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AI ‘핫라인’ 합의했지만…전문가들 “패권경쟁 못 멈춰”
공동 규범은 못내…AI 협력 범위 온도차
트럼프 “현상 유지”…시진핑 “통제 강조”
2026-09-27 12:37:00 ㅣ 2026-09-27 12:37:00
[뉴스토마토 이보라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정상회담에서 인공지능(AI) 관련 핫라인 구축에 합의했지만, 공동 규범 마련 등 구체적인 협력 방안까지는 도출하지 못했습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AI 대신 ‘슈퍼 인텔리전스(SI·Super Intelligence)’라는 표현을 제안한 가운데 양측이 위험 관리 필요성에는 공감하면서도 기술 개발과 주도권 경쟁을 둘러싼 입장차는 좁히지 못하면서, 첨단 반도체와 컴퓨팅 인프라, AI 모델 개발을 둘러싼 미국과 중국 간 경쟁 구도에는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왼쪽)이 24일(현지시각) 미 워싱턴 백악관 집무실에서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사진=AP/뉴시스)
 
27일 백악관이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한 팩트시트(설명 자료)에 따르면 두 정상은 AI 관련 신기술을 지칭할 때 AI 대신 SI라는 용어를 사용하기로 합의했습니다. 양국은 SI와 관련된 위험과 이익에 대한 견해를 교환하기 위해 ‘미중 SI 대화채널’을 설립했으며 다음 논의는 오는 11월 진행됩니다. 미국과 중국은 SI 사건에 대한 양자 소통 채널 구축에 합의했습니다. 다만, 공동 연구나 공동 규범 마련 등 구체적인 협력 방안은 이번 합의에 담기지 않았습니다.
 
정상 회담 과정서 양측은 AI 협력 범위를 두고 상반된 입장을 드러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 주석과의 일정을 시작하기 전 트루스소셜을 통해 AI 문제에 대해 “현 상태 그대로 두고 싶다”며 “중국의 입장도 마찬가지”라고 밝혔습니다. 이어 “우리의 안전장치는 법무부(DOJ)”라고 말하며 새로운 규제를 추가하기보다 기존 수단을 활용하겠다는 입장을 피력했습니다. 환영식 연설을 통해 “오늘 우리가 내리는 결정들이 앞으로 수십년간 평화와 번영을 촉진할 수 있다”고 했습니다.
 
반면 시 주석은 “양국은 모두 AI 대국으로, AI를 잘 발전시키고 규제할 능력과 책임이 있다”며 “AI 발전이 언제나 사람에 의해 통제되고 사람들을 행복하게 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이어 AI가 “인간의 통제 아래 있어야 한다”며 AI 관리와 규제의 필요성을 강조했습니다. AI를 두고 양국이 경쟁을 피할 필요는 없지만, 한쪽이 지고 한쪽이 패배하는 방식이 돼서는 안 된다고 말했습니다.
 
정상회담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미국이 중국보다 AI 분야에서 앞서 있다며 기술 경쟁에서 우위를 지키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습니다. 그는 “우리(미국)가 AI분야에서 훨씬 앞서고 있기 때문에 차라리 통합하지 않는 편이 낫다”며 “선두를 달릴 때는 서로에게 문을 열어주지 않는 법”이라고 했습니다. 
 
정상회담을 통해 양국 간 소통 창구가 마련됐지만, 전문가들은 이를 계기로 AI 기술 패권 경쟁이 사그라들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분석했습니다. 미국과 중국 모두 AI를 두고 주도권 경쟁을 벌이는 만큼, 이번 회담을 계기로 양국 간 기술 경쟁 자체를 완화하기는 어렵다는 것입니다. 
 
대니얼 크리튼브링크 전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는 25일(현지시각) 미 컨설팅사 아시아그룹이 개최한 온라인 브리핑에서 “양국이 AI와 관련한 대화 채널을 만드는 것 자체에는 의미가 있다”면서 “이번 정상회담이 AI를 둘러싼 양측의 경쟁 본능을 억제하는 데는 아무런 역할도 하지 못할 것”이라고 평했습니다.
 
리지 리 아시아소사이어티 중국분석센터 연구원도 이번 회담에서 AI 거버넌스를 둘러싼 의미 있는 합의나 돌파구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평가했습니다. 리지 리 아시아소사이어티 중국분석센터 연구원은 “AI 거버넌스 문제에서 대타협은 차치하고라도 어떤 돌파구도 보이지 않았다”며 “양측 모두 광범위한 AI 경쟁에서 상대 때문에 발목이 잡히는 것을 원치 않는다”고 했습니다.
 
이보라 기자 bora11@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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