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계 반복되는 안전사고…안전경영 실효성 '논란'
수백억 투자·안전 조직 신설에도 생산 현장 안전사고 이어져
"형식적 안전관리 한계"…반복위반 사업장 처벌 강화 목소리
2026-06-15 16:23:31 2026-06-15 16:37:44
(오른쪽부터) 경기 시흥시 SPC 삼립 시화공장, 서울 강서구 아워홈 본사.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이혜현 기자] 정부의 중대재해 예방 압박과 기업들의 대규모 안전 투자에도 불구하고 식품·유통업계 현장에서는 유사한 안전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특히 이달 들어 유통 사업장 2곳에서 잇따라 안전사고가 발생하면서 기업들의 안전경영이 형식적 구호에 그치고 있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거셉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미당홀딩스(옛 SPC그룹) 계열사와 아워홈 사업장에서 총 3건의 안전사고가 연이어 발생했습니다. 안전사고 모두 생산라인에서 작업하던 중 발생했으며, 과거에도 유사한 유형의 산업재해가 있었던 사업장입니다.
 
지난 8일 하청업체 소속 직원이 컨베이어벨트에 목이 끼이는 사고가 발생한 아워홈 용인2공장은 작년 4월에도 어묵류 생산라인에서 30대 노동자가 냉각 기계에 목이 끼이는 사고가 발생해 닷새 만에 숨졌습니다. 당시 아워홈은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회사 전 사업 안전관리 시스템을 면밀히 점검하고 전사 안전경영 체계를 확대 강화하겠다"며 사과했지만, 1년 2개월 만에 또다시 끼임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상미당홀딩스 역시 반복되는 산업재해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합니다. 2022년 SPL 평택 제빵공장 사망사고, 2023년 샤니 성남공장 사망사고, 지난해 SPC삼립 시화공장 사망사고 이후 1000억원 규모의 안전경영 투자 확대 계획을 발표하고 안전관리 체계 개선에 나섰습니다.
 
하지만 올해도 안전사고는 계속되고 있습니다. 지난 4월 SPC삼립 시화공장에서 생산설비 작업 중 노동자 2명의 손가락이 기계에 끼이는 사고가 발생한 데 이어, 지난 10일에는 대구 달성군 샤니 공장에서 베트남 국적 노동자가 자동 패닝기 실린더에 팔이 끼이는 사고가 벌어졌습니다.
 
정부의 강도 높은 압박과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에도 유사한 사고가 반복되면서 현장 안전관리의 실효성이 도마위에 올랐습니다. 업계 안팎에서는 안전 설비 확충과 조직 신설에 집중하는 데 비해 실제 작업 현장의 위험요인을 제거하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업계 관계자는 "안전사고의 원인을 단순히 투자 규모 부족에서만 찾기는 어렵다"며 "생산성과 납기 압박이 우선되는 조직문화 속에서 안전 수칙 준수가 후순위로 밀리면서 안전이 조직문화로 정착되지 못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반복적으로 안전사고가 발생하는 기업에 대해서는 가중처벌이 실질적으로 이뤄질 필요가 있으며 노동시간 단축과 인력 확충 등 근본적인 노동환경 개선도 병행돼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법조계는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이후 기업들의 안전경영 기조가 강화됐음에도 유사한 안전사고가 반복되는 배경으로 법 적용의 실효성 부족과 현장 중심의 안전관리 한계를 지목합니다.
 
한정혜 법무법인 서리풀 변호사는 "중대재해처벌법은 사망사고 발생 시 경영책임자에게 1년 이상의 징역형을 규정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대부분 집행유예에 그치고 있다"며 "안전보건 관리 체계 구축 역시 형식적 대응에 머무는 경우가 많아 반복 사고를 막는 데 한계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반복 위반 사업장에 대한 가중처벌 규정이 존재하지만 동일한 경영책임자가 반복 처벌된 사례는 극히 드물다"며 "안전사고는 개별 노동자의 과실보다 안전관리 시스템 전반의 문제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많음에도 현장 관리자에게 책임이 집중되고 경영책임자의 실질적 책임은 상대적으로 흐려지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혜현 기자 hyu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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