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배희 기자] 보험사의 실적 변동을 줄이고 회계 신뢰성을 높이려면 일반회계와 감독회계의 계리적 가정 기반을 이원화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습니다. 건전성 확보를 위한 감독 기준을 재무제표에 그대로 적용하면서 회사별 계약 특성과 기업 본질 가치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입니다.
29일 보험연구원은 'IFRS 공시 신뢰성과 계리적 가정의 질적 특성 제고' 산학 세미나를 개최했습니다. 발제에 나선 김호균 삼정KPMG 전무는 일반회계가 감독회계의 가정을 추종하는 방식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제안했습니다. 회사의 경제적 실질을 보여주는 재무보고와 보험계약자 보호를 위한 건전성 감독의 목적을 구분해야 한다는 취지입니다.
2023년 도입된 새 국제회계기준 IFRS17은 매 결산 시점의 최신 정보와 통계를 반영해 보험부채를 재평가합니다. 과거 계약 시점의 원가로 보험부채를 고정한 IFRS4와 달리 미래 현금흐름 추정이 부채와 손익에 즉시 직결되는 구조입니다. 김 전무는 "이로 인해 해지율과 손해율, 사업비율 등 계리적 가정의 역할이 상당히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보험금·사업비 예상치와 실제 발생치 간 차이를 나타내는 예실차 변동 폭이 지나치게 커져 회계 불신을 초래한다는 지적도 있었습니다. 김 전무는 "IFRS17 도입 이후 예실차 변동 폭이 지나치게 커져 고무줄 회계, 실적이 들쑥날쑥하다는 비판에 직면해 왔다"고 말했습니다.
이러한 문제의 원인으로 금융당국이 제시한 감독 목적의 계리적 가정이 일반회계에서도 사실상 획일적인 표준 규정으로 작동하는 구조가 지목됐습니다. 일반회계(K-IFRS) 재무제표가 보수적 감독회계 가정을 그대로 차용해 감독 당국이 감독 목적으로 계리적 가정 기준을 변경하면 일반회계 당기손익이 급변하게 된다는 설명입니다.
김 전무는 일반회계와 감독회계 목적이 다르다고 지적했습니다. 일반회계는 원칙 중심 회계로, 투자자·주주·계약자·애널리스트 등이 회사의 재무 상태와 미래 수익성을 판단하도록 경제적 실질을 중립적으로 표현하는 데 목적이 있습니다. 반면 감독회계는 건전성 규제를 목적으로 하며 위기에도 보험계약자 보호 및 지급 능력을 확보하는 데 초점을 둡니다.
(자료=보험연구원)
감독 목적의 보수적인 가정을 재무회계에 그대로 적용하면 회사 고유 경험 통계에 기초한 중립적 최적 추정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을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당국의 기준 변경에 따라 재무 수치가 크게 움직일 경우 실제 영업 성과와 제도 변경 효과를 구분하기도 어려워집니다. 결과적으로 투자자 시장 이탈과 주주가치 훼손 및 저평가가 고착될 수 있다는 평가입니다.
김 전무는 "예실차의 본래 기능인 추정의 사후 검증이라는 확인 가치와 미래 현금흐름을 예측하는 예측 가치가 동시에 훼손되는 결과가 초래된다"며 "보험사의 손익 자체도, 미래 수익력도 아닌 감독 제도의 변화를 반영하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김 전무는 일반회계에서는 회사 고유의 경험통계에 기반한 중립적인 최적 추정을 사용하고, 감독회계는 건전성 확보를 위한 규제 가정을 적용하는 이원화 체계를 제안했습니다. 전제 조건으로는 공시 강화를 들었습니다. 계리가정 보고서와 주석공시를 연계하고 예실차 공시를 세분화하는 방식입니다. 일반회계 가정과 감독 가이드라인 간 차이, 재무 영향을 일목요연하게 표현하는 차이공시의 제도화도 필요하다고 봤습니다.
인프라 측면에서 실무 기준과 모범 규준 제정, 계리 사회 차원의 외부 검증 체계 구축 필요성을 언급했습니다. 전문가 윤리 강화와 감독 기구와 협업, 내부통제 및 책임경영 강화도 과제로 제시했습니다. 김 전무는 "밸류업을 위해서는 불투명하고 극심한 손익 변동성을 줄이고 설명 가능해야 한다"며 "그러기 위해 일반회계의 독립적이고 독자적인 가정 수립이 필요하다는 생각"이라고 강조했습니다.
29일 보험연구원 산학세미나에서 김호균 삼정KPMG 전무가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배희 기자 SheisH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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