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금융 1년 성적표)①생산적 금융 내세웠지만…정책금융 18곳, 이행·검증은 제각각
5개 관계부처·13개 정책금융기관 정보공개 답변 전수 분석
사업·조직 개편은 확산…KPI 반영·공개 수준은 큰 차이
공급액 넘어 '돈의 행선지'·위험·성과까지 함께 봐야
2026-09-01 13:03:25 2026-09-01 13:03:25
이재명 정부는 '진짜 성장을 뒷받침하는 생산적 금융'을 국정과제로 제시하고, 국민성장펀드와 AI·첨단전략산업 투자, 벤처·중소기업과 지역기업 성장 지원을 정책금융의 주요 과제로 내걸었습니다. 이에 <뉴스토마토> K-정책금융연구소는 5개 관계부처와 13개 주요 정책금융기관의 정보공개 자료를 토대로 정부 출범 이후 국정과제가 경영목표·조직·KPI·자금 집행 등으로 어떻게 이어졌는지 살펴봤습니다. 아울러 이행 과정과 성과가 얼마나 투명하게 공개되는지도 함께 점검했습니다.
 
이번 기획은 총 5편으로 구성했습니다. 1편은 정책금융 관련 부처 및 기관의 국정과제 이행과 정보공개 수준을 전체적으로 점검합니다. 2편은 생산적 금융·구조조정, 3편은 중소·벤처 금융, 4편은 수출·전략산업·해외사업을 분석합니다. 5편에서는 주거금융을 살펴본 뒤 18곳의 국정과제 이행·관리 수준과 정보공개 답변 충실도를 종합평가합니다.
 
[뉴스토마토 이지우 기자] 정책금융기관들은 정부의 생산적 금융 기조에 맞춰 대규모 공급계획을 내놓고 관련 사업과 전담조직을 잇달아 마련했습니다. 다만 KPI와 실제 자금 배분, 정책 성과의 공개 수준은 기관마다 큰 차이를 보였습니다.
 
1일 <뉴스토마토> K-정책금융연구소는 금융위원회·재정경제부·산업통상부·중소벤처기업부·국토교통부 등 5개 관계부처와 13개 주요 정책금융기관의 정보공개 회신 자료를 분석했습니다. 정책금융 공급 규모와 사업·조직 개편은 대부분 확인됐지만, 자금이 실제 어디로 흘렀고 어떤 성과를 냈는지까지 추적할 수 있는 기관은 많지 않았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사업·조직은 바뀌었지만…KPI 반영·공개는 제각각
 
한국산업은행은 국민성장펀드 운용을 위한 전담체계를 마련했고, 중소기업은행은 2030년까지 300조원 이상의 'IBK형 생산적금융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 가운데 국민성장펀드 10조원을 포함한 벤처·투자·인프라 부문에는 5년간 20조원을 투·융자할 계획입니다.
 
한국수출입은행은 2026~2030년 반도체·배터리·바이오 등 첨단전략산업에 50조원, 방산·원전·인프라 등 대규모 전략수주에 100조원, 인공지능 전환(AX)에 22조원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을 마련했습니다. 공급망안정화기금을 활용한 벤처투자를 위해 6명 규모의 전담조직도 신설했습니다.
 
한국무역보험공사는 전략산업·인공지능(AI) 관련 조직을 신설했고,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는 기업 정상화와 민생지원 기능을 강화했습니다. 국토부가 공개한 주택도시보증공사(HUG)와 한국해외인프라도시개발지원공사(KIND) 업무보고에서도 주택공급·주거안정과 해외 인프라 투자 확대 등이 중점과제로 반영됐습니다.
 
사업과 조직의 변화가 내부 성과관리까지 이어지는 정도도 기관마다 달랐습니다. 기술보증기금은 기관장·부서 KPI의 항목·배점·산식·목표치를, KIND는 경영평가 지표와 부서 KPI 배점을 공개했습니다. 무보·한국주택금융공사·해양진흥공사 등도 집행·리스크·정책대상 성과를 KPI나 경영평가 지표와 연결해 관리한 점이 확인됐습니다.
 
반면 산은·기은·HUG 등은 기관장·부서 KPI를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수은은 기타공공기관으로 기관장 경영성과협약 적용 대상이 아니었고, 부서 KPI와 정책과제 반영 현황은 비공개했습니다.
 
