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HBM 두고 ‘용쟁호투’…삼전·하닉 ‘핫칩스’ 대전
삼성, 베이스다이 기능 확대…AI 연산까지
하이닉스, 패키징 고도화…20단 이상 준비
2026-08-24 13:07:17 2026-08-24 14:40:40
[뉴스토마토 이보라 기자] 삼성전자(005930)SK하이닉스(000660)가 세계적인 반도체 기술 학회 ‘핫칩스 2026’에서 차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의 발전 방향을 제시했습니다. AI 가속기의 연산 성능이 높아지면서 GPU와 메모리 사이의 병목을 줄이는 것이 차세대 HBM의 핵심 과제로 떠올랐기 때문입니다. 삼성전자는 ‘베이스다이’, SK하이닉스는 ‘패키징’을 각각 해법으로 내놨습니다.
 
23일(현지시각) 미국 스탠퍼드대에서 열린 ‘핫칩스 2026’ 행사 모습. (사진=핫칩스 공식 링크드인)
 
23일(현지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팔로알토 스탠퍼드대에서 개막한 ‘핫칩스 2026’은 반도체 설계 분야 학회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비롯해 엔비디아, AMD, 마이크론 등 주요 반도체 기업들이 참가했습니다. 올해는 행사 첫날부터 메모리 기술이 주요 의제로 다뤄졌습니다. 삼성전자는 베이스다이 기능 확대를, SK하이닉스는 고단 적층과 신뢰성, 발열을 좌우하는 패키징 기술을 주요 과제로 제시했습니다.
 
먼저 삼성전자는 HBM을 단순한 데이터 저장장치에서 벗어나 AI 시스템의 기능 일부를 담당하는 메모리로 진화시키겠다는 방향을 제시했습니다. 핵심은 첨단 로직 공정을 적용한 ‘베이스다이’의 역할을 확대하는 것입니다.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D램 설계팀의 한상욱 테크니컬리더(TL)는 이날 열린 핫칩스 메모리 세션에서 ‘로직 공정을 활용한 HBM 베이스 다이의 진화 방향(HBM Base Die: How HBM Will Evolve Using Advanced Logic Processes)’을 주제로 발표했습니다.
 
HBM은 여러 개의 D램을 수직으로 쌓고 가장 아래쪽 베이스다이를 통해 GPU와 데이터를 주고받습니다. 하지만 AI 연산량이 급증하면서 GPU와 메모리 사이의 데이터 이동이 병목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한 TL은 “첨단 로직 공정으로 만든 베이스다이를 단순한 연결 역할에 그치지 않고 시스템온칩(SoC)처럼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대표적으로 현재 GPU 내부에 있는 메모리 컨트롤러 기능 일부를 베이스다이로 옮겨 데이터 처리 부담을 줄이는 방안을 제시했습니다.
 
베이스다이의 역할은 연산 기능까지 확대될 수 있습니다. 삼성은 HBM이 일부 AI 연산을 직접 수행하는 ‘aHBM(Advanced HBM)’ 방향을 제안했습니다. 이는 GPU와 HBM 사이를 오가는 데이터 자체를 줄여 처리 속도와 전력 효율을 높이는 개념입니다. 장기적으로는 GPU와 HBM을 수직으로 결합하는 ‘zHBM’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구상입니다. 삼성은 앞서 ‘FMS 2026’에서 zHBM을 공개한 바 있습니다.
 
SK하이닉스는 같은 세션에서 HBM 패키징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이재식 SK하이닉스 아메리카 패키지 엔지니어링 담당 부사장은 ‘HBM을 위한 첨단 패키징(Advanced Packaging for High Bandwidth Memory)’을 주제로 한 발표에서 “앞으로는 HBM 자체의 성능뿐 아니라 GPU, 패키징, 파운드리까지 고객과 함께 최적화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HBM은 GPU 등 다른 반도체와 함께 하나의 기판 위에 올려져 패키징 공정을 거치는데, 이 과정에서 높은 열과 물리적 응력이 발생하는 만큼, 모든 공정을 거친 뒤에도 HBM이 성능과 구조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신뢰성이 중요해졌다는 설명입니다. SK하이닉스는 20단 이상 HBM 구현을 위한 차세대 패키징 기술인 ‘하이브리드 본딩’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HBM의 속도가 빨라질수록 일부 영역에 열이 집중되는 현상을 해결하기 위해 ‘iHBM’ 기술도 개발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GPU 성능이 빠르게 올라가다 보니 HBM도 속도나 용량만 높여서는 한계가 있다”며 “메모리 자체뿐 아니라 AI 시스템 전체 성능을 함께 끌어올리는 방향으로 경쟁이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한편 마이크론은 이날 발표에서 AI 가속기의 연산 성능은 2년마다 약 3배씩 높아지는 반면 HBM 속도 향상은 이에 못 미친다며, AI 시대 ‘메모리 월(Memory Wall)’ 문제가 더욱 커지고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이보라 기자 bora11@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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