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유미 기자] 코스피가 장중 처음으로 3900선을 돌파하며 사상 최고치를 새로 썼지만, 고점 부담과 환율 급등 여파로 결국 하락 마감했습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비롯한 반도체 대형주가 약세로 돌아섰고, 자동차·이차전지 업종에서도 실망 매물이 이어졌습니다. 다만 전력설비와 방산주는 호실적과 지정학적 리스크에 힘입어 상승세를 보이며 장중 시장 하락을 일부 방어했습니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3883.68)보다 38.12포인트(0.98%) 하락한 3845.56에 장을 마쳤습니다. 지수는 전장보다 47.89포인트(1.23%) 내린 3835.79로 출발해 3822.33까지 물러났지만, 낙폭을 점차 줄이며 반등해 사상 처음으로 3900선을 돌파한 뒤 3902.21까지 치솟았습니다. 그러나 고점 부담에다 환율 변동성 때문에 다시 약세로 돌아섰습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개인투자자들은 이날 하루에만 7471억원어치를 순매수했습니다. 외국인과 기관이 '팔자'로 돌아서 각각 4090억원, 3985억원을 순매도했습니다.
코스닥 지수는 전 거래일(879.15)보다 7.12포인트(0.81%) 내린 872.03에 거래를 종료했습니다. 이날 코스닥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5.02포인트(0.57%) 내린 874.13에 거래를 시작해 장중 상승세로 전환했다 하락 마감했습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코스피는 원·달러 환율이 1440원까지 급등하면서 증시 변동성을 키우고 있다"며 "장 초반에는 미국을 방문한 무역 대표단의 '진전이 있었다'는 논평과 함께 증시가 회복세를 보이는 듯했지만 한국은행 금통위 종료 이후 환율이 빠르게 상승하면서 코스피 지수는 장중 상승폭을 반납, 통화정책에 대한 실망감이 오히려 환율 변동성을 키운 것으로 추정된다"고 분석했습니다.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예정된 한미 정상회담의 수혜주로 떠올랐던 자동차, 조선 등 업종도 약세를 보였습니다. 한국 무역대표단의 추가 방미 협상이 있었지만 여전히 남아 있는 쟁점과 논의가 더 필요하다는 발언에 실망 매물이 출회된 것으로 풀이됩니다. 이날 정규장에서는
현대차(005380)(-3.45%),
기아(000270)(-2.62%),
현대모비스(012330)(-2.70%),
한온시스템(018880)(-2.40%) 등이 일제히 하락했습니다.
임정은 KB증권 연구원은 "코스피는 4000포인트까지 약 3.8% 남은 상황에서 환율 변동성과 차익실현 움직임에 숨 고르기가 나타났지만, 견조한 증시 흐름은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주간거래 종가(1429.8원)보다 9.8원 오른 1439.6원에 주간 거래를 마감했습니다.
23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신유미 기자 yumix@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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