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차철우 기자] 이재명 대통령은 취임 이후 미국과 관세 협상 타결·핵연료 추진잠수함(핵잠) 건조 승인·한반도 END(교류·관계 정상화·비핵화) 이니셔티브 제시 등을 통해 국익 중심 실용외교를 선보였습니다. 이 대통령은 주요 7개국(G7)을 시작으로 주요 20개국(G20)까지 숨 가쁘게 순방 활동을 펼쳐왔는데요. 지난 6월 취임 이후 반년 만에 '정상외교'를 복원해냈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특히 양자·다자 무대를 병행하며 교착됐던 외교 의제를 단계적으로 재가동한 점은 이재명정부 외교의 가장 큰 성과로 꼽힙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해외순방만 6회…전 세계에 한국 복귀 '천명'
<한국갤럽>이 28일 발표한 11월 4주차 여론조사 결과(지난 25~27일 조사·만 18세 이상 유권자 1000명·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응답률 11.9%·전화면접조사), 이 대통령 긍정 평가 1위로 '외교'(43%)가 꼽혔습니다. 이 대통령은 6개월간 다자외교 무대를 통해 국제사회에 한국의 복귀를 알렸습니다. 취임 직후부터 지금까지 한 달에 한 번꼴로 해외에서 외교전을 펼쳤습니다. 공식 해외순방은 6회로, 외교 복원에 총력을 기울였습니다.(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그는 지난 6월 취임 2주 만에 첫 순방지로 G7 정상회의에 참석했습니다. 이 자리에서 이 대통령은 정상회의 공식행사 참석을 시작으로 의장국인 캐나다를 포함 유럽연합(EU) 지도부·영국·남아프리카공화국(남아공)·일본·인도·호주·멕시코 정상 등과 10차례 양자회담을 가졌습니다. 다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첫 만남은 불발돼 아쉬움을 남겼습니다.
이 대통령의 다음 행선지는 일본과 미국이었습니다. 미국보다 일본을 먼저 방문해 양국 관계를 점검, 조율한 뒤 미국과의 관세 협의를 이어가는 방법을 택했는데요. 단순한 양자 외교가 아닌 아시아 내 균형을 강조한 셈입니다. 이 대통령과 이시바 시게루 전 일본 총리는 정상회담 이후 셔틀외교 복원과 미래 지향적 관계 구축에 뜻을 모으며 17년 만에 공동발표문을 채택했습니다.
이 대통령은 이시바 전 총리와 만남 직후엔 미국으로 건너가 트럼프 대통령과 조우했습니다. 첫 한·미 정상회담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의 '돌발 변수'를 막아냈습니다. 이 대통령은 당시 "트럼프 대통령이 평화를 만드는 피스메이커(Peace Maker)가 되면, 나는 페이스메이커(Pacemaker)가 되겠다"는 발언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마음을 샀습니다. 다만 당시 3500억달러의 대미 투자펀드 조성의 구체성 등 미국이 제시한 대미 청구서의 실체는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특히 대통령실은 합의문이 필요 없을 정도의 잘한 회담이라고 자평했지만 양국의 최종 합의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이후 발표됐습니다.
G20 정상회의 등 중동·아프리카 순방 일정을 마친 이재명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가 지난 26일 경기 성남공항에 도착해 공군1호기에서 내리고 있다. (사진=뉴시스)
주요국과 협력 모색…K-방산 '세일즈 외교'까지 마무리
9월과 10월에는 다자외교로 다른 나라들과 관계를 다졌습니다. 이 대통령은 유엔(UN) 총회에선 유엔안전보장이사회 의장국 자격으로 참석해 인공지능(AI)과 국제 평화·안보를 주제로 한 공개 토의를 주재했습니다. 이 자리에서 이 대통령은 한반도의 평화와 안보가 국제사회 평화·안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END 이니셔티브'를 제시했습니다. END 이니셔티브는 한반도 비핵화 과정을 함께 진전시켜 나가고 비핵화 평화 체제 구상에 대한 국제사회의 이해와 협조를 구한다는 구상입니다.
이 대통령은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정상회의에선 아세안 핵심국인 말레이시아와 자유무역협정(FTA)도 최종 타결했습니다. 아세안+3(한·중·일) 정상회의에선 한국과 아세안 간 포괄적·전략적 동반자 관계(CSP) 비전을 발표했습니다. 이 밖에 동남아시아 주요국과 정상회담을 통한 협력 방안도 논의했습니다.
지난 10월31일부터 지난달 1일까지 경주에서 개최된 APEC 정상회의에선 다자외교와 양자외교가 동시에 이뤄졌습니다. 이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과 두 번째 회동을 했는데요. 이번 회동에서는 양국 간 안보와 경제협력 논의가 심화했습니다. 이 자리에서 이 대통령은 핵잠 건조를 요구하며 미국 측의 승인을 받아냈습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는 첫 만남을 통해 양국 관계 회복의 시작을 알리며 7건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했습니다. 이 밖에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와도 처음 회담하는 등 각국 정상들과 만남을 가졌습니다. 다만 APEC 계기 북·미 정상회담 개최 여부에도 전 세계의 이목이 쏠렸지만 끝내 불발됐습니다.
이 대통령은 올해 마지막 해외순방 지역으로 남아공 G20 정상회의 계기 중동·아프리카를 택했습니다. 이 대통령은 아랍에미리트(UAE)·이집트·튀르키예를 방문해 본격 K-방산 '세일즈 외교'에 나섰습니다. 아울러 중동 국가와 원전, AI 등에 대해 협력을 모색했습니다. 이 대통령은 이번 순방을 통해 한국 기업의 중동 진출과 지속 가능한 협력 기반 마련에 주력했습니다. G20 정상회의에선 각 세션에 참석해 다자외교 복원의 초석을 다졌습니다. 독일·프랑스·중국·일본과도 각각 회동하며 외교 지평을 확대했습니다.
차철우 기자 chamato@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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