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내부 촬영 갈등에 3시간 늦어진 투표지 검증…시작부터 진통
국민의힘 측 '내부 촬영' 허용 놓고 특검과 대립…절충 끝 절차 개시
247만장 투표지 확인 돌입…봉인 상태·이상 투표지 두고 '이의 제기'
2026-10-28 16:34:19 ㅣ 2026-10-28 16:34:19
이태한 선거관리위원회 특별검사가 28일 '선관위 특검의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공개검증'이 열리는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에 입장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송정은 기자]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수사하는 이태한 선거관리위원회 특별검사팀이 28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에서 투표지 약 247만장에 대한 현장 검증에 착수했습니다. 검증 시작 전부터 핸드볼경기장 내부 촬영 허용 여부를 놓고 특검팀과 국민의힘 측 참관인들이 대립하면서 검증 절차는 당초 예정보다 약 3시간 늦게 시작됐습니다. 오후 들어 투표지 보관상자의 봉인 상태와 계수 과정에서도 이의 제기가 이어지는 등 검증 첫 날부터 진통을 겪었습니다.
 
이날 오전 9시쯤 핸드볼경기장 내부에는 투표지 검증을 위한 계수부 40개가 마련됐습니다. 테이블마다 투표지 분류기와 계수기, 흰색 장갑과 손가락 골무 등이 놓였고, 형광색 조끼를 입은 참관인들과 선거관리위원회 직원들이 자리를 잡았습니다. 특검팀 수사관 등 110여명과 중앙선관위, 시도 선관위 직원 약 500명이 검증에 참여했습니다.
 
하지만 투표지 확인 작업은 좀처럼 시작되지 못했습니다. 이태한 특검이 오전 9시38분쯤 검증 절차를 설명하자 국민의힘 측 참관인들이 개인 촬영을 허용해 달라며 항의하고 나섰기 때문입니다. 이 특검은 개인 촬영을 허용하면 보안상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며 원칙적으로 불허한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대신 이상이 의심되는 투표지에 대해 참관인이 이의를 제기하면 특검 수사관이 해당 투표지를 분류하고 촬영해 증거를 확보하겠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국민의힘 측은 특검이 촬영한 영상만으로는 검증 과정의 투명성을 담보하기 어렵다며 반발했습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와 김민수 국민의힘 최고위원 등도 촬영 허용을 요구하며 특검 관계자들에게 항의했습니다. 민주당 측 참관인들은 특검이 정한 절차를 따라야 한다고 맞섰고, 양측 사이에서는 고성이 오갔습니다.
 
촬영 허용 놓고 대립…절충 끝 3시간 늦게 시작
 
촬영 문제를 둘러싼 대립이 길어지면서 계수부에 앉아 있던 선관위 직원들은 작업을 시작하지 못한 채 대기했습니다. 일부 참관인들은 '개표 참관보다 못한 특검 검증', '촬영금지 사기 검증' 등의 문구가 적힌 종이를 들어 보이며 항의했습니다.
 
결국 특검팀은 국민의힘 측과 협의를 거쳐 절충안을 마련했습니다. 경기장 2층에서 방송사 카메라 2대의 녹화 촬영을 허용하되, 생중계와 일반 참관인의 개인 촬영은 금지하기로 했습니다. 대신 여야가 각각 지정한 1명에게 특검이 촬영 장비를 제공해 이상이 의심되는 투표지 등을 촬영하도록 했습니다. 촬영 장비는 검증 종료 후 회수하기로 했습니다.
 
 
28일 오전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내 선관위 직원들과 참관인들이 투표지 검증 작업을 앞두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이 특검은 오전 11시49분쯤 검증 절차 개시를 선언했습니다. 당초 오전 8시30분으로 예정됐던 특검의 모두발언이 참석자들의 신원 확인과 입장 절차 등으로 지연된 데 이어 촬영 문제를 둘러싼 대립까지 겹치면서 검증 착수가 약 3시간 늦어진 것입니다.
 
