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배송 풀린다?…대형마트 '환영' VS 소상공인 '반발'
2013년 첫 시행 후 13년 만에 풀린 빗장
대형 유통업계 "실효 따져야하지만, 긍정"
소상공인 "헌법 소원까지 간다…절대 반대"
2026-02-09 15:46:13 2026-02-09 16:39:45
[뉴스토마토 이수정 기자] 당·정·청이 대형마트 새벽배송을 허용키로 방침을 정하면서 유통업계에선 희비가 교차하고 있습니다. 대형마트를 중심으로 한 오프라인 유통업계는 '환영' 의사를 밝혔지만, 소상공인과 전통시장에선 상권 침해를 우려하며 크게 반발하는 모양새입니다.
 
당·정은 9일부터 대형마트의 새벽배송 규제를 폐지하는 유통산업법 개정안 검토에 착수했습니다. 대규모 점포의 영업시간을 제한을 골자로 한 유통산업발전법은 지난 2012년 골목상권 보호를 위해 논의되기 시작해 2013년 본격 시행됐습니다. 
 
이번 결정은 최근 쿠팡 사태로 규제가 경쟁을 제한하고 소비자를 묶어두는 결과를 초래했다는 점이 수면 위로 드러나면서 빠르게 진행됐습니다. 쿠팡이 대형 개인정보 유출 사고를 내고도, 대체 수단이 제한된 유통 구조 탓에 시장 지위를 유지할 수 있었던 상황이 정책적으로 재조명된 겁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정책 변화를 가장 환영한 곳은 대형 유통업계입니다. 새벽배송에 대한 수익성을 따져봐야 하는 관문은 남았지만, 규제가 풀려 있다는 점에서 장기 전략을 세울 수 있게 되어섭니다. 업계 관계자는 "새벽배송 시장에 진입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된 것은 긍정적인 부분"이라며 "다만 이미 온라인 유통 업체가 장악하고 있는 새벽배송 시장에서 얼마만큼의 파이를 가져갈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각 사가 어느 정도까지 새벽배송에 전력을 기울일 수 있는지 계산이 끝나면, 온·오프라인을 아우르는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 것"이라며 "특히 경쟁력이 높아지면 주변 대형마트를 둘러싼 주변 상권을 살리는 데도 일조할 수 있다"라고 덧붙였습니다. 
 
반면 소상공인들은 이번 결정이 전통시장과 골목상권을 지키기 위한 '최후의 보루'를 무너뜨리는 꼴이라며 강력 반발하고 있습니다. 대형마트 새벽배송을 허용할 경우 그 즉시 헌법재판소에 금지 촉구 헌법 소원도 청구하겠다는 입장입니다.
 
소상공인연합회와 전국상인연합회, 한국수퍼마켓협동조합연합회는 지난 6일 공동성명을 통해 "유통산업발전법의 핵심인 영업시간 제한과 의무휴업 제도는 거대 자본을 앞세운 대형 유통업체의 무분별한 확장에서 골목상권을 지켜온 최소한의 안전망"이라며 "이미 온라인 플랫폼의 급성장으로 소상공인들은 벼랑 끝에 몰려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이 가운데 대형마트에 새벽배송 날개까지 달아주는 건 골목상권의 숨통을 완전히 끊어놓겠다는 처사"라며 "당정은 소비자 편익을 명분으로 내세우지만, 현재 생성된 새벽배송 생태계는 그렇다 쳐도, 여기에 대기업들까지 뛰어드는 것은 절대 용납할 수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전문가들은 규제는 과감하게 풀되 골목상권 지원 정책을 장기적인 관점에서 시행해야 한다고 제언했습니다. 이종우 아주대학교 경영학과 겸임교수는 "새벽배송이 이미 핵심으로 자리 잡은 상황인 만큼 대형마트에 대한 새벽배송은 물론 의무휴업까지 풀어야 한다"면서 "하지만 동시에 소상공인을 위해 골목상권 배송 시스템 구축을 지원하고, 현재 저리 대출 위주의 정책보다 나아간 근본적인 상생 정책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한 소비자가 대형마트에서 장을 보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이수정 기자 lsj5986@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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