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상민 기자] 미래에셋그룹의 가상자산거래소 코빗 인수 절차가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 문턱을 넘으면서 전통 금융권과 디지털자산 시장의 결합이 본격화하고 있습니다. 이번 거래는 가상자산 거래소가 단순 매매 중개 사업자를 넘어 금융권의 디지털자산 인프라로 재평가되는 계기가 될 전망입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공정위는 미래에셋컨설팅의 코빗 주식 취득 건에 대해 기업결합을 승인했습니다. 미래에셋컨설팅은 코빗 지분 92.06%를 약 1334억원에 취득할 예정입니다.
공정위는 이번 결합을 증권업과 가상자산 거래소, 자산운영업과 가상자산거래소간 혼합 결합으로 보고 심사했습니다. 업계에 따르면 공정위는 향후 주식 거래 플랫폼과 가상자산거래소가 결합한 서비스나 가상자산 기반 상장지수펀드(ETF) 등이 나올 가능성을 살폈습니다.
이번 인수는 코빗의 경영권 이동을 넘어 금융권이 가상자산거래소를 바라보는 시각이 달라지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큽니다. 그간 거래소는 개인 투자자의 코인 매매 수수료를 기반으로 한 사업자로 인식돼 왔습니다.
하지만 토큰증권발행(STO)과 스테이블코인, 실물연계자산(RWA) 등이 제도권 논의에 오르면서 거래소의 원화마켓 운영 경험과 보안·고객 확인 역량이 금융사의 전략 자산으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미래에셋도 코빗을 디지털자산 사업 확장의 기반으로 활용할 전망입니다. 미래에셋그룹은 증권과 자산운용 부문에서 쌓아온 투자 역량에 코빗의 거래 인프라를 결합해 전통자산과 디지털자산을 함께 다루는 플랫폼 전략을 추진한다는 구상입니다.
코빗 입장에서도 이번 인수는 재도약의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코빗은 국내 최초 가상자산거래소라는 상징성을 갖고 있지만 최근 시장 점유율은 업비트와 빗썸 등에 밀려 낮은 수준에 머무르고 있습니다. 코빗의 국내 시장 점유율은 약 0.5% 수준입니다. 법인의 가상자산 시장 참여가 확대될 경우 금융그룹의 기관·법인 고객 네트워크는 거래소 경쟁력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이성엽 고려대 기술경영전문대학원 교수는 "전통 금융이나 플랫폼 기업 입장에서는 새로운 수익원과 스테이블코인 등 새로운 결제 시대에 대비하기 위해 블록체인 기업이 필요하고, 블록체인 기업 입장에서는 제도권으로 편입될 필요가 있다"며 "양측의 이해가 맞아떨어진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가상자산은 이용자 보호법을 넘어 사업 근거에 관한 제도화 요구가 이어지고 있는 만큼 장기적으로 제도권에 편입될 가능성이 있다"며 "미래에셋도 이런 흐름에 대비해 가상자산을 포트폴리오 전략의 하나로 확보하려는 차원으로 보인다"고 설명했습니다.
업계에서는 미래에셋의 코빗 인수가 향후 다른 원화거래소의 지배구조 변화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옵니다. 네이버파이낸셜과 두나무는 포괄적 주식교환을 추진하고 있지만 공정위 기업결합 심사와 금융당국 신고 절차 등을 이유로 일정이 올해 말까지 조정된 상태입니다.
이번 코빗 인수 승인이 그간 법적 근거 부재로 지지부진했던 다른 거래소들의 지배구조 정리에도 물꼬를 틀 수 있다는 기대감이 도는 것입니다. 가상자산업계 관계자는 "증권사들도 STO 법 통과와 가이드라인 발표 이후 사업을 준비해 왔지만 그동안 명확한 심사 기준이 없어 지지부진한 측면이 있었다"며 "이번 사례를 계기로 관련 기업들의 지배구조 정리 작업에도 속도가 붙을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이번 승인이 개별 사안에 대한 심사일 뿐, 가상자산업 전반의 법적 근거가 여전히 미비하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이 교수는 "개별 인수·합병 건을 심사 방식으로 대응하는 데는 한계가 있는 만큼, 가상자산 사업 전반을 아우르는 법적 근거 마련이 시급하다"고 덧붙였습니다.
공정위는 미래에셋컨설팅의 코빗 주식 취득 건에 대해 기업결합을 승인했다.(사진=뉴시스)
신상민 기자 lmez0810@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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