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바구니 부담 '여전'…시민들 "올해 추석도 비쌌다"
공급 늘리고 할인 쏟았지만…체감 효과는 '반쪽'
"일시적 쿠폰 지급은 한계"…유통 구조 개혁 목소리 높아
2026-09-27 11:05:24 ㅣ 2026-09-27 11:09:12
추석 명절을 이틀 앞둔 23일 경기 수원시 팔달구 못골시장이 장을 보러 온 시민들로 붐비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차철우·이혜지 기자] 올해 추석 4인 가족 차례상 차림 비용이 평균 19만6630원으로 지난해보다 1.5% 하락했으나, 과일과 채소 등 주요 식재료 가격을 접한 시민들의 체감 물가와는 큰 격차를 보였습니다. 정부가 1490억원의 예산을 투입하고 성수품 공급을 계획 대비 109.1%(18만3000톤)까지 늘렸지만, 소비자 10명 중 6명가량(57.1%)만 대책의 효과를 느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일시적인 성수품 방출과 할인쿠폰 지원만으로는 한계가 있는 만큼, 과도한 중간유통마진을 축소하는 근본적인 구조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차례상 비용 1.5%↓…시민 체감은 달랐다
 
27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가 전국 22개 지역 전통시장 17곳과 대형유통업체 36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올해 추석 4인 가족 기준 차례상 차림 비용은 평균 19만6630원으로 집계됐습니다. 이는 지난해 추석과 비교해 1.5% 낮아진 수준입니다. 품목별로는 축산물 가격이 2.5% 올랐으나 과일류(-7.2%), 수산물(-4.9%), 임산물(-8.4%) 가격이 내리며 전체 평균을 끌어내렸습니다.
 
하지만 실제 장을 본 시민들이 느낀 물가는 달랐습니다. <뉴스토마토>가 지난 21일부터 25일까지 시민 21명을 대상으로 추석 장보기 물가를 조사한 결과, 과일과 채소, 육류, 수산물 등의 가격에 부담을 느꼈다는 응답이 이어졌습니다.
 
서울의 40대 주부는 추석 장보기에 약 20만원을 썼다며 "추석만 되면 평소보다 식재료 물가가 크게 올라 요리하기가 꺼려진다"고 말했습니다. 경기 성남시의 50대 교사도 "과일과 채소, 육류를 중심으로 전반적인 가격이 올랐다고 느꼈다"고 답했습니다. 약 40만원을 지출한 부산의 50대 주부는 "과일값이 진짜 비싸졌고, 특히 시금치 가격이 많이 올랐다"고 전했습니다.
 
반면 예년과 비슷한 수준이었다는 반응도 있었습니다. 파주의 30대 직장인은 "전체적으로 지난해와 비슷했으나 채소와 축산물 가격은 다소 높게 느껴졌다"고 했고, 청주의 60대 직장인은 "할인 혜택 덕분에 고기 가격은 비교적 안정적이었다"고 평가했습니다.
 
이번 설문은 소규모(21명) 자체 조사로 전체 소비자의 인식을 대표하는 통계는 아니지만, 공식 차례상 비용과 소비자가 실제 느낀 장보기 부담 사이에 온도 차가 있음을 보여줍니다.
 
(그래픽= 뉴스토마토)
 
공급 늘리고 할인했지만…체감 효과는 엇갈려
 
앞서 정부는 추석 장바구니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성수품 공급과 할인 지원을 대폭 확대했습니다. 올해 성수품 공급량은 평시 대비 1.6배 많은 18만3000톤으로 계획했는데요. 품목별로는 배추·무 등 채소류 1만8000톤, 사과·배 등 과일류 3만2000톤, 소·돼지고기 9만톤, 닭고기 1만7000톤이 공급됐으며, 고등어·명태·오징어 등 수산물은 정부 비축 물량 2만2000톤이 방출됐습니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 14일 기준 사과·배·한우 등 13대 성수품 공급량은 계획 대비 109.1%를 달성했습니다. 아울러 농축산물 할인 지원 예산을 1490억원으로 늘려 전국 4000여개 유통업체에서 주요 성수품과 가격 상승 품목을 최대 40% 할인 판매했습니다.
 
그러나 시민들이 체감한 대책의 효과는 엇갈렸습니다. 설문 응답자 21명 중 57.1%는 정부의 물가 대책이 장보기에 도움이 됐다고 답한 반면, 19.0%는 도움이 되지 않았다고 답했습니다. 보통이거나 잘 모르겠다는 응답은 23.8%였습니다.
 
김해에 사는 50대 전문직 종사자는 "평소 1만4800원 하던 큰 조기가 2만4800원까지 올랐지만, 할인을 받아 1만9800원에 구매했다"며 "전통시장에서 3만5000원 이상 구매해 1만원 상당의 상품권도 받았다"고 전했습니다. 반면 지원을 받았음에도 장보기 부담을 크게 낮추지 못했다는 의견도 잇따랐습니다. 정부 대책이 도움이 되지 않았다고 답한 부산의 50대 직장인을 비롯해, 인천의 50대 주부 역시 "캐시백과 할인은 좋지만 체감 효과가 그리 크진 않았다"고 평가했습니다.
 
올해 추석은 공식 차례상 비용이 지난해보다 하락했음에도 소비자가 느낀 실제 물가 부담 완화로는 이어지지 못한 모습입니다. 특히 과일과 채소, 육류, 수산물 등 품목별 체감 가격에는 차이가 있었습니다. 정부의 공급 확대와 할인 정책 역시 일부 시민에게는 도움이 됐지만 체감 효과가 제한적이었다는 응답도 나왔습니다.
 
소비자들은 수입·비축 물량의 유연한 조절, 장기적인 물가 관리, 유통구조 개선, 할인쿠폰 및 지역화폐 지원 확대 등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를 냈습니다. 명절마다 반복되는 가격 부담을 일시적 할인으로 상쇄하기보다, 평상시에도 안정적인 가격이 유지될 수 있는 근본적 체계가 구축되어야 한다는 취지입니다. 성남의 50대 교사는 "중간유통마진을 없애고 생산자에게 수익이 돌아가는 유통구조 마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습니다. 김해의 50대 전문직 종사자 역시 "중간마진 부담이 크다"며 생산자와 소비자의 직접 연결 구조를 강조했습니다.
 
추석 명절을 이틀 앞둔 지난 22일 서울 이마트 용산점에 장을 보는 시민들로 붐비고 있다. (사진=뉴시스)
 
차철우 기자 chamato@etomato.com
이혜지 기자 zizi@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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