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1일 경기 성남시 분당구 황새울로길 주변,
SK텔레콤(017670)의 시스템이 작창된 차량이 도로를 달리자 차량에 설치된 카메라가 주변 모습을 실시간으로 담기 시작했습니다. 화면에 공사장과 포크레인이 등장하자 인공지능(AI)이 이를 포착했습니다. 기울어진 전주와 늘어진 케이블 같은 시설물 이상도 점검 대상입니다. 단순히 물체를 찾아내는 데 그치지 않습니다. 공사 장비가 실제 작업 중인지, SK텔레콤 통신시설과 얼마나 떨어져 있는지 등을 분석해 위험도를 판단하고 점검이 필요한 위치까지 특정합니다.
SK텔레콤 '톺다'가 설치된 차량으로 솔루션이 시연되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SK텔레콤이 이날 공개한 유선 인프라 AI 점검 솔루션 '톺다'의 모습입니다. '샅샅이 훑어보다'라는 뜻의 순우리말에서 이름을 따왔습니다. 톺다는 전국에 방대하게 구축된 유선 인프라를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만들어졌습니다. 서울에서 부산까지 스마트폰으로 통화할 경우 휴대전화와 기지국을 잇는 무선 구간은 양쪽 약 0.5㎞에 불과하고, 중간 약 400㎞는 광케이블 등 유선망을 거칩니다.
SK텔레콤이 관리하는 광케이블은 약 20만㎞로 지구 다섯 바퀴 길이에 달합니다. 지중 관로 1만8000㎞, 맨홀 9만1000개, 전주 235만개, 함체도 66만개에 이릅니다. 케이블 처짐이나 전주 기울어짐 등 시설 이상이 지속적으로 발생하지만 사람이 전국에 흩어진 시설물을 일일이 찾아 점검하기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SK텔레콤 연구원이 톺다가 설치된 차량으로 솔루션을 시연하고 있다. (사진=SK텔레콤)
SK텔레콤은 이를 AI로 보완하기 위해 자체 개발한 비전 AI 플랫폼 비스타(VISTA)를 톺다에 적용했습니다. 비전 AI가 영상 속 공사장과 중장비, 선로 시설물 불량 등 11개 유형을 찾아내면 맥락 AI가 주변 상황을 함께 분석합니다. 포크레인이 탐지되더라도 차량에 실려 이동 중이라면 위험도가 낮지만 통신 관로 주변에서 굴착 중이라면 점검 대상으로 판단하는 식입니다.
공간 AI는 영상에서 발견한 위험 요소의 위치를 특정합니다. 2차원 영상만으로는 실제 시설물의 정확한 위치를 파악하기 어렵다는 점을 보완하기 위해 연속된 영상 프레임과 정밀 위치 정보를 함께 분석합니다. 미국 스위프트 내비게이션과 협력해 확보한 정밀 측위 기술을 활용해 차량 위치 오차도 1~2m 수준으로 줄였습니다.
이 시스템에는 약 5년간 현장 점검을 통해 축적한 2만2000여장의 이미지도 AI 학습에 활용됐습니다. 현재 공사장과 중장비, 선로·시설물 이상 등 11개 위험 유형을 판별하며 수도권 파일럿 기준 탐지 정확도는 약 88%입니다. 내년에는 이를 95% 이상으로 끌어올린다는 목표입니다.
SK텔레콤은 적용 범위도 확대할 방침입니다. 지난 5월부터 8월까지 수도권에서 차량 6대를 활용해 톺다를 시범 운영했는데, 대상 유선 구간의 약 50%를 한 차례 이상 살피는 과정에서 위험 가능성이 있는 17건을 찾아냈고 이 가운데 3건은 조치를 마쳤습니다. 내년에는 톺다 적용 차량을 약 150대로 늘리고 운영 범위를 전국으로 확대할 계획입니다. 점검 커버리지를 내년 70%, 2028년에는 90% 이상으로 높이는 것이 목표입니다.
터널 내 통신설비 점검에도 AI를 투입합니다. 저조도 환경에서 객체를 인식할 수 있는 카메라를 활용한 파일럿을 마쳤으며 내년부터 본격적인 상용화를 추진합니다. 사람이 직접 투입돼야 했던 고위험 작업을 AI로 대체하겠다는 계획입니다.
복재원 SK텔레콤 네트워크운용담당이 VISTA 및 톺다 솔루션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SK텔레콤)
톺다는 SK텔레콤이 추진하고 있는 네트워크 운용 전반의 AI 전환 가운데 하나입니다. 현재 SK텔레콤이 네트워크 설계·구축·감시·제어 등에 개발 중인 AI 에이전트는 2835개에 달합니다. 무선망에서는 에이원(A-One)을 활용해 대규모 행사 대응 준비 시간을 기존 5일에서 30분으로 줄였고, 코어망에서는 AI 통합관제시스템 스파이더를 통해 실제 고장률을 53%, 평균 복구 시간을 24% 줄였습니다. 철탑 점검에는 드론과 AI를 결합한 비스타 드론을 적용해 점검 기간을 60%, 이미지 판독 시간을 85% 단축했습니다.
SK텔레콤은 네트워크 전 영역에서 축적되는 현장 데이터와 AI를 결합해 사람의 경험과 수작업에 의존하던 운용 체계를 단계적으로 자동화한다는 방침입니다. 장기적으로는 전력과 가스, 송유관 등 대규모 시설물 점검이 필요한 다른 기간 인프라로 비스타 기술을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습니다.
복재원 SK텔레콤 네트워크 운용담당은 "AI 기반의 톺다와 비스타를 활용해 통신 인프라 안전 점검의 효율성을 대폭 강화하고, 점검 인력이 우선 순위가 높은 업무에 집중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며 "앞으로도 AI와 현장 데이터를 바탕으로 네트워크 운용의 안전성과 효율을 높이고, 자율 네트워크 전환을 가속화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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