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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토마토 송혜림 기자]
삼성증권(016360)이 미국 보스턴 소재 바이오 기업 인제니아테라퓨틱스의 코스닥 입성을 이끈다. 기업공개(IPO) 시장 위축에도 지난해 바이오·헬스케어 기업 상장을 잇따라 주관한 데 이어 해외 바이오 기업으로 트랙레코드 확장에 나선 모습이다. 다만 인제니아는 지난해와 올해 1분기 영업수익이 발생하지 않은 상태에서 향후 마일스톤 수취와 기술이전 가능성을 반영해 기업가치를 산정했다. 앞서 상장한 바이오 기업들의 주가도 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어, 이번 IPO는 공모 흥행뿐 아니라 상장 이후 실적 가시성 검증이 관건이 될 전망이다.
(사진=인제니아테라퓨틱스 홈페이지)
5년 만의 해외 바이오 기업 코스닥 도전
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미국 보스턴 소재 바이오 기업 인제니아테라퓨틱스(이하 인제니아)는 최근 코스닥 시장 입성을 위한 준비를 마쳤다. 일반 청약은 30일부터 31일까지 이뤄진다. 공모총액은 희망가 하단 기준 600억원, 상단 기준 725억원이다. 대표주관사는 삼성증권으로, 공모 물량 전량을 총액인수하는 구조다. 다만 인제니아는 미국 법인이라는 점에서 일반 주식이 아닌 한국예탁증서(KDR) 형태로 코스닥 상장을 추진한다. 투자자가 취득하는 대상도 원주가 아니라 DR이다.
인제니아는 자체 개발한 원천 플랫폼 기술인 LCIDEC(Ligand Capture, Internalization, Degradation in EC)을 강점으로 갖고 있다. 이 기술은 손상된 안구 미세혈관 구조를 근본적으로 복구하고 질병 원인 단백질을 세포 내부로 끌고 들어가 분해·제거하는 이중 작용 기전을 활용한다. 이를 통해 안구의 내구성을 크게 높여 안구 내 주사를 맞아야 하는 빈도를 평균 16주에서 최대 24주에 1회 수준으로 크게 늘려 편의성을 높였다. 인제니아는 이러한 기술력을 인정받아 기술성평가에서 최고 등급인 'A'를 획득했다.
바이오 기업은 통상 실적보다 연구개발(R&D) 성과나 사업화 가능성에 따라 기업가치가 매겨진다. 파이프라인이나 임상 단계 등 당장 성과를 담보할 수 없는 불확실성 탓에 투자자의 관심을 얻기 어려운 분야로 꼽힌다. 특히 해외 기업은 국가마다 회사법과 상법이 달라 상장 가능 여부부터 까다롭게 따져야 해 시장 진입 장벽이 훨씬 높다. 그럼에도 상장이 원활히 이뤄진 것은 삼성증권의 IB 역량에 따른 결과라는 평가가 나온다.
앞서 상장한 바이오 주가 조정…실적 괴리도 부담
주목할 대목은 이들 기업의 상장 후 실적이다. 대표적으로 항암제와 희귀난치성 질환 약물을 개발하는 알지노믹스의 경우 지난해 연간 매출 79억원을 내며 전년(0원)보단 수익을 냈지만, 당기순손실은 189억원에서 1038억원으로 불어났다. 올해 1분기 역시 4억원으로 전년 대비 매출이 발생했으나 영업손실은 81억원으로 적자 폭이 2배가량 커졌다.
주가 흐름도 갈렸다. 지난해 12월 상장일에는 공모가(2만2500원) 대비 6만7500원 뛴 9만원에 첫 거래를 마치며 '따따블'에 성공하는 등 시장의 이목을 끌었다. 하지만 지난달 1주당 1주를 배정하는 무상증자로 권리락(기준가 4만750원)이 발생하면서 주당 가격이 조정됐고, 지난 8일 종가는 3만1900원을 기록했다. 단순 비교는 어렵지만, 상장 초기 몸값과 견주면 다소 꺾인 흐름이다.
