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적률 완화 딜레마…'공급 물꼬' 대 '집값 자극'
서울시, 300→360% 제안…전문가 "규제 개선 병행돼야"
2026-08-28 15:21:49 2026-08-28 15:21:49
서울의 한 다세대 주택 밀집 지역의 모습.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홍연 기자] 정부와 서울시가 민간 재개발·재건축 용적률을 법정 상한의 최대 1.2배까지 높이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습니다. 사업성이 낮아 멈춘 정비사업에 숨통을 틔울 수 있다는 기대와 함께, 개발 기대감이 재건축·재개발 지역 집값을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됩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 26일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과의 회동에서 제3종 일반주거지역의 법정 상한 용적률을 현행 300%에서 최대 360%까지 높이는 방안을 제안했습니다. 서울시는 제도 시행 시 2031년까지 정비사업 순증 물량이 기존 8만7000가구에서 13만가구로 늘어나 약 4만3000가구의 추가 공급이 가능할 것으로 추산했습니다. 다만 국토교통부는 “검토 방향과 내용은 정해진 바 없다”며 법제화 여부에는 신중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용적률 완화는 새로운 해법은 아닙니다. 정부는 지난해 도심 정비사업 용적률 확대를 공급 대책에 담았고, 서울시도 올해 재정비촉진지구 일부에 법정 상한의 최대 1.2배 특례를 적용했습니다. 이번 논의는 이 같은 인센티브를 민간 재개발·재건축으로 확대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용적률 상향의 핵심은 사업성 개선입니다. 같은 부지에서 더 많은 주택을 공급할 수 있어 일반분양 물량이 늘고 조합원 분담금 부담도 줄어들 가능성이 있습니다. 공사비 상승과 수익성 악화로 장기간 지연됐던 초기 단계 재개발·재건축 사업이 다시 추진될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옵니다.
 
반면 단기적으로는 개발 기대감이 집값을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옵니다. 실제 입주까지는 인허가와 착공 등 수년이 걸리지만, 정책 발표 직후에는 재건축 단지와 재개발 지분 가격에 개발이익이 선반영될 가능성이 큽니다. 여기에 투자 수요가 유입될 경우 공급 대책이 오히려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입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용적률 상향만으로는 사업 활성화에 한계가 있다고 입을 모읍니다. 사업성을 제약하는 각종 규제와 이주비 대출 문제가 여전히 남아 있는 만큼, 용적률 인센티브와 함께 금융·제도 개선이 병행돼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심형석 법무법인 조율 수석전문위원(미국 IAU 교수)은 가장 시급한 과제로 조합원 지위 양도 제한과 이주비 대출 규제를 꼽았습니다. 그는 "투기과열지구에서 재개발·재건축 조합원 지위 양도 제한으로 사업이 지연되는 사례가 적지 않다"며 "이주비는 사업비 성격인 만큼 개인 담보대출 규제에서 제외해 조합원 이주와 착공 속도를 높여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사업시행인가나 관리처분인가 단계보다 사업성이 부족해 멈춰 있는 초기 사업장에 효과가 클 것"이라며 "용적률이 높아지면 일반분양 물량이 늘어 순증 공급 효과도 기대할 수 있어 일부 가격 상승 우려가 있더라도 공급 확대는 필요하다"고 덧붙였습니다.
 
김제경 투미부동산컨설팅 소장도 "용적률 1.2배 확대는 긍정적이지만 사업성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대책은 아니다"라며 "정비사업의 핵심은 과도한 기부채납과 이주비 규제를 손질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조합원이 이주비를 제때 조달하지 못하면 사업 전체가 수년씩 지연되고, 추가 이자 부담이 용적률 혜택을 상쇄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지적했습니다.
 
홍연 기자 hongyeon1224@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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