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이재명정부에서 가장 주목하고 있는 핵심 광역지자체를 꼽으라면 단연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입니다. 헌정사상 두 광역지자체가 하나로 통합한 첫 사례인 만큼 이재명정부가 추진하는 5극3특(5대 초광역권 및 3대 특별자치도) 전략의 성공이 전남광주시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란 평가가 나옵니다.
전남광주시를 이끌고 있는 민형배 시장은 이러한 부담을 안고 취임 이후 대략 한 달을 행정 조직을 안정화시키는 데 주력했습니다. 결국 전남광주시 출범 50일 만에 첫 조직개편을 통해 광주·무안·동부 3개 청사의 역할을 구체화하며 행정통합의 첫발을 내디뎠습니다. 향후에도 조직개편에 대한 과제가 남아 있지만, 앞으로 성과를 내기 위한 준비 과정은 어느 정도 마쳤다는 평가입니다. 현재로선 호남권 반도체 기반시설 구축, 전남 국립의대 신설, 2차 공공기관 이전 등이 민 시장의 당면 과제로 남았습니다.
민형배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이 25일 청와대에서 열린 이재명 대통령 주재 국무회의에서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과 대화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반도체·국립의대 '주요 과제'…호남 부흥기 '갈림길'
25일 전남광주시에 따르면, 민 시장의 제1과제는 896조원 규모의 호남권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 사업의 성공입니다. 사업이 성공한다면 호남의 산업구조는 완전히 달라집니다. 호남이 반도체 산업을 통해 경제적으로 부흥기를 맞느냐 여부가 민 시장의 행보에 달린 겁니다.
사업 성공의 첫 단추는 무안국제공항으로 이전할 광주 군공항 이전 사업이 될 전망입니다. 군공항 이전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800조원대 투자가 예정된 호남권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의 선결 과제로 꼽히는 만큼, 무안군의 논의 참여가 사업 추진의 돌파구로 이어질지 주목됩니다. 최근 민 시장이 김산 무안군수를 만나며 해결의 실마리를 찾는 분위기입니다. 부지 이전 문제가 마무리되고 핵심 인프라의 예타 면제가 조기 확정될 경우 산업단지 조성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입니다.
순천대와 목포대의 통합을 전제로 한 전남 국립의대 설립의 건도 민 시장의 중요 과제로 꼽힙니다. 다만 현실은 녹록지 않습니다. 대학 통합을 전제로 국립의대 신설 협상을 이어온 순천대와 목포대는 교육부가 제시한 의대 신설 추진 계획서 제출 마감 시한까지 통합 의대 신설에 합의하지 못했습니다. 앞서 두 대학은 2024년 11월 대학 통합에 전격 합의한 후 국립의대 설립을 함께 추진해 왔습니다.
국립의대의 대학본부와 의대·부속병원 소재지 등을 결정하지 못한 게 영향을 미쳤습니다. 의대 소재지를 두고 전남 서부권과 동부권의 갈등 문제로 커지고 있는 상황인데요. 행정통합 직후 직면한 국립의대 신설이 불발될 경우 향후 전남광주의 각종 조직개편·행정통합 작업에도 걸림돌이 될 것이란 우려가 나옵니다. 어느 때보다 민 시장의 갈등 조정과 중재가 필요한 시점입니다.
전남과 광주를 잇는 광역 교통망 구축도 민 시장이 시급하게 해결해야 할 과제입니다. 특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반도체 공장 투자 계획이 발표되면서 교통 인프라 구축의 중요성은 더욱 커졌는데요. 반도체 생산에는 수많은 소재·부품·장비가 실시간 공급돼야 하는 만큼 고속도로와 철도, 항만, 공항 등 광역 물류망 연결 사업도 동시에 진행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와 관련해 전남광주시는 철도망 12개, 고속도로 8개, 국도·국지도 19개 사업을 국가 계획에 건의한 상태입니다. 오는 9~10월로 예정된 국토교통부의 철도·고속도로 등 중장기 계획에 따라 대략적인 일정이 나올 것으로 보입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2차 공공기관 이전도 '과제'…조직개편 후유증 극복 '주목'
2차 공공기관 이전도 행정통합의 성과를 가늠할 현안으로 꼽힙니다. 특히 청년 일자리 창출과 지방 경제 활성화라는 측면에서 민 시장이 성과를 내기 위해 주력하고 있는 부분입니다. 전남광주시는 농협중앙회와 수협중앙회, 한국공항공사, 한국지역난방공사, 한국환경공단 등 10곳을 핵심 유치 기관으로 정하고 전체 45개 기관을 유치 대상으로 선정한 바 있습니다.
관건은 기존 산업과의 연계 가능성입니다. 나주 빛가람혁신도시의 에너지 산업과 광주의 반도체·AI, 전남의 농수산업 등 기존 산업 기반과 어떤 기관을 연계할지가 유치 경쟁력을 좌우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민 시장은 전국에서 유일하게 광역 행정통합을 이룬 점도 내세울 것으로 보입니다. 전남광주시의 경우, 행정통합으로 경제 규모가 경기와 서울에 이어 전국 3위인 가운데 향후 4년간 최대 20조원의 정부 재정 지원을 받습니다. 정부가 행정통합 지역에 약속한 인센티브가 실제 공공기관 이전 과정에 얼마나 반영될지도 관심사입니다.
마지막으로 조직개편에 대한 후유증을 극복하는 일도 과제로 남았습니다. 전남광주시는 옛 광주와 전남이 분리된 지 40년 만에 올 7월 출범하고 조직개편까지 했지만, 옛 전남과 광주를 하나의 집으로 완성하는 것은 쉽지 않다는 지적입니다. 조직개편은 공무원 노조의 반발로 여론 수렴의 절차를 밟고 있습니다. 3개의 공무원 노조 반발과 의회의 승인을 넘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는 상황입니다.
민 시장의 경우 기초단체장에서 광역단체장까지 성장한 경험을 갖고 있는 만큼 지역 현안 해결에 어느 정도 역할을 할 것이란 평가도 나옵니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