녹십자(006280)의 자회사인 지씨지놈 역시 1분기 영업이익 흑자 전환으로 체질 개선에 성공했지만 주가는 하락했다. 회사 종가는 상장 첫날인 지난해 6월11일 1만1100원에서 약 1년 뒤인 지난 8일 4615원으로 58% 넘게 추락했다. 바이오주 전반의 투자 심리가 위축된 데다 성과 창출까지 시간이 필요한 산업 특성상 기대만큼 수익성이 나오지 않은 영향으로 증권가에선 분석한다.
삼성증권 측은 <IB토마토>에 "개별 기업 이슈보다는 현재 시장 분위기와 연관이 있다고 봐야 한다"라면서 "실제 청약과 상장 초기에 흥행한 종목도 다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지난해 상장한 일부 바이오·헬스케어 기업들의 주가 부진이 이번 인제니아 IPO에 대한 투자심리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 인제니아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 1분기에도 원화 기준 영업수익이 발생하지 않았다. 영업손실은 2024년 105억원에서 지난해 332억원으로 확대됐고, 올해 1분기에도 78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이러한 재무 상황은 최근 금융당국이 면밀히 선별 중인 '기업가치 부풀리기' 규제 대상에도 물망에 오를 가능성이 있다. 앞서 인제니아는 IPO 증권신고서 제출 당시 주당 가치 평가를 위해 주가수익비율(PER) 방식을 활용했다. 국내 제약·바이오 시장에서의 객관적인 비교를 위해
유한양행(000100)과
한미약품(128940),
종근당(185750),
HK이노엔(195940) 등 국내 대표 제약사 4곳을 유사기업으로 선정했다. 평균 PER는 22.89배로 산정됐다.
인제니아와 비교기업 간 규모 차이는 크다. 인제니아가 지난해와 올해 1분기 영업수익을 내지 못한 것과 달리 유한양행은 올해 1분기 매출 5268억원을 기록했다. 한미약품은 3929억원, 종근당은 4478억원, HK이노엔은 2587억원이다. 다만 PER 방식의 핵심은 매출이 아니라 순이익이다. 따라서 단순한 매출 규모 차이보다 현재 적자 상태인 인제니아가 향후 추정 순이익을 바탕으로 몸값을 산정했다는 점이 더 큰 검증 대상이다.
인제니아의 희망공모가액은 DR당 1만2000원~1만4500원이다. 공모가액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회사가 제시한 올해 예상 당기순이익은 140억원, 내년 398억원, 2028년 1921억원이다. 현재 영업수익이 없는 상황에서 남은 기간 기술이전 계약과 마일스톤 수취 등 가시적인 성과가 뒷받침돼야 추정 실적의 신뢰성을 확보할 수 있다.
앞서 금융당국은 지난 4월 '제약·바이오 공시 종합개선을 위한 태스크포스(TF)'를 출범하고 공시 체계 전반에 대한 개편 작업에 착수한 바 있다. IPO 단계에서는 증권신고서를 중심으로 공모가 산정에 활용되는 주요 가정과 추정치의 근거를 보다 정확히 명시하도록 개선하기로 했다. 특히 해당 가정이 어떤 전제에 기반하는지, 전제가 변할 경우 향후 매출과 기업가치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구체적으로 설명하도록 유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특히 인제니아는 외국 바이오 기업이란 점에서 금융당국의 송곳 심사에 앞서 철저한 실사가 이뤄져야 할 것으로 분석된다. 또, 매출 규모와 달리 비교 기업으로 몸집이 큰 기업들을 선정한 만큼 개인 투자자들도 이해 가능한 수준으로 비교 기업 선정 기준과 기술력에 대한 미래 성장성을 제시해야 할 책무가 지워졌다.
삼성증권 측은 <IB토마토>에 "산업 및 사업 유사성, 영업성과 시현, 일반기준, 평가결과 유의성 검토 등을 통해 비교기업을 선정했다"면서 "유사기업은 주력 제품 및 관련 시장, 영업 환경, 성장성 등에 있어 차이가 존재할 수 있다"라고 답했다.
송혜림 기자 divi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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