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양균 기자] 최근 이재명 대통령이 사람유두종바이러스(HPV) 9가 백신 도입을 거론하고, 정부도 내년 국가예방접종(NIP)에 해당 백신 도입을 위한 예산 확보에 나선 것으로 알려지면서 현재 비급여로 판매 중인 이 제품의 NIP 공급 가격에 관심이 커지고 있습니다.
이 대통령은 지난 16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보건복지부 업무보고에서 지난 5월부터 만12세(2014년생) 남성 청소년에 대해 무료 접종을 거론했습니다. 이 대통령은 임승관 질병관리청장에게 “하나 더 남은 과제가 있지 않느냐”며 “좀 품질이 더 나은 비싼 것”이라고 거론했습니다.
현재 국가예방접종(NIP)를 통해 국민에게 무료 지원되는 백신은 MSD의 ‘가다실 4가’ 백신이고, 대통령이 언급한 ‘더 비싼’ 백신이 바로 ‘가다실 9가’입니다. 가다실 4가는 HPV 바이러스 6·11·16·18형 예방하는 백신이고, 9가는 여기에 31·33·45·52·58형이 추가돼 예방 범위를 96.7%까지 확대한 제품입니다.
지난 16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보건복지부 및 산하기관 업무보고에서 이재명 대통령은 HPV 9가 도입을 거론했다. (사진=KTV 캡쳐)
그간 질병청은 “특정 백신질병부담, 백신효과, 비용-효과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HPV 9가 백신으로의 전환 필요성에 공감한다”며 “근거자료에 기반해 도입 가능성을 지속 검토하고 있다”는 입장이었습니다. 하지만 업무보고에서 임승관 질병청장이 “내년부터 9가 백신으로 접종하도록 재정당국과 협의 중”이라며 “연간 예산 추가 예산 소요는 100억원 이내”라고 밝히면서 도입이 사실상 기정사실로 됐음이 확인됐습니다.
애초 질병청은 가다실 9가 도입에 약 107억원이 추가 소요될 것으로 전망했지만, 접종률 등에 따라 액수는 일부 바뀔 수 있습니다. 이미 12세 남아 접종 지원을 위해 질병청은 올해 예산을 303억원으로 증액한 상황. 여기에 가다실 9가가 도입으로 100억원이 추가된다면 400여억원의 예산이 가다실 9가 백신의 국가예방접종(NIP) 도입에 듭니다.
접종 이득에 대해서 임 청장은 “여성 자궁경부암 등 여성 건강 예방 백신으로, 남성도 다양한 암종이나 성기사마귀증을 예방하는 편익, 공동체에 보호하는 집단 면역 기능도 있다”고 추켜세웠지만, 해당 백신의 NIP 도입 가격 형성을 두고 우려도 적지 않습니다. MSD 측의 이른바 ‘기습 가격 인상’ 전례 때문입니다.
한국MSD는 지난 2021년 4월 가다실 9가 가격을 15% 인상한데 이어 이듬해 7월 추가로 8.5%를 더 올립니다. 이에 따라 최초 공급가 10만6300원은 1년여만에 14만5900원으로 25% 급상승했습니니다. 현재는 회당 15~21만원 선에서 소비자가가 형성돼 있습니다. 3회 접종 시 70만원 이상이 소요됩니다.
물론 시장 가격과 국가예방접종사업(NIP) 도입 가격은 다릅니다. 정부 예산 편성 및 입찰 절차에 따라 결정되기 때문입니다. 관련해 앞서 한국MSD 측은 본지에 “NIP 도입 가격은 민간 가격과 직접적으로 연동되지 않는 별도의 사안”이라며 “국가예방접종사업 관련 가격 또한 결정된 바 없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그렇지만 민간 공급 가격이 오르면 NIP 도입 가격도 그 영향에서 벗어날 수는 없습니다.
아울러 가다실 9가 이외에 선택지가 없다는 점도 문제입니다. 현재 가다실 9가 백신은 관련 시장에서 70% 이상의 점유율을 갖고 있으며, 2023년 기준 국내 가다실 9가 백신 매출은 1064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김양균 기자 kyu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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