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태용 기자] 출범과 동시에 재정난에 허덕이는 인천의 신설 자치구들이 '신청사 건립'이라는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고심 중입니다. 1500억원~2000억원이 드는 이 사업은 국비 지원 가능성이 희박해 지자체 자체 재원으로 마련해야 하는데, 인천시도 여력이 부족해 방안 마련이 쉽지 않습니다.
2일 <뉴스토마토>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 7월1일 출범한 인천 영종구·검단구는 신청사 건립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각각 옛 중구와 옛 서구에서 분구한 자치구여서 새로운 청사가 필요합니다. 지금은 임대한 건물을 청사로 쓰면서 영종구가 5년 동안 161억원, 검단구가 6년 동안 207억원을 임대료로 내야 합니다.
현재 영종구·검단구는 신청사 건립을 위한 행정 절차를 밟고 있습니다. 지난해 자체 타당성 조사와 기본 계획 수립 용역을 추진했고, 지금은 행정안전부의 타당성 조사가 진행 중입니다. 이후 지방재정 투자 심사를 통해 사업 적정성을 승인받아야 하고, 구의회에서 건물과 땅에 대한 공유재산관리계획을 의결해야 예산을 편성할 수 있습니다.
신청사 건립 비용은 땅값 포함 영종구 1540억원, 검단구는 2000억원으로 추정됩니다. 영종구 신청사는 영종하늘도시 영종나들목 부근 공공청사 부지(운남동 1699-2) 3만1978㎡, 검단구 신청사는 검단15호 근린공원 부근 업무시설14 부지(불로동 688) 3만7789㎡로 거론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영종구·검단구는 물론 인천시 역시 재정난에 허덕이고 있어 예산 확보 여부가 관건입니다.
영종구는 출범과 동시에 은행에서 181억원을 단기 차입(대출)했습니다. 지역 차상위계층 복지급여 지급 목적이었는데, 지금도 공무원 인건비와 폐기물 처리 비용 같은 필수 경비 35억원이 부족합니다.
검단구도 인건비와 가로등 유지관리비, 제설장비 구입비 등 필수 경비 152억원이 부족합니다. 게다가 옛 서구로부터 지방채 263억1100만원을 승계해 재정 여력이 없다시피 한 상황입니다.
인천시도 마찬가지입니다. 박찬대 시장은 취임 직후 자신의 공약을 파기해 가면서까지 지역화폐 '인천e음' 캐시백 지급을 중단했습니다. 실제로 인천시는 올 하반기에만 인건비와 4대 보험료 등 법정·경직성 경비 4585억원이 부족합니다.
문제는 국비 확보 가능성도 희박하다는 점입니다. 지방정부의 청사는 해당 지자체 자산으로, 건립 비용 역시 전적으로 지방정부가 부담해야 합니다. 실제로 정부가 청사 건립 목적으로 지자체에 예산을 지원한 사례는 없습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두 기초단체는 인천시만 바라보는 상황입니다. 영종구와 검단구 관계자는 "인천형 행정 체제 개편으로 신설된 자치구인 만큼 청사 건립 비용의 상당 부분을 인천시가 지원해 주길 기대한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인천시도 예산 지원의 필요성은 인정하지만, 기본적으로 각 자치구 사무인 만큼 근본적인 방안은 각 자치구에서 마련해야 한다고 선을 긋습니다. 인천시 관계자는 "예산 지원 방안을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다"면서도 "매년 예산을 모아갈 수 있는 '신청사 건립 기금' 조성이나 지방채 발행 등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최태용 기자 rooster81@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