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항만 불법 드론 '꼼짝마'…손실보상 등 전파법 적용은 '관건'
해수부·항만공사, 국비 등 총 271억원 투입
첨단 탐지·식별 장비로 24시간 실시간 감시
고성능 재머와 포획드론으로 '이중 무력화'
추락 피해 등 손실 보상 문제는 사각지대
"전파법이나 드론통합 등 적용 필요"
2026-07-02 17:48:02 2026-07-02 17:48:02
[뉴스토마토 이규하 기자] 세계 2대 환적 항만인 부산항 국제여객터미널 상공에 미허가 불법 드론 한 대가 굉음을 내며 국가중요시설인 항만 핵심 구역으로 침투했습니다. 종합상황실의 안티드론 시스템 관제 화면이 붉게 물들며 ‘심각’ 단계 경보가 울려 퍼집니다. 현장 대기 중이던 보안 요원이 즉각 이동형 재머(Jamming·전파차단기)를 발사하고 뒤이어 ‘포획 드론’이 특수 그물망을 발사해 제압합니다.
 
빈틈없는 ‘하늘 그물망’ 첫 시연
 
2일 해양수산부와 항만공사가 국비 등 총 271억원을 투입해 본격 가동한 ‘무역항 안티드론 시스템’의 시연 현장 모습입니다. 이 중 해수부가 부담하는 총 국비는 157억원에 달하는 대형 국책 사업입니다. 첨단 레이더와 무선 전파(RF) 스캐너, 포획 드론까지 동원된 현장은 빈틈없는 방호 태세로 미허가 비행 시 즉각 무력화할 수 있는 첨단 장비들로 구성했습니다.
 
 
해양수산부는 국가중요시설인 무역항을 불법 드론의 위협으로부터 보호하고 안정적인 항만 운영을 위해 구축한 ‘무역항 안티드론 시스템’을 7월부터 본격 가동한다고 밝혔다. (사진=뉴스토마토)
 
 
드론이 항만에 접근하면 최신 전투기에 적용되는 고정형 고성능 ‘AESA 레이더’가 최대 반경 3.0km, 탐지고도 60도 범위 내에서 사각지대 없이 전방위를 탐지합니다. 특히 전파 통신 없이 지정된 좌표만으로 침투하는 스텔스 불법 드론까지 잡아낼 수 있습니다. 
 
레이더가 물체를 포착하면 시스템은 1차적으로 새떼 등 자연물과 드론을 구별하기 위해 전파 사용 여부를 확인하는 ‘RF 스캐너’를 연동합니다. RF 스캐너는 반경 3km 이내에서 드론과 조종기 간의 전파를 탐지해 151개 상용 드론 기종 중 어떤 모델인지 식별합니다. 더욱이 드론, 조종사의 위치와 홈 포지션까지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습니다.
 
비인가 불법 드론으로 판명되면 즉각적인 대응 절차가 실행됩니다. 거리별 ‘관심(3km)-주의(2km)-경계(1km)-심각(0.5km)’ 등 총 4단계로 표준 대응 절차(SOP)에 따라 관제 화면에 위험 단계별 알림이 표출되는 식입니다.
 
무력화 단계에서는 전파 차단 장치인 ‘재머’를 활용합니다. 고정형 재머는 반경 1.0km, 이동형 휴대용 재머는 반경 0.5km 이내에 드론 주파수 대역을 차단, 정지(호버링)시키거나 강제 착륙, 회항을 유도할 수 있습니다. 
 
항만 내 선박이나 하역크레인 제어신호 등 운전기가 사용하는 주파수대와의 간섭 우려도 연구용역을 통해 검증하는 등 2차 피해 우려도 최소화했습니다. 물리적 제압에는 국내 제작인 ‘포획 드론’을 투입합니다. 최대 비행시간 25분 스펙을 갖춘 이 포획 드론은 침입 드론에 접근해 특수 그물망을 발사하는 하드킬(Hard-kill) 방식으로 직접 포획할 수 있습니다.
 
 
해양수산부는 국가중요시설인 무역항을 불법 드론의 위협으로부터 보호하고 안정적인 항만 운영을 위해 구축한 ‘무역항 안티드론 시스템’을 7월부터 본격 가동한다고 밝혔다. (사진=뉴스토마토)
 
피해 보상기준 등 사각지대는 걸림돌
 
재원 분담 비율은 해수부 국비와 부산항·인천항·울산항·여수광양항 등 각 항만공사가 사업비를 50대 50으로 매칭 분담했습니다. 매년 발생하는 시스템 유지보수비도 이 ‘5대5’ 분담 협약에 따라 집행하며 매년 총사업비의 약 10%에 달하는 재정을 예산당국에 요청하는 구조입니다.
 
보완, 개선 과제도 만만치 않습니다. 시스템의 하드웨어는 완성됐지만 현장 운용에 적용할 ‘법적 장치’의 완결이 요구되기 때문입니다.
 
가장 큰 걸림돌은 전파 차단이나 포획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사유재산 피해와 인명 사고에 대한 ‘책임 소재’ 여부입니다. 예컨대 요원이 쏜 재머로 인한 불법 드론 추락 시 항만 시설 파손이나 지나가던 행인이 다칠 경우 현행법상 책임과 고소·고발 위험을 감수해야합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전파법’에는 항공법이나 원자력시설법에 근거한 시설의 경우 드론 무력화 과정 발생한 부수적 피해에 대해 정당한 면책 및 보상 청구 조항이 규정돼 있습니다. 그러나 항만 방호의 근거가 되는 ‘국제항해선박 및 항만시설의 보안에 관한 법률(국제선박항만보안법)’은 과기부 전파법의 면책 대상에 빠져 있는 사각지대입니다.
 
현장 관계자는 “현재 부처 간 논의 중이나 대테러센터를 중심으로 범부처 차원의 ‘드론통합법’ 제정 과정에서 구체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김혜정 해수부 해운물류국장은 “군·경·정부기관과 유기적 공조를 통해 위험 단계별로 운영 메뉴얼을 수립, 현장 대응력과 제도적 기반도 단단히 갖춰 나갈 예정”이라며 “우선은 출발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번에 구축한 시스템을 통해 계속 업그레이드를 하고 보완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김 국장은 “최근 전쟁에서도 드론이 주요한 공격수단으로 등장하는 만큼, 국가중요시설인 항만에도 불법 드론의 접근, 침입 등에 대한 대비가 시급하다”며 “2027년부터 여수·광양항을 시작으로 전국 무역항에 단계적으로 시스템이 구축되면 드론을 활용한 불법 침입 방지 등 국가 방호체계가 한층 더 강화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습니다.
 
 
해양수산부는 국가중요시설인 무역항을 불법 드론의 위협으로부터 보호하고 안정적인 항만 운영을 위해 구축한 ‘무역항 안티드론 시스템’을 7월부터 본격 가동한다고 밝혔다. (사진=뉴스토마토)
 
부산=이규하 기자 judi@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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