총공급액은 보이지만…돈의 행선지는 기관마다 차이
 
총공급 규모와 주요 사업의 계획·추진 현황은 확인됐지만 세부 자금 흐름까지 파악할 수 있는 정도는 달랐습니다. 산은은 국민성장펀드의 1~7월 누적 승인액 16조3000억원과 지방 비중 42.4%를 공개했지만 산은 전체 정책금융의 산업·지역·기업규모·성장단계별 집행현황은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기은도 생산적 금융 300조원 계획과 이 가운데 벤처·투자·인프라 부문 20조원 계획, 2026년 3월 말 일부 집행실적을 제시했지만 상품·금융수단·지역·기업규모별 세부 집계와 실적 산정 기준은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반면 기보와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은 지역과 기업규모, 창업·성장단계별 지원현황을 제시해 자금의 행선지를 비교적 구체적으로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지역 성장이 주요 과제로 제시됐지만 한국벤처투자의 기업투자에서는 수도권 집중이 나타났습니다. 한벤투가 공개한 지역별 투자자료에 따르면 2025년 투자금액 기준 수도권 투자 비중은 74.6%였습니다. 지역균형을 정책 목표로 내건 만큼 수도권에 집중된 투자 구조를 완화하는 것은 향후 과제로 남습니다.
 
자금 배분과 함께 공급 확대에 따른 위험도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기보는 보증사고율과 대위변제율, 중진공은 부실률과 연체율을 공급실적과 함께 공개했습니다. HUG는 2024~2025년 전세보증 사고·대위변제·회수현황을 공개했지만, 2026년 사고·대위변제 자료와 손실률은 정보 부존재라고 답했습니다. 
 
다만 HUG 업무통계연보에서는 전세보증 사고율·회수율·보증료수입률 등에 목표를 설정하는 리스크관리체계를 운영하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PF 사업장 위험평가와 회수·사후관리의 세부 내부 기준은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공급 규모보다 중요한 '정책 효과'
 
정책금융의 성적표는 '얼마를 공급했나'만으로 완성되지 않습니다. 지원받은 기업의 매출·고용·수출이 늘었는지, 후속투자로 이어졌는지, 채무조정 이후 다시 부실해지지는 않았는지 등 지원 이후의 변화까지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기관별로 성과를 관리하고 공개하는 방식에도 차이가 있었습니다. 주금공은 취약계층·저출생 지원과 전세보증금 반환보호, 채무조정 등을 KPI로 제시했습니다. 캠코는 채권 인수·소각과 채무조정 등 민생지원 실적을 공개했고, KIND는 직접·간접투자 승인액과 함께 우리 기업의 해외수주 지원효과도 제시했습니다.
 
반면 산은과 수은은 정책 결과가 국민 삶에 미친 영향을 평가할 성과지표·평가자료가 부존재한다고 답했습니다. 산은은 국민 체감성과 관련 후속 조치도 생산·접수하지 않았고, 수은은 관련 내부 보고체계와 현장 의견 수렴자료도 보유하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공급 확대 이후의 성과를 어떻게 측정하고 정책 목표와 연결할 것인지가 다음 과제로 남은 셈입니다.
 
정재호 K-정책금융연구소 소장은 "올해 5대 대전환 가운데 정책금융이 특히 주목해야 할 것은 청년·벤처·스타트업이 성장의 주체로 참여하는 ‘모두의 성장’과 지방 주도 성장"이라며 "정부 부처와 정책금융기관은 이를 경영목표와 KPI, 실제 자금 배분에 반영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정책금융기관은 필요한 곳에 자금의 마중물 역할을 해야 하지만 이번 조사에서는 정책 방향과 목표·KPI, 실제 집행 사이의 연결이 충분히 확인되지 않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며 "국정과제가 선언에 그치지 않으려면 청년·벤처와 지역 등 정책 대상에 자금이 실제로 얼마나 흘렀고 어떤 성과로 이어졌는지 따져봐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한편 부처·기관별 국정과제 이행·관리 수준과 정보공개 답변 충실도에 대한 종합평가는 시리즈 마지막 편에서 공개할 예정입니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이 8월2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에서 업무보고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지우 기자 jw@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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