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대동, 60억 CB에 자회사 매각 조건…팔아도 보증 1055억원 '불씨'
1년 내 지분 80% 매각…미이행 땐 조기 풋옵션
현금성자산, 단기성차입금의 13.1%…유동성 부담
매각 후 보증 해소 별도…장부가 밑돌면 처분손실 우려
2026-11-04 06:30:00 ㅣ 2026-11-04 06:30:00
이 기사는 2026년 10월 30일 18:39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장민지 기자] 대동(000490)이 발행하는 60억원 규모 전환사채(CB)에 납입일로부터 1년 안에 자회사 제주대동 지분 80% 이상을 매각해야 한다는 조건이 달렸다. 이를 지키지 못하면 투자자의 조기상환(풋옵션) 시점이 앞당겨지고 수익률도 오르는 구조다. 재무 부담이 큰 대동의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자회사에 대한 보증 부담을 덜기 위한 장치로 풀이된다. 다만 제주대동을 팔아도 보증 리스크는 그대로 남고 결손금이 쌓인 제주대동의 매각가도 불투명한 상태다.
 

(사진=대동)
 
1년 내 매각 못 하면 수익률 6%…투자자가 건 '안전장치'
 
3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대동은 지난 22일 60억원 규모의 무기명식 무보증 사모 CB 발행을 결정했다. 표면이자율은 연 1.5%, 만기보장수익률은 연 4%이고 만기는 2031년 10월30일이다. 전환가액은 주당 7105원으로 전량 전환 시 84만 4475주(기존 발행 주식 대비 2.93%)가 발행된다. 조달 자금은 전액 인건비, 연구개발비, 원재료·부품 매입비 등 운영자금에 쓰인다.
 
주목할 점은 이번 CB 발행에서 투자자에게 유리한 특약 조건이 붙었다는 점이다. 대동은 납입일로부터 1년 이내에 자회사인 제주대동 발행주식 총수의 80% 이상을 매각해야 하고, 매각 완료 후 3개월 이내에 세금과 거래비용을 뺀 순매각대금 전액을 차입금 상환에 써야 한다.
 
이를 어기면 최초 조기상환(풋옵션) 시점이 발행 후 24개월에서 18개월로 앞당겨진다. 더불어 조기상환·만기보장수익률은 연 4%에서 6%로 발행일부터 소급 적용되고, 만기상환율은 113.7618%에서 126.0141%로 올라 60억원 기준 만기 상환액이 68억원에서 76억원으로 늘어난다.
 
투자자가 제주대동 지분 매각 조건을 건 이유는 대동의 재무구조 개선과 자회사에 대한 보증 부담을 낮추기 위한 것으로 추정된다.
 
 
대동은 현재 재무구조가 악화된 상태다. 올해 상반기 말 연결 기준 총차입금은 1조 561억원이고, 이 중 1년 내 만기가 도래하는 단기성차입금(유동성장기부채 포함)만 8771억원에 달한다. 반면 현금성자산(기타유동금융자산 포함)은 1153억원으로 단기성차입금의 13.1%에 불과해 단기 지급 능력에 경고등이 켜진 상태다. 같은 기간 이자비용도 279억원으로 영업이익 473억원의 59%에 이른다.
 
제주대동도 재무 여력이 빠듯하다. 제주대동은 제주 애월읍 일대에서 관광단지 '그린스케이프' 개발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데 해당 사업에 상당한 시간과 자금이 들면서 재무 상태가 저하됐다. 지난해 말 제주대동의 차입금 및 사채는 948억원이고 이 중 1년 내 만기가 도래하는 단기성차입금은 348억원이다. 하지만 현금성자산(기타유동금융자산 포함)은 96억원에 그쳐 자체 상환 여력이 부족하다.
 
이로 인해 자회사에 대한 대동의 보증 부담도 커졌다. 대동이 제주대동에 선 보증 규모는 2023년 말 300억원에서 2025년 말 1153억원까지 불었다. 지난 9월21일 공시한 채무보증 결정 신고서 기준으로는 지급보증 255억원과 자금보충약정 800억원을 합쳐 1055억원으로 대동 전체 보증잔액 2442억원의 43.2%에 달한다.
 
문제는 대동의 자체 재무 여력이 악화된 상황에서 제주대동이 채무를 상환하지 못하면 대동이 대신 갚아야 하는 우발 리스크가 커진다는 점이다. 이에 투자자는 대동의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제주대동에 대한 부담을 덜기 위해 이번 CB에 제주대동 지분 매각 약정 조건을 단 것으로 파악된다.
 
