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재판부, '비용 대납' 김한정 '말 바꾸기' 집중 추궁
재판장 "김한정-명태균 첫 통화 무렵이 제일 중요"
"진술 모호해" 주심 판사, 김한정 진술 번복 지적
김한정-명태균 증인신문…재판부 대질신문하기도
2026-08-28 20:55:31 2026-08-28 20:55:31
[뉴스토마토 강석영 기자] 오세훈 서울시장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항소심 재판부가 오 시장의 후원자 김한정씨와 명태균씨의 ‘첫 접촉 경위’를 핵심 쟁점으로 지목하고 집중 심리에 나섰습니다. 재판부가 김씨를 향해 “진술이 모호하다”며 거듭 추궁했지만 김씨는 석연치 않은 답변만 내놨습니다. 
 
여론조사비 대납 의혹으로 재판에 넘겨진 오세훈 서울시장이 28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법에서 열린 항소심 2차 공판에 출석했다. (사진=뉴시스)
 
서울고법 형사합의7부(재판장 구회근)는 28일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오 시장과 강철원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 김씨의 두 번째 공판기일을 진행했습니다. 오 시장은 2021년 보궐선거 당시 명씨에게 여론조사를 의뢰하고, 그 비용인 3300만원을 김씨로 하여금 대신 내도록 한 혐의를 받습니다. 1심은 지난달 22일 오 시장에게 당선무효형인 벌금 1000만원을 선고했습니다. 
 
이 사건 쟁점 중 하나는 김씨가 명씨를 처음 알게 된 경위와 명씨 측에 돈을 지급한 경위입니다. 김씨는 2021년 2~3월 명씨가 실소유자로 지목된 미래한국연구소의 직원 강혜경씨 계좌로 5차례에 걸쳐 3300만원을 보냈습니다. 검찰은 오 시장이 의뢰한 여론조사 비용을 대납하기 위해 김씨가 일면식도 없던 명씨에게 큰돈을 보냈다고 보고 있습니다. 이날 재판부는 이 쟁점을 심리하기 위해 김씨와 명씨에 대한 증인신문을 진행했습니다. 
 
주심인 박주영 서울고법 판사는 김씨가 명씨를 처음 알게 된 경위에 대해 진술을 번복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박 판사는 “김씨의 진술이 모호해서 묻는다”며 “‘강 전 부시장과 명씨가 여론조사 문제로 싸웠다는 걸 듣고 만났다’는 진술과 ‘강 전 부시장으로부터 촌놈이 이상한 자료로 연락한다는 말을 듣고 만났다’는 진술 중 어떤 게 더 가깝냐”고 물었습니다.   
 
김씨는 “후자에 가깝다”며 “(강 전 부시장이) ‘이상한 놈이 와서 캠프를 어수선하게 한다’고 하길래 자청해서 명씨 전화번호를 달라고 했다”고 말했습니다. 김씨는 1심에서는 전자에 가깝게 진술했습니다. 이에 오 시장 측은 항소심에서도 김씨의 본래 주장을 유지했는데, 김씨가 말을 바꾼 겁니다. 
 
박 판사는 또 김씨가 명씨를 만나보라고 제안한 사람을 오 시장으로 지목한 듯한 정황을 짚었습니다. 김씨는 2024년 9월 강씨와의 전화에서 “명태균이 (오 시장에게) 서울시장 나오지 말고, 다음에 대통령으로 만들어 준다고 그랬다. 딱 들으면 미친놈인데, (오 시장이) 집에 가서 생각해 보니 그렇게 접근한 사람이 없었다”며 “그러니까 ‘(명씨를) 만나보시죠’ 이렇게 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김씨는 오 시장과의 관련성을 부인했습니다. 박 판사가 이 대화에서 명씨를 만나보라고 한 사람이 누구냐고 묻자, 김씨는 “강 전 부시장”이라며 부인했습니다. 그러자 박 판사는 “대화에서 강 전 부시장이 한 번도 등장하지 않는다”, “강 전 부시장이라고 읽히지 않는다”고 의문을 표했습니다. 김씨는 “맥락을 봐야 한다”는 답변만 반복했습니다. 
 
김씨는 2021년 1월25일 명씨와 처음 통화한 뒤 같은 해 2월5일 1000만원을 강씨 계좌로 처음 입금했습니다. 이후 550만원, 550만원, 700만원, 500만원을 차례로 입금했습니다. 김씨는 돈을 보낸 이유에 대해 일부는 명씨를 도와주기 위해 보냈고, 일부는 자신이 의뢰한 여론조사 비용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왜 강씨의 계좌번호를 받았냐”는 박 판사 질문에, 김씨는 “쉽게 말해 (명씨가) 명절에 복조리 팔러 왔는데 못 팔고 쫓겨났다고 하니 안타까웠고, 유력 정치인을 많이 안다고 하니 제가 거두려고 했다”고 말했습니다. 박 판사가 “(명씨가) 캠프에 어떤 도움을 줬는지 확인도 안 하고 도움 주러 갔다니 돈을 보냈냐”고 되묻자 김씨는 “내 편으로 만들어야겠단 생각이었다”고 말했습니다. 
 
박 판사는 “김씨가 오 시장 비용을 대납했다”는 명씨의 진술과 일치하는 객관적 증거나 제3자의 진술을 짚으며 “시기가 묘하게 일치한다”고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재판부는 김씨와 명씨를 대질신문하기도 했습니다. 재판장인 구회근 서울고법 부장판사는 “두 사람의 첫 통화 그 무렵이 제일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명씨는 김씨와의 관계에서 오 시장이 연관돼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김씨가 저와 미래한국연구소, 강씨를 모르는데 어떻게 알고 돈을 입금했겠느냐”며 “(김씨가 자체적으로 여론조사를 의뢰하고 비용을 지급했다고 주장하는데) 여론조사 결과도 안 받아봤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김씨는 오 시장의 후원자다. 오 시장이 저를 쫓아냈다면 안 보면 그만인데 왜 저를 계속 지원했겠냐”고 말했습니다.
 
강석영 기자 ksy@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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