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이어 인뱅도 신용대출 조이기…좁아지는 급전 창구
마통 한도 축소·신규 취급 중단
2026-06-17 10:40:12 2026-06-17 14:49:03
[뉴스토마토 이재희 기자] 시중은행에 이어 인터넷전문은행까지 신용대출과 마이너스통장 한도를 잇달아 축소하면서 급전이 필요한 차주들의 자금 조달 여건이 빠르게 악화되고 있습니다. 금융당국이 가계대출 관리 강화를 주문하자 은행권이 일제히 신용대출 조이기에 나서면서 실수요자들의 부담도 커질 전망입니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NH농협은행은 오는 19일부터 가계자금 목적 신용대출 최대 한도를 기존보다 축소해 1억원으로 제한합니다. 마이너스통장 역시 최대 한도를 1억원으로 묶고, 대출 가능 금액도 본인 연소득의 50% 이내로 제한하기로 했습니다.
 
인뱅들도 비슷한 방향의 규제 강화에 나섰습니다. 시중은행의 대출 문턱이 높아지면서 차주 수요가 인뱅으로 이동하는 이른바 '풍선효과'가 나타날 조짐을 보이자 선제적으로 대응에 나선 것입니다.
 
카카오뱅크(323410)는 오는 22일부터 마이너스통장 최대 한도를 기존 2억4000만원에서 1억원으로 대폭 축소합니다. 7월부터는 약정 금액 5000만원 이상 마이너스통장 대출을 연장할 때 최근 6개월간 실제 사용 실적을 반영해 한도를 조정하기로 했습니다. 
 
케이뱅크(279570)는 16일부터 7월까지 신규 마이너스통장 판매를 중단합니다. 마이너스통장 최대 한도는 3억원 수준으로 업계 최고 수준이었지만 가계대출 관리 차원에서 공급을 잠정 중단하기로 했습니다. 
 
토스뱅크 역시 18일부터 신용대출 최대 한도를 기존 3억원에서 1억원으로 낮추고 마이너스통장 한도도 1억5000만원에서 5000만원으로 축소합니다. 이달 24일부터는 최근 3개월간 한도 사용률이 40% 이하인 계좌에 대해 최소 감액률을 기존 20%에서 30%로 높이고 최대 40%까지 한도를 줄일 예정입니다. 
 
은행권이 이처럼 신용대출 관리 강화에 나선 배경에는 금융당국의 강한 압박이 있습니다. 신진창 금융위 사무처장은 지난 11일 열린 가계부채 점검회의에서 "5월 주담대 증가 폭은 전월보다 줄었지만 가정의 달 자금 수요와 주식시장 영향 등으로 마이너스통장 대출 중심의 기타대출 증가 폭이 크게 확대됐다"며 "주담대가 다시 확대될 가능성이 있고 신용대출 변동성도 커질 수 있는 만큼 금융권이 선제적인 가계대출 관리 조치를 더욱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에 은행들은 고액 연봉자 대상 신규 신용대출 한도를 줄이고 중도상환수수료 면제를 통한 조기 상환 유도 등 자체 관리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습니다. 금융위도 가계부채 증가세가 안정될 때까지 비상 관리 체계를 유지하며 금융회사들의 대출 관리 현황을 주 단위로 점검할 방침입니다.
 
문제는 대출 규제 강화에 따른 부작용입니다. 가장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계층은 주택 매수자들입니다. 최근 집값 상승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주담대만으로 부족한 자금을 신용대출이나 마이너스통장으로 보완하려던 수요자들은 자금 조달 계획을 다시 짜야 하는 상황에 놓였습니다.
 
특히 직장인들이 비상금이나 생활자금 용도로 활용해 온 마이너스통장 한도가 축소되면서 개인의 자금 운용 여력도 줄어들 것으로 보입니다. 연소득 대비 대출 한도가 제한되면서 예상치 못한 지출이나 단기 자금 수요에 대응하기가 어려워질 수 있다는 지적입니다.
 
전문가들은 실수요자 피해와 함께 제2금융권으로의 풍선효과 가능성도 우려하고 있습니다. 은행권에서 대출이 어려워진 차주들이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은 저축은행이나 카드론 등으로 이동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서지용 상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이번 은행권의 마이너스통장·신용대출 한도 축소는 주택담보대출만으로 잔금이 부족해 신용대출로 보완하려던 실수요자들에게 직접적인 자금 조달 압박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현금 비중이 낮고 레버리지를 활용하는 매수층을 중심으로 거래 지연이나 계약 포기 사례가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가계대출 건전성 관리 측면에서는 불가피한 조치지만 신용한도 축소로 가계의 유동성이 줄어들 경우 소비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내수 회복 속도를 둔화시키는 부작용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시중은행에 이어 인터넷전문은행까지 신용대출과 마이너스통장 한도를 잇달아 축소하면서 급전이 필요한 차주들의 자금 조달 여건이 빠르게 악화되고 있다. 사진은 서울 시내 한 음식점에 납세고지서 도착 안내문과 대출 전단지가 붙어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이재희 기자 nowhe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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