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규하 기자] "해양수산부의 부산 이전과 관련해 조직·기능 강화 비판이 있지만, 12월 안에 9개 부처 공무원이 파견된 '북극항로 추진본부'를 설치, 해수부 기능이 10배, 100배 이상 강화될 것입니다. 또 HMM 이전에 앞서 '정부 지분이 없는 민간 해운 대기업의 부산 이전' 퍼포먼스가 일단락됐으며 12월 초에 발표할 예정입니다."
전재수 해수부 장관은 24일 뉴스토마토의 <이광재의 끝내주는 경제>에 출연, 해수부 이전을 둘러싼 조직·기능 강화 등에 대해 이같이 밝혔습니다. 이는 해양 분야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대폭적 확장을 시사하는 계획으로 단순한 부처 이전이 아닌 정부 내 9개 부처가 함께하는 대규모 협력 체계가 부산에 구축된다는 의미입니다.
특히 "'북극항로 추진본부' 설치를 통해 기존 부처 간 분절됐던 해양·항만·해운·물류·해사·외교 정책이 부산에서 통합적으로 운영될 것이라고 언급했습니다. 이 협력 체계에는 산업통상자원부 등 핵심 부처 공무원이 파견돼 연계 작업을 수행하게 됩니다.
전재수 해양수산부 장관이 지난 9월11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해수부 부산 연말 이전에 대해서는 "지난 20년 동안 해양수도 부산이라고 노래를 불러왔다. 여야를 막론하고 '해양수도 부산'하겠다고 그래놓고 선거 끝나면 전부 나 몰라라 했다"며 "이 세월이 20년이다. 근데 12월31일까지 해수부를 부산으로, 완전 원샷으로 공직자 850명이 한꺼번에 다 내려간다. 12월31일까지는 다 되고 그 전에 개청식을 하게 될 것"이라고 언급했습니다.
그러면서 "해양수도 해수부 이전 특별법이 아니고 정확하게는 부산 해양수도 이전 기관 지원에 관한 특별법"이라며 "이게 왜 중요하냐면 대한민국 법체계상 부산을 해양수도로 스펙을 팍 박은 겁니다. 부산을 해양수도로 규정하는 겁니다. 지난 20년 동안 정치적 수사로서 불러왔는데 이제 부산을 대한민국 법체계상 부산 해양수도로 규정을 한 겁니다. 대단히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민간 해운업계의 상징적인 움직임으로 정부 지분이 전혀 없는 완전한 민간 대기업 해운사가 부산 이전하는 퍼포먼스가 거의 마무리됐다는 점도 알렸습니다. 단순한 행정 이전을 넘어 산업 주체가 부산을 중심지로 이전하는 방안과 관련해서는 12월 초 공식 발표를 예고했습니다.
그러면서도 "추진 과정을 일방적으로 밀어붙일 수 없다"며 "절차와 과정을 거치고 그 구성원들이 충분히 자신들의 이야기를 할 수 있는 테이블을 마련할 것이다. HMM은 정부의 공적자금, 국민들의 세금인 이 공적자금 투입으로 오늘날의 HMM이 있는 것이 아니다. 공적자금에다 HMM 구성원들의 희생, 헌신이 결합돼 오늘날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1위 해운선사, 세계 8위의 해운 선사가 된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해양수도 경제 엔진을 위한 '동남투자공사'와 관련해서는 "기업, 공공기관도 가고 중앙정부도 내려가는데 기본적으로 이것만 가지고 되지 않는다. 북극 항로 경제적 효과가 많이 있을 텐데 배후 수출용 산업단지와 믹스를 시켜 시너지 효과를 내야 된다. 그러려면 기업을 발굴하고 없는 시장도 발굴, 진흥시키고 육성을 시키면 막대한 투자 재원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전재수 해양수산부 장관이 24일 뉴스토마토의 <이광재의 끝내주는 경제>에 출연해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이어 "동남투자공사가 전문적으로 투자할 수 있는 국책기관이 있어야 되는데, 이번 정기국회에 동남투자공사법을 통과시켜 자본금 3조 그리고 레버리지 15배, 50조 정도의 신속하고도 안정적인 투자 재원을 만들 것이다. 2027년도 상반기부터 투자 업무를 개시를 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북극항로에 대해서는 "현재 수에즈 운하, 난방 항로라고 하는데 부산항에서 출발해 로테르담까지 40일 걸린다. 북극항로로는 1만5000km, 20일이면 도착한다. 비용으로 따지면 중국이 첫 번째 컨테이너 정기 노선을 개설해가지고 갔지 않습니까. 300만달러"라고 말했습니다.
전 장관은 "북극으로 가져오게 되는 경제적 이익의 요만큼밖에 안 되는 것이고 사실은 새로운 극지 경제가 열리게 된다"며 "더 중요한 것은 IMO(세계해사기구)가 작년 7월부터 북극항로를 다니는 모든 배는 친환경 선박만 다닐 수가 있다. 환경오염이 되면 안 되니까. 친환경 선박 발주가 엄청 늘어난다. 가장 강력한 경쟁력을 가지고 있는 것이 대한민국 울산, 부산, 거제도로 이어지는 세계 최강의 조선 벨트다. 친환경 선박에 대한 발주가 이뤄질 것이고 가장 큰 수혜를 보는 것이 대한민국"이라고 말했습니다.
아울러 "배 위에 있는 수출용 산업단지와 적절하게 믹스해 서울 수도권과 대등하게 경쟁할 수 있는 경제 공동체를 한반도 남단 땅에 만든다"며 "대한민국이 성장 엔진 하나만 가지고서 위태롭게 달랑달랑 날고 있는 지금 이 현실을 타개하고 성장 엔진을 한반도 남단에 하나 더 만들어 안정적이고 지속 가능한 성장이 가능케 할 수 있다는 이런 프로그램을 가지고 진행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24일 이광재 전 강원도지사가 진행하는 뉴스토마토의 <이광재의 끝내주는 경제>에 전재수 해양수산부 장관이 출연,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대한민국 생존의 길이 다극 체제로의 전환이라는 점도 분명히 했습니다.
전재수 장관은 "고도 성장, 압축 성장의 모델이었던 서울 수도권 일극 체제는 대한민국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담보할 수가 없다. 오히려 장애물이 되고 있다"며 "서울 수도권은 미어터져서 죽고 나머지 지역은 말라비틀어져 죽고 있다. 우리는 서울 수도권과 대등하게 경쟁할 수 있는 경제 권역, 경제 공동체를 만들어 서울 수도권 일극 체제가 다극 체제로 나아가는 길만이 대한민국이 생존하고 살아갈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해수부가 컨트롤 타워로 대한민국에 다극 체제를 만들어내겠다. 이것이 대한민국이 살 수 있는 유일한 길이고 대한민국의 새로운 다극 체제로 나아가는 전환점"이라며 "이런 사명감을 가지고 열심히 일을 하고 있다. 어떤 장관이 오든 어떤 정권이 들어서든 돌이킬 수 없는 대세로 만들기 위해 콘크리트보다 더 단단한 인프라를 반드시 깔겠다는 다짐의 말씀을 여러분들께 꼭 드리고 싶다. 열과 성을 다해서 일하겠다"고 피력했습니다.
이규하 기자 judi@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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