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사는데 더 오른다…'소비 부진' 속 식품 출고가 상승
식품업체 42.8% "소비자 소비 감소가 경기 악화 요인"
원재료 구입가격 하락에도 제품 출고가격 상승세
2026-10-06 15:42:21 ㅣ 2026-10-06 15:51:42
[뉴스토마토 이혜지 기자] 식품업계의 체감경기와 식품 물가의 괴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3분기 원재료 구입가격 지수는 떨어졌지만 제품 출고가는 오히려 올랐습니다. 소비자 소비 감소로 인한 매출 타격 속에서도 가격 상승 압력이 꺾이지 않는 모양새입니다.
 
가공식품 26개 중 24개 가격 상승…인상분 판매가에 반영
 
6일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지난 8월 다소비 가공식품 26개 품목 중 24개 품목의 가격이 전년 동월 대비 상승했습니다. 상승폭이 가장 큰 품목은 국·탕류(39.2%)였으며, 컵밥(24.9%), 고추장(19.8%), 된장(19.1%), 콜라(16.8%)가 그 뒤를 이었습니다.
 
8월 주요 가공식품 가격 상승률. (그래픽=뉴스토마토)
 
최근 식품업체들의 가격 인상은 실제 판매가격에도 바로 반영됐습니다. 즉석밥 가격은 전월 대비 5.7% 올랐는데, 이는 지난 7월 CJ제일제당이 즉석밥 가격을 12% 인상하겠다고 밝힌 데 따른 영향입니다. 이 밖에도 콜라(6.7%), 케첩(4.3%), 카레(4.1%), 참치캔(3.9%) 등이 올랐습니다. 한국소비자원은 주요 품목의 가격 상승이 제조사의 가격 인상 시기와 맞물렸다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전년 대비 상승률 중 일부 품목은 조사 표본 변경 등의 영향을 받았습니다. 국·탕류와 고추장은 2026년 1월 표본 정비로 상품 구성이 달라졌으며, 동일 상품 기준 상승률은 각각 15.7%, 4.2%입니다. 된장의 경우 지난해 8월 할인 행사로 인한 기저효과가 반영됐습니다.
 
원재룟값 내리는데 출고가는 상승…소비 부진에도 가격 부담
 
식품업계가 체감하는 현장 경기는 가격 상승세와 상반됩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3분기 식품산업 경기동향조사에 따르면, 식품업체들이 꼽은 경기 악화의 가장 큰 이유는 '소비자 소비 감소(42.8%)'였습니다. 매출 감소 원인 역시 '국내 수요량 감소(37.3%)'가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습니다.
 
특히 원재료 가격과 제품 출고가격의 흐름이 엇갈리고 있습니다. 3분기 원재료 구입가격 지수는 121.0으로 2분기(133.9)보다 12.9포인트 하락한 반면, 제품 출고가격 지수는 104.8로 2분기(103.8)보다 1.0포인트 상승했습니다. 원재료비 부담은 낮아졌으나 제품 가격 인상은 계속된 것입니다.
 
식품업체 원자재·제품 출고가격 지수. (그래픽=뉴스토마토)
 
4분기에도 소비 부진에 대한 우려는 지속되고 있습니다. 조사 결과 4분기 경기 악화 요인으로 '소비자 소비 감소'를 꼽은 비율은 38.9%였으며, 매출 감소 원인으로는 '국내 수요량 감소(42.9%)'가 가장 높게 나타났습니다.
 
가격 전망도 이와 유사합니다. 4분기 원재료 구입가격 전망지수는 108.7로 3분기(116.6)보다 7.9포인트 낮아질 것으로 전망되지만, 제품 출고가격 전망지수는 101.3으로 3분기(100.7)보다 0.6포인트 상승할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이처럼 소비가 위축된 상황에서도 식품 가격 상승 압력은 쉽게 꺾이지 않는 모양새입니다. 원재료 가격 부담은 완화될 것으로 보이는 반면 제품 출고가격은 오를 것으로 예상되면서, 소비 부진과 식품 물가 부담이 동시에 이어질 가능성이 커지고 있습니다.
 
이혜지 기자 zizi@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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