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X 참전→참모진 해명'…여권 내부서도 '우려'
청와대 내부, 대통령 발언 '오해·왜곡' 원인 진단
"뒷골목도 SNS 속 국민 직접 소통도 중요 책무"
2026-10-29 17:45:26 ㅣ 2026-10-29 18:00:25
[뉴스토마토 한동인 기자] 이재명 대통령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소통이 연일 논란의 근원지가 되고 있습니다. 대통령의 '폭풍 SNS' 이후 발언의 파장이 커지면 참모진이 뒤늦게 수습하는 장면도 반복되고 있습니다. 청와대 내부에서는 여전히 대통령의 발언을 '오해·왜곡'한 것이라는 인식을 보이고 있지만 여권 내부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옵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27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고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발언마다 '맹폭·설전'…전쟁터 된 SNS
 
29일 이 대통령은 이태원 참사 4주기 기억식 참석 직전 엑스(X·옛 트위터)에 '다문화 우대 재검토' 관련 논란에 대한 해명 글을 게재했습니다. 이 대통령은 해당 글에서 "다문화 가정이 내국인 가정에 비해 차별받지 않도록 하는 것은 필요한 정책이고 당연히 계속돼야 한다"면서도 "그러나 일부 정책이 본래 취지를 벗어난 과잉으로 특혜에 이르거나 내국인 가정에 대한 역차별이 돼서도 안 된다"고 짚었습니다.
 
특히 "특정 정책의 과잉은 정책 일반의 신뢰를 떨어뜨리므로 문제가 있다면 누가 제기했든 신속하게 시정하는 것이 옳다"며 "일부 정책의 과잉을 시정하는 것이 다문화 가정에 대한 일반적 차별이나 혐오 유발 조치로 오인 돼선 안 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는 전날 엑스에서 강경 보수 성향 온라인 커뮤니티의 글을 인용해 다문화 우대 정책에 대한 재검토를 시사한 뒤 범여권 및 시민단체에서 반발이 거세진 데 대한 반박입니다. 정책 변경의 계기가 보수 성향 온라인 커뮤니티라는 비판이 쏟아진 것에 대한 해명이기도 합니다. 
 
이와 관련해 김나율 정의당 대변인은 논평에서 "대통령은 에펨코리아(보수 성향 커뮤니티)의 확성기인가"라며 "소수자 집단을 특혜의 수혜자로 낙인찍는 혐오 정치에 대한민국 국가원수가 두 팔 걷고 나서는 모습에 모욕감마저 느껴진다"고 비판했습니다. 
 
이 대통령의 '설전'은 일반 네티즌과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한 네티즌이 보수 성향인 '에펨코리아'를 인용한 것 자체를 문제 삼자, 이 대통령은 "진영이 중요한 건 가치와 지향 때문일 뿐 좌든 우든 극단적 진영주의는 경계해야 한다"며 "우리 편이면 잘못도 눈감아야 하고 우리 편이 아니면 잘한 것도 비난해야 한다면 대한민국은 극단적 대결과 적대가 무한 확장돼 미래가 어두워진다"고 주장했습니다.
 
대통령의 엑스가 논란의 장이 된 것은 이뿐만 아닙니다. 이 대통령은 지난 27일 <한겨레> 보도를 겨냥해 "기사를 정정하고 사과하라"고 요청했습니다. 전날 국무회의 발언이 문제인데 "외국인 노동자, 국가 경제에 '크게' 도움이 안 돼"라고 발언했는데 <한겨레>가 '크게'를 제외하고 "외국인 노동자, 국가 경제에 도움이 안 돼"라고 보도했다는 겁니다. 이 대통령은 <한겨레>가 해당 기사의 제목을 변경했음에도 제대로 된 사과 조치는 하지 않았다고 질타까지 했습니다. 이후에는 '까대기식 보도'라는 비판을 통해 언론 환경 자체에 대해서도 지적했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청와대 뒷수습 '진땀'…정성호 "SNS 줄이는 게"
 
청와대 참모들은 이 대통령 발언을 수습하기 위해 진땀을 흘리고 있습니다. 류덕현 청와대 재정기획보좌관의 해명을 시작으로 김경자 청와대 사회수석까지 나서 진화에 나선 건데요. 
 
류 보좌관은 "앞뒤 맥락을 자르고 외국인 혐오 논란으로 이어지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지적했습니다. 김 수석은 약 3시간 뒤 엑스에 "이 대통령의 노동 존중은 국적을 가리지 않는다"며 "대한민국에서 일하는 모든 이가 공정한 노동환경에서 일할 수 있도록 더욱 힘쓰겠다"고 말했습니다. 
 
김 수석은 추가로 올린 게시물에서 "이 대통령은 외국인 노동자 인권침해 사건이 발생했을 때 '차별과 폭력은 매우 중요한 범죄이고 인권을 침해하는 용서할 수 없는 행위'라고 규정했다"면서 "몽골·라오스·필리핀·캄보디아 등 외국 정상들은 이 대통령의 외국인 노동자 보호 의지와 노력에 화답하고 있다"고 소개하기도 했습니다.
 
이날 오전에는 줄줄이 공식 해명이 쏟아졌습니다. 임호근 청와대 인구정책비서관은 "이 대통령의 SNS 글은 산후조리원 이용 우선순위의 공정성과 합리성을 높여, 모든 출산 가정이 공감할 수 있는 지원 체계로 개선할 필요성을 제기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럼에도 논란의 진화가 더디자 강유정 청와대 수석 대변인이 나서 "특정 단어보다는 발언의 맥락과 골자를 함께 고려해 주시길 바란다"고 당부했습니다. 
 
대통령의 SNS 글이 논란이 되고, 참모들이 나서 발언의 의미를 해석해 해명하는 일이 반복되고 있지만 이 대통령의 의지는 분명합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엑스에 "뒷골목에도 사람이 산다"면서 "공식 보고서와 대표성을 가진 사람들을 통해 현실을 파악할 수도 있고, 익명의 커뮤니티나 밤낮없이 날아드는 전자 메시지를 통해 세상과 소통할 수도 있다"고 적었습니다. 
 
특히 "뒷골목이나 SNS 속 국민과의 직접 소통은 국민 모두로부터 국가운영의 책임과 권한을 위임받은 대표공복이 포기하면 안 될 중요한 책무의 하나"라고도 했습니다.
 
반면 여권 내부에서는 대통령의 SNS 활동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습니다. 친명(친이재명)계 좌장으로 꼽히는 정성호 민주당 의원(전 법무부 장관)은 전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국민들에 다양한 견해가 있기 때문에 대통령께서 본인의 의견을 직접적으로 말씀드리면 50% 이상 지지를 받기는 쉽지 않지 않겠느냐"면서 "그런 측면에서는 조금 줄이는 것도 좋지 않겠나 하는 생각이 든다"고 밝혔습니다. 
 
다른 친명계 초선 의원도 <뉴스토마토>와 통화에서 정 의원의 발언 취지에 공감하며 "대통령의 엑스는 현 국회의원들과 장관들의 역할이 늘어나게 되면 자연스럽게 줄어들게 될 것"이라고 했습니다. 
 
한동인 기자 bbha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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