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정부세종청사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 상황점검회의를 열고 있다. 사진/농림축산식품부
 
방역당국과 전문가들은 산간 멧돼지 접촉이 가능한 부분을 중심으로 추가로 발생할 여지를 열어두고 있다. 선우선영 건국대 수의대 교수는 "지금까지 원인이 밝혀지지 않고 있지만 최근 흐름을 봐서는 일단락은 될 것 같다""하지만 중국 베트남 등 주변나라에서 계속 발생하고 있기 때문에 위험요소가 있다"고 평가했다. 선우 교수는 "방역당국은 준비해왔던 행동지침이 있어 초기대응은 빨랐지만 미진한 부분이 있었고 개선해 나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멧돼지 문제에 대해 경기북부에만 한정돼있는데 시간이 있을 때 전국의 분포도나 출몰지역, 농가와의 경계 등을 미리 파악해서 사전준비를 해두는게 중요해 보인다"고 조언했다.
 
세종=김하늬 기자 hani4879@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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