대동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대동은 이전부터 제주대동 프라이빗존 개발을 위해 숙박·관광 분야의 전문성과 자금력을 갖춘 전략적 투자자를 물색해 왔다"며 "이러한 기존 계획이 이번 CB 발행 과정에서 지분 80% 이상 매각과 매각대금의 차입금 상환 조건으로 구체화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를 통해 대동의 재무구조를 개선하는 한편, 제주대동은 후속 개발을 추진할 수 있는 투자자를 확보해 사업 실행력을 높이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제주대동 팔아도 보증은 그대로…매각가 '불투명'
 
대동이 제주대동 지분 80%를 매각하면 제주대동이 연결 실적에서 빠져 재무구조가 개선되는 효과는 있을 것으로 파악된다. 제주대동의 영업손실이 연결 영업이익에 더 이상 반영되지 않고, 남는 지분 20%에 대한 지분법손실만 인식하게 돼 연결 순이익에 미치는 제주대동의 손실 부담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지난해 기준 제주대동의 영업손실은 44억원, 순손실은 98억원이었다.
 
재무지표 측면에서도 개선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올해 상반기 기준으로 제주대동 부채 1321억원이 빠지면 연결 부채비율은 237.6%에서 220.4%까지 낮아질 것으로 추산된다. 제주대동 매각대금을 차입금 상환에 이용할 경우 부채비율은 이보다 더 개선될 것으로 파악된다. 특히 대동은 단기성차입금이 총차입금의 83.1%에 달하는 만큼 상환이 시급한 차입금 부담을 다소 덜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제주대동을 매각한다고 해서 제주대동에 대한 보증 리스크가 해소되는 것은 아니다. 지급보증과 자금보충약정은 대동과 제주대동 채권자 사이의 계약이어서 대동이 지분을 누구에게 넘기든 유지된다. 보증 부담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보증 대상인 제주대동의 채무가 상환·대환되거나, 채권자가 동의해 보증을 해제하거나, 매수자가 신용을 보강해 대체해야 한다.
 
하지만 현재 제주대동의 자금 여력이 부족한 만큼 제주대동에 대한 보증 부담을 완전히 해소하기 위해서는 대동이 대신해서 차입금을 상환해줘야 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특히 제주대동 매각 과정에서 인수자가 제주대동의 차입금을 상환해야 한다는 조건을 걸 경우 대동이 최대 1055억원 한도 내에서 차입금을 대신 갚아야 하는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 이는 올해 상반기 말 대동의 현금성자산 1153억원의 90%를 웃도는 규모다. 단순 우발 채무였던 보증이 실제 현금 유출로 바뀌는 셈이다.
 
무엇보다 제주대동은 실적 부진을 이어온 상황으로 매각가가 장부가를 밑돌 가능성이 크고 인수자를 찾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제주대동은 지난해 44억원의 영업손실을 냈고, 올해 상반기에도 영업손실 17억원, 순손실 47억원을 기록했다. 수익성 저하가 지속되면서 쌓인 지난해 말 누적 결손금만 339억원에 달한다.
 
제주대동은 지난해 말 기준 자산의 69%가 재평가모형을 적용하는 토지다. 다만 지난해 말 토지 공정가치 1488억원은 2023년 말 감정평가 결과가 그대로 반영된 금액이어서 이후의 시세 변동은 장부에 반영되지 않았다. 향후 제주대동 매각 과정에서 토지를 현재 시세로 다시 평가하면 장부가는 변동될 수 있다.
 
수익성이 악화된 제주대동은 향후 수익가치가 불투명해 보유한 토지와 시설의 자산가치를 중심으로 매각가가 형성될 가능성이 높다. 매각 과정에서 최근 제주 부동산 경기와 관광시장 상황이 반영돼 자산 가치가 재평가되면 올해 6월 말 순자산 장부가 1921억원보다 낮게 평가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만약 매각가가 이에 못 미치면 그 차액은 영업외손실인 처분손실로 반영된다. 이는 현금 유출이 되는 것은 아니지만 순이익이 줄어들고 순이익 감소는 이익잉여금 감소로 이어져 자본이 줄어든다. 이는 부채비율 상승 등 재무지표 악화로도 이어질 수 있다. 제주대동 매각으로 얻는 부채비율 개선 효과가 처분손실로 상쇄될 수 있는 셈이다.

대동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현재 구체적인 매각 협상이 진행되지 않은 만큼 예상 매각가격을 아직 알 수 없으며 제주대동에 대한 지급보증 및 자금보충약정의 구체적인 해소 방식은 확정되지 않은 상태"라고 말했다.
 
장민지 기자 wkdalswl05@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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