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창욱 기자] 인공지능(AI) 반도체 시장에서 고대역폭메모리(HBM)에 이어 저전력 D램(LPDDR)이 새로운 수요처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글로벌 빅테크들이 AI 가속기의 성능과 비용 등을 고려해 메모리 전략을 다변화하면서 HBM과 저전력 D램 모두를 생산하는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 등 국내 메모리 업체들의 사업 기회도 확대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옵니다.
삼성전자 LPDDR5X 0.65㎜ 제품. (사진 = 삼성전자)
21일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마이크로소프트(MS)와 인텔은 최근 서로 다른 메모리를 탑재한 차세대 AI 가속기 전략을 공개했습니다. MS는 자체 AI 가속기 ‘마이아 300(Maia 300)’에 HBM4를 채택한 반면, 인텔은 AI 추론용 ‘GPU D시리즈’에 LPDDR5X를 적용하는 전략을 공개했습니다.
MS의 마이아 300은 HBM4를 8개 탑재해 총 288GB의 메모리 용량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기존 마이아 200의 HBM3E 6개보다 탑재 수를 늘린 것으로, 높은 메모리 대역폭을 바탕으로 대규모 AI 추론 작업의 처리 성능을 높이려는 전략으로 풀이됩니다.
반면 인텔은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LPDDR5X를 선택했습니다. 인텔의 GPU D시리즈는 최대 480GB의 LPDDR5X를 지원하며 초당 1.5TB의 메모리 대역폭과 FP8 기준 1.3페타플롭스(PFLOPS)의 연산 성능을 제공합니다.
인텔을 포함한 다른 글로벌 빅테크들도 LPDDR을 채택하며 활용 영역을 넓히고 있습니다. 엔비디아는 개인용 AI 슈퍼컴퓨터 ‘DGX 스파크’에 128GB의 LPDDR5X를 탑재했으며, 차세대 AI 플랫폼 ‘베라 루빈’에서는 베라 CPU에 LPDDR5X 기반 메모리 모듈인 소캠2(SOCAMM2)를 적용했습니다.
이 같은 변화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새로운 성장 기회가 될 수 있다는 관측입니다. 양사는 HBM과 LPDDR을 모두 생산하고 있어 글로벌 빅테크들의 메모리 전략 다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제품군을 갖추고 있습니다.
LPDDR은 HBM보다 메모리 대역폭은 낮지만 상대적으로 저렴한 비용으로 대용량 메모리를 구성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특히 AI 데이터센터의 전력 소비가 급증하면서 비용 절감과 전력 효율을 동시에 고려하는 업체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데이터센터에서 전력 소비보다 높은 연산 성능을 확보하는 데 주력했지만, AI 가속기의 전력 사용량이 급증하면서 저전력 메모리의 필요성도 커지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이에 따라 기존 스마트폰과 노트북 등 모바일 기기 중심이었던 LPDDR의 수요가 AI 서버 분야로 확대될 경우 수요도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됩니다. 업계 관계자는 “LPDDR은 과거에는 전력 공급에 큰 제약이 없는 데이터센터에서 굳이 사용할 필요성이 크지 않았다”며 “최근 AI 가속기의 전력 소비가 급증하면서 저전력 메모리를 활용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현재 모바일용 LPDDR도 공급이 부족한 상황인데, 서버까지 수요가 확대되면 수급이 더욱 빠듯해질 수 있다”고 했습니다.
박창욱 기자 pbtkd@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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