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리가켐바이오, 익수다 자본잠식 1000억 넘어…내년 풋옵션도 부담
익수다 부채 64% 증가…매출 없이 반기 순손실 329억
영업현금 순유출 2.7배로…보유 자금 반년 새 19% 감소
5000억 조달로 유동성 확보…LCB14 재기술이전이 관건
2026-10-30 07:20:00 ㅣ 2026-10-30 07:20:00
이 기사는 2026년 10월 28일 15:59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권영지 기자] 리가켐바이오(141080)의 영국 자회사 익수다 테라퓨틱스(익수다)가 완전 자본잠식에 빠지며 재무부담을 키우고 있다. 보유 지분은 20%대에 불과하지만 의결권 위임을 통해 종속회사로 편입하면서 익수다의 적자와 부채가 고스란히 연결 실적에 반영되기 때문이다. 내년으로 다가온 풋옵션 약정은 시장의 우려를 키우는 또 다른 요소다.
 
 
지분 적은데 연결 편입…익수다 자본잠식 모회사로 ‘전이’
 
2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리가켐바이오가 보유한 익수다 지분율은 상반기 기준 26.58%다. 주주간 약정에 따라 의결권 있는 주식 기준 77.14%를 위임받아 지배력을 확보했다고 판단해 지난해 3월 말 익수다를 연결 종속기업으로 편입했다. 별도 재무제표상 익수다 투자주식 장부금액은 340억원이다. 연결 재무상태표의 비지배지분은 408억원으로 지난해 말(335억원) 대비 21.8%(73억원) 늘었다.
 
익수다는 리가켐바이오의 오랜 파트너사다. 2020년 항체-약물접합체(ADC) 원천기술 이전을 시작으로 2021년에는 HER2 표적 ADC 후보물질 'LCB14'의 중국·한국 외 글로벌 권리를 1조 1864억원 규모에 가져갔다. 현재 호주와 미국 등에서 임상 1상을 진행 중이다. 이 밖에도 CD19 표적 ADC 'LCB73'(2784억원), 6개 타깃 대상 원천기술(9200억원) 등 익수다와 맺은 기술이전 계약은 총 3건이다. 익수다가 리가켐바이오 기술의 핵심 사업화 창구 역할을 한 셈이다. 
 
문제는 익수다의 재무상태다. 익수다는 올해 상반기 매출 없이 순손실 329억원을 기록했다. 부채총계는 1374억원으로 지난해 말(839억원) 대비 63.8%(535억원) 늘었다. 반면 자산총계는 309억원에 그쳤다. 환산손실 등을 더한 총포괄손실은 377억원에 달한다.
 
자본총계는 -1065억원을 기록하며 지난해 말(-688억원)보다 자본잠식 규모가 54.8%(377억원) 커졌다. 자회사 편입 1년여 만에 잠식폭이 1000억원을 넘어섰다.
 
모회사와의 거래 또한 늘고 있다. 리가켐바이오 별도 기준 익수다 관련 기타비용은 올해 상반기 390억원으로 전년 동기(45억원) 대비 8배 넘게 증가했다. 같은 기간 리가켐바이오의 연결 영업손실(1094억원)이 전년 동기(102억원)보다 10배 이상 늘어난 것과 대조적이다. 영업활동현금흐름도 -1061억원으로 전년 동기(-390억원) 대비 적자 폭이 2.7배 커졌다.
 
리가켐바이오는 익수다와 매출 거래도 이어가고 있다. 올해 상반기 별도 기준 익수다향 매출은 15억원으로 상반기 말 미회수 매출채권도 15억원 남아 있다. 자회사가 매출 없이 손실을 쌓는 가운데 모회사가 비용을 대는 동시에 일부를 매출로 거두는 구조다.
 
 
  
풋옵션 '계약조건' 미공개에 현금 유출 규모 '불투명'
 
내년에는 풋옵션 부담 역시 대기 중이다. 리가켐바이오는 2024년 익수다 기존 투자자들과 계약일로부터 3년이 되는 시점에 계약조건을 충족하지 못하면 투자원금에 이들의 소유지분을 매입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리가켐바이오에 지분을 되팔 수 있는 권리를 확보한 셈이다.
 
리가켐바이오도 풋옵션 대비를 진행했다. 지난해 익수다 지배력을 획득하면서 해당 약정을 자기지분매입의무로 보고, 풋옵션 행사 시 지급해야 할 금액 574억원을 지배지분 자본에서 차감했다. 해당 금액은 이자비용 인식에 따라 장부금액이 늘어나는 구조다. 별도 재무제표에는 같은 약정이 파생상품부채 165억원으로 잡혀 있다. 계약 체결 당시 143억원을 인식한 뒤 누적 평가손실 22억원이 더해진 금액이다.
 
실제 연결 기준 장기미지급금은 상반기 기준 638억원으로 지난해 말(581억원) 대비 9.9%(58억원) 늘었다. 연결 이자비용 역시 약 15억원으로 전년 동기(약 2억원)보다 7배가량 증가했다. 시간이 흐를수록 갚아야 할 금액이 불어나는 셈이다. 회사 측은 장기미지급금에 매입보장금액이 일부 포함돼 있다고 설명했다. 
 
풋옵션 행사를 피할 수 있는 '계약조건'은 구체적으로 공개되지 않았다. 리가켐바이오의 반기보고서에는 '계약조건 미충족 시'라는 문구만 기재됐다. 실제 풋옵션 행사 시 현금 유출 규모 또한 확인되지 않는다. LCB14 임상 성과와 재기술이전 성사 여부가 익수다의 기업가치와 자금 사정을 좌우할 핵심 변수로 꼽히는 이유다. 
 
리가켐바이오 측은 <IB토마토>에 "LCB14 등의 재기술이전은 현재 다수의 빅파마와 긍정적인 논의가 진행중이지만, 진행 단계에 대해서는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풋옵션 계약과 관련해서도 "기존 투자자들과의 주주간 계약에 따라 어떤 투자자들인지, 그리고 구체적인 계약 내용들에 대해 밝힐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유동성 여력은 있다. 리가켐바이오의 현금성자산과 금융기관예치금 합계는 상반기 기준 3817억원으로 지난해 말(4726억원) 대비 19.2%(909억원) 줄었지만 지난 7월 전환우선주 3300억원과 전환사채 1700억원 등 총 5000억원의 납입을 마쳤다. 회사는 해당 자금을 익수다 지원이나 풋옵션에 사용할 계획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다만 익수다의 자본잠식이 확대되는 만큼 추가 자금지원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올해 상반기 연결 연구개발비가 1371억원으로 전년 동기(772억원) 대비 77.5%(599억원) 늘어나는 등 지출이 급증했다. 자회사 지원과 풋옵션 대응까지 겹칠 경우 조달 자금의 소진 속도가 빨라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권영지 기자 0zz@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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