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사 마일리지, 절반도 못쓰고 사라져"
20일 국회 '항공마일리지 사용방식 개선을 위한 토론회' 개최
입력 : 2019-11-20 17:10:40 수정 : 2019-11-20 17:10:40
[뉴스토마토 이아경 기자] 직장인 조아라(32·여)씨는 최근 항공사에게 '소멸 예정 마일리지 안내' 이메일을 받았다. 2009년에 적립한 마일리지는 2020년 1월1일 0시가 되면 사라진다는 것. 조씨는 연말까지 여행을 가기도 어려운 상황인데다 마일리지도 애매하게 남아 항공사 로고가 박힌 상품을 구매하는 것으로 아쉬움을 달래야 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한 해에 적립된 항공 마일리지 중 과반수가 넘는 마일리지가 사용되지 못하고 이월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소비자주권시민회의 소비자법률센터 실행위원을 맡고 있는 조지윤 변호사(법무법원 평우)는 '항공마일리지 사용방식 개선을 위한 토론회'에서 "2008년 이후 작년까지 마일리지 사용률은 매년 적립된 마일리지 사용을 기준으로 50%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며 "매년 적립되는 막대한 마일리지를 고려하면 상당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고 지적했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항공 마일리지 적립 1년 이상 소비자 957명의 마일리지 평균 적립량은 3만4772마일, 마일리지 분포는 소량인 5000마일 미만이 30%로 가장 많았다. 2008년 7월 이후 적립한 마일리지를 보유한 소비자의 소멸 예상 마일리지는 평균 1만1750마일로 집계됐다. 
 
19일 국회도서관 소회의실에서 '항공마일리지 사용방식 개선을 위한 토론회'가 열렸다. 사진/뉴스토마토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2008년 약관을 바꿔 각각 2008년 7월, 10월 이후 적립된 마일리지에 유효기간을 10년으로 정했다. 회계상 마일리지는 부채로 잡혀 사용하지 않은 마일리지가 쌓일 수록 부채도 늘어나는 탓이다. 
 
조 변호사는 "항공마일리지가 소멸되는 근본적인 이유는 사용자가 대부분 마일리지를 항공권 구입이나 좌석 승급에 이용하는 추세임에도 보너스 항공권이나 좌석 승급의 공급이 매우 제한적이기 때문"이라며 "소비자 입장에선 마일리지를 쓰고 싶어도 마땅한 사용처가 없다"고 설명했다. 마일리지 사용의 약 95%가 항공권 구입 내지 좌석승급 기회에 집중되고, 물품 구입과 렌트카, 여행사 이용 등은 5%에 불과하다는 것.
 
마일리지 유효기간 및 사용처 제한 등의 문제를 상쇄할 대안으로는 복합결제 시스템이 제시됐다. 현재 공정거래위원회와 대한항공은 복합결제 시범도입을 위한 협의를 진행 중이다. 복합결제가 도입되면 마일리지가 부족해도 나머지를 현금으로 결제해 좌석을 살 수 있다. 현재 미국 델타항공, 독일 루프트한자 등이 도입했다. 
 
다만 복합결제 도입까지는 상당한 고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송상민 공정위 소비자정책국장은 "복합결제는 외국에서도 보편적이진 않다. 단골고객을 대상으로 우대방식으로만 쓴다"면서 "국내 항공사가 이를 시범 도입한다는 것 자체가 굉장히 큰 진전이다. 아직 시행 관련해서는 고민이 많이 필요하다"고 짚었다. 
   
대한항공은  내년 중 복합결제 시범 운영에 나설 계획이나, 정확한 시기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시스템 개발은 물론 마일리지당 현금 전환 비율, 사용할 수 있는 최소 마일리지 기준 등을 정하는데 충분한 논의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아시아나항공은 HDC그룹으로의 인수가 완료되면 이를 검토하겠다는 계획이다.
 
왼쪽부터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항공기 사진/각사
 
이아경 기자 akle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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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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