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현대건설, 준공했는데 절반 넘게 미분양…반달섬 2차 회수 '안갯속'
분양예정액 1.2조 중 5457억원 계약…분양률 46%
공정률 80% 넘었지만 분양률 제자리…준공 후 미분양
대손·기한연장 미정…잔여 물량 대주단과 협의
2026-08-26 07:20:00 2026-08-26 07:20:00
이 기사는 2026년 08월 24일 10:49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김소윤 기자] 현대건설(000720)이 시공한 안산 시화 멀티테크노밸리(MTV) 반달섬 '힐스테이트 라군 인 테라스 2차'가 공사를 마쳤지만, 분양률은 여전히 절반을 밑돈다. 공사는 마무리됐지만 분양 속도가 이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준공 이후에도 절반이 넘는 물량이 남았다. 분양 부진이 장기화할 경우 사업장의 자금 운용뿐만 아니라 시공사인 현대건설에도 부담 요소가 될 수 있어 해당 단지 잔여 물량 해소 여부가 주요 변수로 떠올랐다.
 
'힐스테이트 라군 인 테라스 2차' 현장 (사진=IB토마토)
 
완공했지만 분양은 절반 이하…잔여 물량 해소 관건
 
2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힐스테이트 라군 인 테라스 2차' 시행사 엠티브이반달섬씨식스개발의 감사 보고서상 지난해 말 기준 총분양 예정금액은 1조 1915억원으로, 이 중 실제 분양금액은 5457억원에 그쳤다. 분양률은 45.8%로 전년 말 45.6%에서 0.2%p 상승하는 데 머물렀다. 분양금액도 같은 기간 5434억원에서 5457억원으로 약 24억원 늘어났다.
 
같은 기간 공정률이 51%에서 80.4%까지 상승한 것과 달리 분양은 제자리걸음을 했다. 지난 6월부터 입실이 시작됐지만, 분양률은 여전히 절반에도 못 미친다.
 
'힐스테이트 라군 인 테라스 2차' 현장. 이미 지난 6월 입주했지만 텅 빈 내부시설 (사진=IB토마토)
 
회계상 분양 실적은 공사 진행에 따라 확대됐다. 같은 기간 누적 분양 수익 인식액은 2771억원에서 4387억원으로 늘었다. 누적 분양 원가도 2045억원에서 3228억원으로 증가했다. 분양 수익에서 원가를 제외한 누적 손익은 같은 기간 725억원에서 1160억원으로 늘었다. 
 
해당 실적은 신규 분양이 늘어난 결과라기보다 계약된 물량의 공사가 진행되면서 회계상 인식되는 수익과 비용이 증가한 것에 기인한다. 분양률이 부진한 만큼, 장부상 이익 증가가 신규 현금 유입으로 이어졌다고 보기 어렵다. 준공 이후에도 미분양 물량이 많아 잔여 물량 해소와 실제 분양 대금 유입 여부를 살펴봐야 하는 이유다.
 
'힐스테이트 라군 인 테라스 2차' 광역 조감도. (사진=현대건설)
 
생숙 규제 전후 갈린 1·2차…2차 분양에 직격탄
 
'힐스테이트 라군 인 테라스'는 현대건설이 경기도 안산시 시화 멀티테크노밸리(MTV) 반달섬에 시공한 생활형숙박시설(이하 생숙)이다. 1·2차를 합쳐 총 3745실 규모다. 1차 '힐스테이트 시화호 라군 인 테라스'는 2554실, 2차 '힐스테이트 라군 인 테라스 2차'는 1191실로 각각 별도 시행사를 통해 추진됐다. 시화호와 서해를 배후로 한 관광·레저 개발 기대를 바탕으로 공급됐지만, 생숙 규제와 부동산 경기 침체가 맞물리면서 분양 여건이 악화됐다.
 
1·2차는 분양 시점에 따라 시장 환경에 차이가 있었다. 1차는 생숙이 주택 수에 포함되지 않고 청약통장 없이 분양받을 수 있다는 점 등을 바탕으로 투자 수요가 유입되던 지난 2021년 분양을 시작했다. 정부가 생숙의 주거용 사용을 제한하고 이행강제금 부과 방침을 구체화하면서 시장 분위기가 빠르게 바뀌었다. 해당 단지는 지난해 4월 사용승인에 이어 5월 오피스텔로 용도변경 하면서 주거용 사용을 둘러싼 제도적 불확실성을 상당 부분 해소했다.
 
2차는 생숙 규제 문제가 부각된 지난 2022년 4월 분양했다. 실거주 제한과 이행강제금 문제가 투자 매력을 떨어뜨린 데다 금리 상승과 부동산 경기 둔화까지 겹치면서 1차보다 불리한 시장 환경이었다. 1차가 생숙 투자 수요가 남아 있던 시기에 분양을 시작한 뒤 규제 변화의 영향을 받았다면, 2차는 규제와 시장 위축이 본격화한 이후 분양에 나섰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한편, 1차 단지는 수분양자들과의 법적 분쟁 또한 남아 있다. 1차 시행사 엠티브이반달섬씨원개발피에프브이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손해배상과 부당이득반환, 매매대금반환 등 총 13건의 소송이 1심에 계류 중이다. 청구금액은 약 380억원에 달한다. 시행사는 이에 대해 별도의 충당부채를 설정하지 않은 상태다. 향후 소송 결과에 따라 추가적인 재무 부담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1차 미청구 해소…2차 공사대금 회수는 '안갯속'
 
현대건설의 공시에서도 반달섬 사업 공사대금 회수 흐름을 일부 확인할 수 있다. 반기보고서에 개별 사업장으로 공시된 것은 1차 ‘힐스테이트 시화호 라군 인 테라스’뿐이다. 해당 공시는 직전 회계연도 매출액의 5% 이상인 계약을 대상으로 하는데, 2차는 이 기준에 미치지 않아 개별 계약 정보가 공개되지 않았다. 공시만으로는 2차에서 현대건설이 아직 회수하지 못한 공사대금이나 관련 채권 규모를 확인하기 어렵다.
 
1차의 경우 지난해 말 87억 5200만원이던 단기 미청구 공사는 올해 상반기 말 0원으로 줄었다. 고객과의 계약에서 발생한 수취채권 역시 같은 기간 2960억 8700만원에서 104억 5100만원으로 감소했다. 공사 완료 이후 미청구 금액이 해소되고 수취채권도 상당 부분 줄어든 만큼, 현대건설 측 또한 1차 관련한 재무 리스크는 크지 않을 것으로 본다.
 
재무리스크가 크지 않은 1차와 달리 2차는 공사를 마친 뒤에도 분양이 계속돼 향후 공사대금 회수와 관련한 처리 방향이 확정되지 않았다. 회사는 현재 대손 처리 여부를 결정한 단계가 아니며, 회수 기한 연장이나 잔여 미분양 물량 처리 등도 대주단과 협의를 거쳐 결정해야 한다는 태도다. 분양률이 부진한 상황에서 잔여 물량의 분양을 이어가고, 추후 상황에 따라 대주단과 처리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현재 분양이 계속 진행 중이어서 대손 처리를 할지, 기한을 연장할지 등 구체적인 방향이 정해진 것은 없다"며 "대주단이 함께 있는 사업인 만큼 회사가 단독으로 처리할 수 있는 사안은 아니며, 잔여 물량을 어떻게 처리할지도 협의가 필요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미분양이 장기화하면 악성 재고가 될 수 있는 만큼 분양을 최대한 진행해 사업을 마무리하는 것이 시공사서도 가장 좋은 방향"이라고 덧붙였다.
 
김소윤 기자 syoon13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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