절차 개시 선언 이후에도 곧바로 투표지 계수가 이뤄진 것은 아닙니다. 투표지 보관상자를 계수부로 옮기고 밀봉 상태를 확인하는 과정이 이어졌습니다. 오후 1시30분쯤에는 일부 보관상자의 테이프 부착 상태를 놓고 국민의힘 측 참관인들이 문제를 제기했습니다.
 
김태규 전 방송통신위원회 부위원장은 송파구청장 투표지 보관상자의 봉인 상태 등을 지적하며 이의를 제기했습니다. 이에 민주당 측 참관인은 보관상자 외관보다 내용물의 이상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취지로 맞섰습니다. 특검팀은 제기된 이의 내용을 기록하고 관련 절차를 진행했습니다.
 
오후 2시 넘어 실제 계수…투표지 이의 제기도 잇따라
 
투표지 보관상자가 각 계수부로 배부된 뒤 오후 2시4분쯤부터 실제 개봉과 육안 확인 작업이 시작됐습니다. 선관위 직원들은 보관상자에서 꺼낸 투표지 묶음을 한 장씩 넘기며 상태를 살폈습니다. 일부 직원은 흰색 장갑이나 손가락 골무를 착용했습니다. 오후 2시10분쯤에는 계수기를 이용해 투표지 수량을 확인하는 모습도 포착됐습니다.
 
검증 과정에서도 이의 제기는 이어졌습니다. 오후 2시17분쯤 한 여성 참관인이 투표지를 살펴보다 이의를 제기하자 특검 관계자가 해당 투표지를 확인했습니다. 참관인은 국민의힘 측 지정 촬영 담당자에게 사진 촬영을 요청하기도 했습니다.
 
특검팀은 참관인들에게 투표지를 직접 만지지 말고 각 계수부에서 의견을 제시하도록 거듭 안내했습니다. 이상이 의심되는 투표지는 별도 바구니에 모아뒀다가 보관상자 하나의 확인 작업이 끝나면 일괄 제출하도록 했습니다. 
 
오후 3시를 넘어서면서 서울시장 투표지에 대한 계수 작업이 상당 부분 진행됐고, 송파구청장 투표지 보관상자도 각 계수부로 배부됐습니다. 이후 지역구 서울시의원 투표지 검증을 진행할 예정이었습니다. 다만 일부 계수부에서는 참관인들의 이의 제기와 실랑이가 이어졌습니다.
 
오후 3시55분쯤에는 25번 계수부에서 김민수 최고위원이 이의를 제기하면서 계수 작업이 중단됐습니다. 현장에서는 국민의힘과 민주당 측 참관인들이 관련 사안을 놓고 협의하는 모습도 목격됐습니다. 
 
이번 검증은 공직선거법상 선거 결과에 대한 이의를 다투기 위해 실시하는 재검표가 아니라 특검 수사의 일환으로 진행되는 '임의검증'입니다. 특검팀은 투표지 수량과 기표·인쇄 상태, 보관 장소의 폐쇄회로(CC)TV 등을 확인하고, 이상이 의심되는 투표지에 대해서는 별도의 정밀 감정을 진행할 계획입니다. 투·개표에 사용된 장비의 오류나 해킹 가능성도 점검 대상입니다.
 
핸드볼경기장 밖에서도 긴장감이 이어졌습니다. 이날 오전 일찍부터 경기장 주변에 모인 시위대는 '부정선거 재선거', '선관위 구속' 등의 구호를 외쳤습니다. 촬영 허용 문제로 검증이 지연되는 동안에는 내부 생중계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왔습니다. 경찰은 48개 기동대 등 약 3000명을 투입해 현장 질서를 유지했습니다.
 
김영진 국회 행정안전위원장은 검증 종료 후 투표지와 관련 물품을 경기장 밖으로 이송할 예정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검증 종료 시각은 당초 예상했던 자정보다 늦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28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인근에서 시위대가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현장검증을 실시하는 선관위 특검과 선관위를 향해 '내부 생중계'를 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송정은 기자 johnnysong@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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