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 반도체 실어 나를 ‘새 길’ 열어야…공항 물류망 구축 과제로
광주→천안 약 2시간30분…비용·시간 상승
후공정과 항공물류 등 인프라 동시 구축해야
2026-07-08 14:37:48 2026-07-08 15:10:13
[뉴스토마토 오세은 기자] 정부와 삼성전자(005930), SK하이닉스(000660)가 호남권 반도체 클러스터 부지로 광주 군공항을 사실상 확정하면서 반도체를 해외에 공급하는 수단인 항공의 물류체계에도 적잖은 변화가 예상됩니다. 전문가들은 최첨단 메모리 반도체 공장이 들어설 경우 기존 수도권 중심의 생산·물류 동선이 길어지는 데다, 향후 광주 인근에 위치한 무안국제공항 등을 활용하려면 반도체 전용 화물 시설과 대형 화물기 이·착륙이 가능한 활주로 등 공항 물류망 구축이 선행돼야 한다고 보고 있습니다.
 
7일 전남광주 광산구 광주 군공항에서 여객기가 날아오르고 있다. (사진=연합)
 
정부는 지난 6일 ‘3대 메가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추진하는 호남권 반도체 클러스터를 광주 군공항 부지에 조성한다고 밝혔습니다. 업계에서는 해당 부지에 최첨단 메모리 반도체 생산시설이 들어설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습니다. 메모리 반도체는 웨이퍼에 회로를 그리는 ‘전공정’을 거친 뒤, 반도체를 포장하는 마지막 단계인 패키징 작업인 ‘후공정’을 위해 다른 생산 거점으로 이동하는 구조입니다.
 
이 경우 전공정을 마친 웨이퍼는 삼성전자 천안·온양사업장 등 후공정 시설로 운송된 뒤, 인천국제공항을 거쳐 TSMC 등 해외 고객사가 있는 곳으로 공급됩니다. 현재 삼성전자 D램이 생산되는 주요 거점은 평택과 기흥, 화성캠퍼스로, 이곳에서 천안사업장까지는 차량으로 약 45분이 걸립니다. 광주 군공항에서 천안까지는 약 2시간30분이 소요됩니다. 생산 거점과 후공정 시설 간 이동 시간이 약 3배 이상 늘어나면서 물류비와 운송 시간 증가는 불가피할 것으로 관측됩니다.
 
수출 물류 역시 변수입니다. 국내 반도체 항공화물은 대부분 인천공항을 통해 해외로 운송되는데, 호남권 반도체 클러스터가 조성될 경우 새로운 항공 물류망 구축이 필요합니다. 미세한 진동이나 먼지 등을 차단할 수 있는 반도체 전용 화물 시설은 물론, 반도체를 실어나를 대형 전용 화물기 운항 인프라 등이 마련돼야 할 과제로 꼽힙니다.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반도체는 고부가가치이면서 적기에 공급해야 하는 품목이어서 광주에 팹을 짓더라도 후공정과 수출 관문이 충청권·인천권에 남아 있으면 물류비와 운송 시간 증가는 불가피하다”며 “호남권 반도체 클러스터가 경쟁력을 가지려면 공장 유치와 함께 후공정과 항공 물류 등 인프라를 동시에 구축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강경우 한양대 교통물류학과 교수는 “반도체는 적기 운송이 핵심이며, 호남으로의 공급망 이원화는 위기 대응과 안정성 측면에서는 장점이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비용 증가와 경쟁력 저하를 초래할 수 있어 항공 물류체계까지 하나의 클러스터로 구축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했습니다.
 
오세은 기자 os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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